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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지는 대기오염, 바다에서는 대응하고 있는가

최근 중국 발 미세먼지 때문에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최근 3년간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서 국민들이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환경 오염원에 의한 건강악화 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대기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오염원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다량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과 공장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Sox) 등에 대해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오염필터, 흡착제 등의 새로운 친환경 기술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눈 여겨 볼 만한 점은 대기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와 기술들이 육지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박은 대중들에게는 익숙한 교통 수단이 아니다 보니 일반인들은 선박이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 선박에서 얼마나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되는지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선박은 육상 연료에 비하여 연료 품질이 낮은 경유(GMO)와 벙커유(HFO)와 같은 연료를 사용하다 보니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유해한 배출가스인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탄소(CO2)와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PM(미세먼지)을 다량 배출하고있다.

선박배출가스에 의한 대기오염은 Nature Climate Change에서 중국과 미국 연구자들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1만9천대의 선박을 위성으로 추적해 얻은 동적 활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선박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은 2001년에는 6.6%였지만, 2013년에는 15.85%로 대폭 상승한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최근 자동차와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 감소 추세와는 반대되는 형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해상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육상 대기오염보다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선박의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가 매우 느슨한 현실이다. 3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한반도에서 바다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오염을 줄이고자 하는 수많은 노력은 언젠간 한계를 보일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 연료

해외에서는 이러한 선박배출가스를 줄이고 환경오염을 방지하고자 기존 경유(GMO)와 벙커유(HFO)를 대체하면서 질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물질들을 줄여주는 친환경 선박을 추진 중이다.

LNG연료추진선박, CNG연료추진선박, 메탄올연료추진선박 그리고 수소연료전지 선박 등의 다양한 친환경 연료추진선박이 출연하였다. 스웨덴 정부에서는 실제로 SUMMETH 프로젝트, GreenPilot Project를 진행하여 수많은 소형선박들을 기존 선박유에서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Stena Line Group에서는 2013년부터 메탄올로 구동 중인 선박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 이렇게 메탄올 연료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메탄올 연료만이 가지는 장점들은 다음과 같다.

(1) 선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 감소
메탄올을 선박 연료로 사용했을 경우 기존 경유(GMO)또는 벙커유(HFO)를 사용했을 때보다 SOx, NOx 및 미세먼지(PM)의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양한 연구 및 현장 실험에서 이를 뒷받침해주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스웨덴 선박 연구소 SSPA Sweden AB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탄올 연료 사용시 기존 벙커유(HFO)연료에 비해 NOx는 80%가 대폭 감소하게 된다. 이는 IMO에서 2016년 규제를 시작한 Tier III 기준(2-4 g/kWh)보다 적은 배출량이다. 또한 화학 구조상(CH3OH) 황(S)을 갖고있지 않은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했을 시 SOx가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2) 바이오 메탄올(Bio-methanol)
메탄올이 친환경 연료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친환경적인 생산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메탄올은 목재 폐기물, 잔디, 조류, 펄프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및 매립지와 동물 폐기물로 생산이 가능하다.

네덜란드의 BioMCN에서는 농작물에서 글리세린을 추출하여 메탄올로 전환, 바이오 메탄올을 생산하여 신재생에너지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 중에 있다. 또한 아이슬란드에서는 지역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탄소자원화 기술을 이용하여 메탄올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바이오 메탄올(Bio-methanol)은 메탄올을 생산하는 일반적인 공정보다 이산화탄소를 25~40% 감소시킬 수 있고 폐기물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탄소절감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3) 해양 유출 시 생분해가 되는 메탄올 태안 사진
선박 연료의 유출 시에 환경에 미치게 될 악영향 또한 반드시 고려되야 한다.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에 실려 있던 원유가 바다에 유출되어 해양 오염은 물론 인근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이렇게 유출되면 해양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석유와는 달리 메탄올은 물에 생분해되어 용해되는 화학적 성질을 갖고있다. 선박 운행 시 일어날 수 있는 기기결함 또는 선박 사고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연료 유출 사고에도 메탄올은 해양에서 쉽게 생분해되므로 환경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출된 메탄올은 바다에서 2~3일 안에 분해되어 해양 생물체에 유해를 가하지 않고 사라지게 된다.

(4) 벙커링에 있어 유리한 메탄올
자동차건 선박이건 이동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것은 원활한 연료 공급이다. 주위에서 자동차 주유소를 쉽게 볼 수 있듯이 선박을 위한 주유소는 벙커링(Bunkering System)이다.

벙커링은 선박에 연료를 안전하고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을 통칭하는 것으로 기존 선박유의 경우, 항구에 대형 벙커링 시설을 설치하여 선박들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메탄올은 친환경 선박 연료로 주목받는 또 다른 연료인 LNG와는 다르게 별다른 처리 없이 상온(25도씨)에서 안정한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현재 해양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경유(GMO)와 벙커유(HFO)의 저장 및 벙커링 시스템에서 약간의 수정을 통해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메탄올 연료 주유 인프라는 메탄올 운송을 위해 선박에 싣는 선적 설비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있다. 즉, 이미 메탄올 수입 및 공급에 이용되고 있는 항만의 선적 설비들과 안내 절차들을 주유 시스템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20,000m3 규모의 메탄올 벙커링 시설 건설에 약 67억원의 비용이 들며 이 금액은 LNG 설비의 약 10분에 1 정도로 상대적으로 굉장히 저렴한 비용이다. 다시 말해 메탄올 추진 선박을 도입함에 있어 비교적 저렴한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환경 선박의 시대, 대한민국도 발빠르게 준비해야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대한민국의 조선업은 LNG 연료 추진선, 메탄올 연료 추진선 같은 친환경 선박 시대를 준비하며 업계 1위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주난, 한진해운 사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일본, 싱가포르에 밀려 그 움직임이 둔해진 것으로 보인다.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가 눈 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많은 국가들이 친환경 선박 기술은 물론 자국 항만에 벙커링, 연료 저장 시설을 준비하고 있으나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규제와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해운업의 세계적인 흐름이 친환경 선박으로 맞추어 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발빠르게 준비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메탄올 연료 추진선은 기존 선박보다 배출하는 대기오염 물질이 획기적으로 감소하여 세계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 및 도입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다. LNG나 CNG 같이 다른 대체 연료와 비교하였을 때도 1) 저장과 운송이 편리하며 2) 기존 벙커링 시설에서 약간의 수정만 필요하므로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이 저렴하며 3) 다양한 친환경적 생산 방법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아야 할 것이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가 겹쳐지면서 대체 연료 또는 대체 원료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20세기는 '석유경제' 이며 현 시점은 석유경제에서 포스트 석유경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상당 기간 석유의 영향력은 유지되겠지만, 석유 자원의 한계가 서서히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석유의 뒤를 이을 자원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메탄올은 향후의 성장 잠재력으로 볼 때 석유 자원을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대체할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기후변화 프런티어 Methanology 팀입니다.



태그:#유네스코, #기후변화프런티어, #메탄올, #메탄올선박, #친환경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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