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는 실제 있었던 2004년 ‘왕건이파’와 2007년 ‘흑사파’ 검거작전에 기반을 두었다.  영화는 2004년 3월 가리봉동 연변거리를 배경으로 금천경찰서 강력반 형사의조폭 소탕작전을 다루고 있다.

▲ 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는 실제 있었던 2004년 ‘왕건이파’와 2007년 ‘흑사파’ 검거작전에 기반을 두었다. 영화는 2004년 3월 가리봉동 연변거리를 배경으로 금천경찰서 강력반 형사의조폭 소탕작전을 다루고 있다. ⓒ (주)키위미디어그룹


지금 극장은 잔인한 폭력 묘사로 청소년관람 불가임에도 <범죄도시>의 인기가 뜨겁다. 포스터의 문구처럼 "통쾌, 화끈, 살벌" 3종의 범죄 액션물로 성인 오락용으로 제격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완벽 빙의가 '열일'했다. 

<범죄도시>는 실제 있었던 2004년 '왕건이파'와 2007년 '흑사파' 검거 작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화는 2004년 3월 가리봉동 연변거리를 배경으로, 조직폭력배 간의 혈투 과정에서 질서를 잡는 금천경찰서 강력반 형사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우람한 상체 근육 때문에 슈트가 많이 걱정되는, 한 중년 남자의 한 손 액션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자는 왼손으론 통화하면서, 오른손으로 칼부림하는 두 남자를 순식간에 제압한다. 그는 바로 금천경찰서의 15년 베테랑 형사 마석도.

영화 도입부 <범죄도시>는 시장 거리를 걷던 강력계 마 형사가 왼손으론 통화하면서, 오른손으로 칼부림 하는 두 남자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 영화 도입부 <범죄도시>는 시장 거리를 걷던 강력계 마 형사가 왼손으론 통화하면서, 오른손으로 칼부림 하는 두 남자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 (주)키위미디어그룹


강력계 부반장인 그는 전일만 반장과는 사적인 만남에서 반말하는 사이로, 신참을 비롯한 부하 4명과 가리봉동의 질서를 잡고 있다. 이 마석도 역은 '마요미'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마동석이 맡았다.

마동석은 근육 빵빵 거친 상남자 캐릭터임에도 간간히 특유의 귀요미 매력을 상황 속에서 은근슬쩍 발산한다. 그리하여 도끼와 스틸 방망이, 칼과 주먹이 어우러지며 피가 터지는 청불 폭력 수위에 흠칫 놀라는 관객의 심장을 쓰다듬어 준다. 어릴 적부터 마석두가 아는 단골 식당의 15살 남자애의 머리처럼.

참고로 마른 체구의 수줍은 15살 남자애는 조폭 소탕 작전에서 짧지만 아주 중요한 멘트를 날리며 두 번이나 마 형사를 돕는다.

강력계 4인방 금천경찰서 강력계 4인방의 모습으로, 마 형사는 리더로서 확실하게 부하를 챙기고, 상사인 전 반장이 승진할 수 있게 화끈하게 밀어준다.

▲ 강력계 4인방 금천경찰서 강력계 4인방의 모습으로, 마 형사는 리더로서 확실하게 부하를 챙기고, 상사인 전 반장이 승진할 수 있게 화끈하게 밀어준다. ⓒ (주)키위미디어그룹


가리봉동에는 세 주류의 조직폭력배가 존재한다. 중국계인 룽린 조선족 안성태의 '독사파'와 연변 출신의 장이수가 이끄는 '이수파' 그리고 국내 계열로 대형 룸살롱의 황 사장이 리더인 '춘식이파'가 있다.

독사파의 조직원 한 명이 이수파에게 칼부림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석두는 반항하는 용의자도 "진실의 방"으로 데려가 곧장 입을 열게 하며, 까칠한 조폭 리더인 장이수와 안성태도 자그마한 위협으로 얼렁뚱땅 화해시킨다. 모든 것이 순탄했다. 그놈들이 오기 전까지는.

