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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독서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랜(LAN)선과 독서가 합쳐진 말로, 사회적 이슈와 어울리는 책을 소개하는 <오마이뉴스> 책동네 기사입니다. 이번에는 적폐청산의 중심에 선 MB와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책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유난히 길었던 올 추석 연휴. 북캉스를 즐기기 위해 찾은 동네서점에서 유독 눈에 띄는 키워드가 있었다. MB.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니셜이다.

서가에는 <MB의 비용>, <굿바이 MB>, <MB 공화국, 고맙습니다> 등 MB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책들이 빼곡했다. MB를 둘러싼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요즘, 서점가의 트렌드도 시국을 따라가나 싶어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독종 기자 주진우의 MB 돈 찾아 삼만 리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책 표지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책 표지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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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역시 MB를 겨냥한 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MB의 '돈'에 주목하고 있다. 소위 '이명박 저격수'로 불리는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MB의 숨겨진 돈을 찾아 떠난 길고 긴 여정을 풀어냈다.

주 기자는 MB의 돈이 숨겨진 '저수지'를 찾아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다.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캐나다, 스위스, 프랑스, 독일, 케이맨제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저수지 찾아 삼만 리였다. 결정적 제보자가 나타날 때면 새벽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어 나갔단다.

물론 헛발질의 연속이었다. 기껏 제보를 받고 도쿄까지 날아갔더니 "사실 당신의 팬이라서 만나고 싶었다"며 허위제보임을 토로하는 제보자와 우동만 먹고 돌아온 얘기도 기막히지만,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만나기 두렵다"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저수지를 찾는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을 잡을 수만 있다면 죽어도 좋다"며 진실에 대한 추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저수지를 찾아 보낸 세월만 벌써 10년이다. 독종도 이런 독종이 없다.

"사실, 나도 안다. 내가 이명박의 돈을 찾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하지만 알려주고 싶었다. 이명박의 돈을 뒤쫓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이명박을 잡기 위해서라면 지옥이라도 간다는 것을." - p.8

운영비가 장학금의 3배였던 '청계재단'

이런 열정과 집념 덕분에 저수지를 찾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특종을 터뜨리기도 했다. MB가 '살 집'만 남긴 채 전 재산을 기부해 설립했다는 장학재단 '청계재단'. 그러나 청계재단이 설립 후 처음 지급한 장학금 액수는 총수익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에 의구심을 품고 취재를 시작한 결과, 그는 2011년 7월 '알면 알수록 수상한 이명박 청계재단'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청계재단에 대한 의혹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청계재단이 해마다 장학 사업을 축소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폭로한다.

"소외 계층 장학 사업이 목적이라고 했지만 청계재단은 해마다 장학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2016년에는 고작 2억 6,680만 원을 내놓았다. 이승환 형이 한 해 기부하는 액수보다 적다. 청계재단의 총 자산 505억 원의 겨우 0.5퍼센트에 해당하는 액수다." - p.79

장학금의 규모는 나날이 축소되는 반면, 운영비는 해마다 올라가고 있었다. 특히 2016년의 경우 직원 급여와 관리비로 7억 6천 9백만 원이 지출됐는데, 이는 장학금의 약 3배에 달하는 액수로 밝혀졌다. 주 기자는 "딱, 탈세와 인건비 빼먹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내곡동 사저 매입 사건'이라는 특종을 터뜨린 것도 그였다. 그는 책에서 자신이 내곡동 특종을 터뜨렸을 당시의 비화도 공개하고 있다. 당시 그는 MB의 측근들이 수서와 세곡동, 내곡동 등 강남의 남쪽 그린벨트 지역을 사들인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즉시, 그 일대 부동산을 드나들며 땅을 사려는 사람처럼 위장 취재를 시도했다. 그러자 사저 예정지 주변에서 MB의 형님인 이상득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땅이 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발견한 그 이름, 이시형.

"막상 등기부 등본에 그 땅이 이명박의 아들 이시형과 청와대 경호실 공동 소유라고 나온 것을 보고 믿을 수 없었다. 국가와 개인이 함께 땅을 사다니. 그런데 국가는 비싸게 사주고 그 이익을 개인이 가져가다니. 이시형은 최소 15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이는 명백한 국고손실죄에 해당한다. 국고손실죄의 형량은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 징역형이다." - p.95~96

이 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이시형을 비롯한 피고발인 전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불복한 야당이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내곡동 특검'으로 이어졌지만 특검 역시 사건에 관련된 청와대 관계자 몇 명을 기소한 데 그쳤다. 이번에도 MB와 가족들은 모두 빠져나갔다.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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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의 중심에 선 MB

결과적으로 MB의 저수지를 찾는 것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저수지로 가는 길이 열리는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곤 했다. 주 기자 스스로도 '돌아이 기자의 이명박 재산 찾기 프로젝트'는 '처절한 실패 연대기'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다짐한다.

"나에겐 꿈이 있다. 비자금 저수지를 찾는 꿈. 우선, 비자금을 찾아서 터뜨린다. 물론 '내가' 터뜨리는 게 중요하다.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확실한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수사가 시작되고 이명박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세운다. 이명박은 구속되고 부정축재한 돈을 다 빼앗는다. 그 돈을 국민들에게 나누어준다. 그 돈을 찾으면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그 돈이면 성인 한 명당 통장에 1천만 원씩 넣어줄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 p.128

그는 또 말한다. "진짜 최악은 불의에 저항하지 않고, 악행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우리 모두 곱씹어볼 필요가 있는 말이다. 실제로 불의에 방관했던 결과가 어떠했는가.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제 기능을 상실한 언론은 달콤한 말로 권력에 아첨하고, 검찰과 국정원을 비롯한 사정기관들은 권력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열심히 쳐내는데 앞장서지 않았던가. 국민들의 입에선 매일 같이 "이게 나라냐"는 한탄만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지난 겨울, 우리는 더 이상 불의에 방관하지 않겠다며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부패한 권력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부도 탄생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안의 적폐를 깨끗하게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바로 그 적폐청산의 중심에 MB가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드러나는 '연예인 블랙리스트', '박원순 제압 문건', '김대중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등 MB 정부 당시 정보기관이 자행한 공작들의 추악한 실체는 MB야말로 적폐 중 적폐임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매일 같이 MB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검찰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MB와 보수세력들도 슬슬 반격을 준비하는 태세다.

그러니 우리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언론과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벗고 부패한 과거 권력의 실체를 끝까지 추적해 진실을 드러낼 수 있도록 우리 역시 주권자로서 감시를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덧붙이는 글 |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주진우 저, 푸른숲, 2017.08.16,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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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연재하며,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