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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유등천 종주를 시작으로 3대 하천 종주를 시작했다. 꼬박 10년만에 다시 걸어보는 하천 종주였다. 지난 11일 3월 시작한 대전천 종주도 끝이 났다. 2015년에 유등천, 2016년에 갑천, 2017년 대전천 종주를 끝내면서 3대 하천 종주를 완성한 것이다. 대전 3대 하천으로 발원지부터 합수부까지 모두 도보로 한걸음씩 걸었다.

10년 전 이미 같은 방식으로 한 번씩 걸었던 하천은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개발의 칼날 앞에 나약하기 그지 없는 자연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 종주였다(관련 기사 : 10년 전 유등천 꿈꿨던 내가 바보였다).

종주를 통해 걸은 길이가 약 147km에 이른다. 3년에 월로 따지면 32개월간 걸처 느린 걸음으로 매달 나누어 걸었다. 느린 걸음은 하천의 많은 생명과 이야를 몸으로 체득하게 해주었다. 준 전문가인 월평공원갑천 생태해설가 선생님들과 함께 걸으면서 다양한 생물 서식현황을 새롭게 파악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국제보호종 나비, 대전에서 발견됐다).

참여하신 선생님들과 회원 300여 명이 함께했다. 각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하천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과거 대전천에서 미역감던 어르신들과 갑천에서 다슬기를 잡았던 기억을 가진 회원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각자 다르지만 삶에 자리에서 3대 하천을 느끼고 생활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오마이뉴스>에 모두는 아니지만 꾸준히 연재하려고 했었다.

3대 하천, 개발이 아닌 보전의 역사로 남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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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월 갑천 발원지 장군약수터에서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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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종주의 백미는 역시 하천을 횡단하는 일이다. 길이 모두 이어지지 못한 곳은 물을 건너야 한다. 길이 사라진 곳에서는 물이 얕은 곳을 찾아 발을 걷고 거침없이 횡단했다. 아직 찬 기운이 역력한 3월 차가운 개울물을 건너기도 했고,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일부러 하천을 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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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5월 유등천 종주에서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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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3월 갑천종주에서 물을 건너는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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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공원갑천생태해설가 김효경 선생님은 "처음 유등천 종주를 시작한 날 참 많이 설렜는데 이렇게 마치는 날이 왔다"며, "겨울 봄 여름 가을 사계절을 걸으며 많은 것들을 배웠다, 짬짬히 시간내주셔 함게 걸어주신 많은 분들이 있어 참 행복했다"고 소회를 남겼다. 임해숙 월평공원 갑천생해설가 선생님은 "대전 토박이면서도 이제야 3대 하천을 다 섭렵했다, 평소에 엄두조차 낼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며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작은 생물에 감동하고 환호하던 함께한 사람들을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가 생긴다. 천천히 흘러가며 대지를 적시듯이 종주를 함께한 사람들 가슴도 적셔놓은 듯 말이다. 종주는 이제 끝을 맽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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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주중 만들었던 작은 나뭇입 배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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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은 3대 하천 종주를 마치고 작은 책을 발간했다. 대전 3대 하천 길라잡이라는 책은 10년이 지난 지금 희귀본이 되었다. 10년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3대 하천과 상이한 내용이 존재하기도 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기록했던 내용들을 모아 10년만에 다시 찾은 종주의 기록을 다시 쓸 예정이다. 이런 기록들이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 될 수 있도록 3대 하천도 개발이 아닌 보전의 역사로 남기를 바라며...


태그:#3대하천, #종주,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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