중국 하얼빈에서 300명 무리의 조폭 행동대장이었던 장첸은 2000년에 소탕 작전으로 보스가 사형되며 와해된 조직에서 살아남았다. 현지에서 1급 수배범이 된 그는 부하 두 명과 한국으로 건너와, 지방에서 사채업자로 악명을 떨치다 큰 돈벌이 찾아 서울행.

장첸은 "그 돈 다 갚기 전까지 죽고 싶어도 못 죽는다!"라며 채무자인 독사파 일원 한 명을 협박한다. 조직원의 복수를 하러 온 독사파 리더에게도 "내 돈 누가 갚을래?"라 말하며 돈 귀신 면모 제대로 보인다.

세 명의 신진 세력은 독사파 리더를 무참하게 살해하고, 사업장에서 수금해 올 조직원으로 한 명을 살려준다. 그리고 점차 이수파까지 꿀꺽하며 몸집을 키우는데…. 여기에 황 사장을 견제하려는 악덕 사업가가 등장하면서 판은 더 커지기 시작한다.

장첸의 폭력 신흥세력 장첸은 세력 확장과 더불어 형사에게 수하를 넘긴 복수로, 이수파 보스의 모친 회갑연장를 급습하여 난장판을 만든다.

▲ 장첸의 폭력 신흥세력 장첸은 세력 확장과 더불어 형사에게 수하를 넘긴 복수로, 이수파 보스의 모친 회갑연장를 급습하여 난장판을 만든다. ⓒ (주)키위미디어그룹


긴 머리를 '똥머리'로 고정하고, 돈을 위해 손도끼 휘두르는 장첸 역은 윤계상이 맡았다. 그는 과거 2011년 방영된 <하이킥>에서 극 중 상대 여자에게 '아라샤라 무니에'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르완다어로 '미소 천사'란 의미. 어디 그뿐인가. <최고의 사랑>에서는 완벽한 젠틀맨 한의사를 연기하기도 했던, 달달한 미소에 모범생 훈내 폴폴 날리던 외모.

그런데 <범죄도시>에서는 돈에 미쳐서 잔인하게 살상하는 조폭 리더로 완벽하게 빙의했다.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과감한 액션과 연기력으로 상영시간 내내 쫄깃하고 오싹한 재미를 마구 선사한다.

한편, 극 중에서 마 형사의 두 정보원이 중국 공안 연기로 반전을 선사한다. 그리고 강력반이 차린 밥상에 밥숟가락 얹는 것도 아닌 아예 밥상 빼앗으려는, '나쁜 손' 광역수사대 팀장이 나온다. 이 역은 조진웅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마 형사에게 한 손 제압당하며 굴욕을 겪던 팀장은, 19일 개봉 예정인 <대장 김창수>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대장으로 변신한다.

게다가 핵 주먹으로 칼과 맞짱 뜨며, 재빠른 머리 회전으로 '승진 바라기'인 전 반장을 제대로 밀어주는 근육맨 마 형사는 11월 2일에 상영예정인 <브라더>에서 가보도 팔아먹고 사고 치는 코믹 스타일로 바뀐다.

실화 바탕이 갖는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범죄도시>는 배우들의 열연에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로 범죄 오락영화의 묘미를 잘 살렸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할리우드의 총격전에 익숙해서 그런지, 조폭의 손도끼와 칼에도 그저 맨손으로 맞서는 형사들이 너무 무모하다 여겨진다.

하지만 어쩌랴. 넉넉한 제작비로 각종 총기류에 고가 차량의 질주, 폭파가 흔한 할리우드와는 다른 것을. 게다가 한국은 총기 구매도 어렵고, 서울 도심은 질주하기엔 차가 너무 많다. 그래서 충무로 출신 형사는 몸으로 '열일'하며 집중시켜야 하는 숙명을 지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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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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