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 포스터

영화 <마더!> 포스터 ⓒ 파라마운트 픽처스


시인(하비에 바르뎀)인 남편의 아내 바이올렛(제니퍼 로렌스 분)의 저택에 불청객들이 찾아온다. 그들의 방문이 반갑지 않은 바이올렛은 그들의 짐에서 남편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무례한 그들의 행동에도 남편은 손님이니 잘해주라는 말로 일관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안하무인 작태는 더더욱 심해진다. 계속되는 이상한 손님들의 방문과 집안에서 그들이 벌이는 일들은 바이올렛을 불안의 임계(臨界)로 밀어 넣는다.

기본적으로 <마더!>는 여성 심리극(female psychodrama)이다. 조지 멜리에르의 <푸른 수염> (1901)을 시초로, 1940-50년대를 기점으로 한 여성이 (주로 집안에서) 겪는 심리적 불안과 정서적 추락을 주제화 했던 영화들이 하위 장르를 구성했던 시절이 있었다. 히치콕의 <레베카>와 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10.19일 개봉 예정인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최근작 <마더!>(2017)는 40년대에 미국에서 성행했던 고전적 여성 심리극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선대에서 차용되었던 고딕 맨션 배경,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불안의 고도 등 장르적 요소들이 그대로 재현된다.

미국에서는 앞선 9월 15일 개봉했다. 미쉘 파이퍼와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 바르뎀 등의 호화 캐스팅과 아카데미 수상작 <블랙 스완>을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직접 쓰고 만든 영화로 화제를 모았지만, 박스오피스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개봉 첫 주 전미 2368 개 관 기준 7.5백만 달러의 수익). 흥행 성적도 성적이지만 보고 난 관객 후기도 만족스럽지 않다. 로튼 토마토가 제공하는 관객 지수의 50%도 채우지 못한 <마더!>는 평론가의 평 역시 극도로 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 있는 신문과 영화 매체에서는 전반적으로 호평을 주고 있다. 평이 이토록 극도로 갈리는 것은 영화가 일궈내는 정서적 진동이 크다는 방증으로 읽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소개할 뉴요커와 시카고 리더를 포함한 <마더!>의 해외 평을 미리 읽고 나의 감상이 어떨지 미리 점쳐 보는 것은 어떨까.

1. 시카고 리더(J. R. 존스)

Written and directed by Darren Aronofsky, this allegorical and finally pretentious psychodrama often recalls his Requiem for a Dream (2000) in its depiction of a home rotting into madness, though functionally the film is just an old-fashioned woman-in-peril thriller (with the gutsy Lawrence badly miscast as a shrinking violet) crossed with Monty Python's nihilistic big-screen comedy The Meaning of Life.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직접 쓰고 연출한 <마더!>는 광기로 가득 찬 가정을 그리는 우화적인 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가식적인 사이코드라마'라는 점에서 그의 전작 <레퀘엠 포 드림>을 떠올리게 한다. 위험에 빠진 여성을 다루는 클래식한 스릴러물로는 꽤 기능적으로 짜여있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소심한 바이올렛을 연기하는 강한 이미지의 제니퍼 로렌스는 미스 캐스팅이다.

2. 뉴요커(엔써니 레인)

"Mother!," the punctuation should be read as a public-health warning: This movie is insane. Aronofsky seems so quick to frame his heroines purely, and perturbingly, in terms of their hysteria.You could argue that Polanski did the same with Catherine Deneuve, in "Repulsion" (1965), another film full of crazy angles and cracked walls, but her madness grew slowly, like mold.
<마더!>의 느낌표는 관객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경고로 쓰인 것이어야만 한다. 한 마디로 제대로 미친 영화다. 아로노프스키는 그의 여주인공들을 그녀들이 가진 히스테리로 감아 최대한 거슬리고 순수하게 그려내는 비상한 재주가 있다. 혹자는 로만 폴란스키 역시 <리펄젼>에서 카트린느 드뇌브에게 같은 방법을 썼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작품 역시 미친 앵글과 갈라진 벽 틈에서 여주인공의 광기가 곰팡이처럼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마더!>

영화 <마더!> ⓒ 파라마운트 픽처스


3. 샌 프란시스코 크로니클(월터 에디고)

The movie has its share of wicked comedy, but it nevertheless builds to an over-the-top climax that's a frightening image of the outbreak of collectivist madness overwhelming the individual. The invaders are reminiscent of "Rosemary's Baby's" Satanists, but lacking even a pretense of a civilized veneer.
고약한 코미디를 구사하고 있기는 하나, 집단 광기에 잠식당하는 한 개인을 중심으로 쌓아가는 클라이맥스는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마더!>에 등장하는 침입자들은 <로즈마리의 베이비>의 악마숭배자들과 흡사 하지만 이들은 최소한의 가식적 위장도 하지 않는다.

4. BBC.com(캐린 제임스)

Darren Aronofsky has had a lot to say about his psychological horror film Mother! and how the state of today's world inspired him to write it. "From this primordial soup of angst and helplessness," he has said, referring to a list of problems from the environment to the refugee crisis, "I woke up one morning and this movie poured out of me." Unfortunately, soup is also the perfect word to describe this pretentious mess of a film. It is full of vapid characters and overwrought imagery, which Aronofsky seems to think add up to allegory.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오늘날의 세상이 어떻게 그의 심리 호러극 <마더!>를 만들게끔 인도했는지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하다. 최근의 환경 문제와 망명자들의 위기 등의 이슈를 접한 그는 "분노와 망연자실로 가득한 수프(soup)처럼 이 영화가 어느 날 내게 흘러 내렸다"라고 말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수프"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허세 가득한 총체적 난국을 설명하기에도 적확한 표현이다. <마더!>는 아로노프스키가, 본인이 그리고자 했던 우화적 표현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 뻔한 캐릭터와 도를 넘는 상상들로 가득하다.

*내용의 맥락 고려해서 직역 보다는 의역을 했습니다.

마더! 데런 에러노프스키 제니퍼 로렌스 헐리우드 하비에 바르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