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22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 부산영화제


재미와 의미를 담보하고 있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자막팀 추천작은 모두 31편이다. 자막팀은 부산영화제 상영에 앞서 한글이나 영어 자막을 만들기에 프로그래머들을 제외하고 개막 전 영화를 미리 보는 스태프들이다. <오마이뉴스>는 매해 단독으로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평론가의 시선이 아닌 일반 관객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자막팀 추전작의 특징이다. 올해는 16명의 자막가들이 1인당 두 편 씩을 추천했다. 전체 300편의 작품 중 자막작업을 따로 거치지 않는 한국영화 상영작 60여 편을 제외하면 10%를 웃도는 수치다.

프로그램 섹션별 추천작을 살펴보면 영화제 간판 성격인 갈라 프레젠테이션 작품에서 2편. 신인감독들의 경쟁인 뉴커런츠에서도 2편. 아시아영화의 창은 8편이다. 미주 유럽 남미 아프리카가 망라된 월드시네마와 플래시 포워드는 각각 6편과 8편으로 모두 14편이다. 아시아 외의 영화들 중 재미를 느낄만한 작품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등으로 구성된 와이드 앵글은 4편이었고, 심야상영인 미드나잇 패션에도 1편의 작품이 추천됐다.

전체적인 추천 편수는 예년보다 조금 줄었다. 매년 평균적으로 40~50편 정도가 추천되고 많은 때는 80편 가까이 추천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자막팀이 추천작품을 1인단 2편 이내로 엄선한 모습이다.

추천작 중에 이미 매진된 작품도 많지만 상영 당일 현장에서 일정분량의 표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자막팀이 보증한 31편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해피엔딩과 새드엔딩 사이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갈라 프레젠테이션, 아시아영화의 창, 뉴커런츠 부문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갈라 프레젠테이션, 아시아영화의 창, 뉴커런츠 부문 ⓒ 부산국제영화제


1. 세 번째 살인 | 고레에다 히로카즈 | 2017 | 일본 | 124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눈이 초롱한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변호사 역을, 극의 묵직한 무게를 이어주는 일본 국민 배우 야쿠쇼 쇼지가 살인범 역할을 맡아 살인에 대한 일반적 생각과 일본의 사형 제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해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스릴러 신작.

2. 나비잠 | 정재은 | 2017 | 한국./일본 | 110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미남과 멍멍이가 나와요

3. 잠자리의 눈 | 쉬빙 | 2017 | 중국 | 81분 | 아시아영화의 창
24시간 나를 지켜보는 눈, CCTV. 그 눈은 상황을 오해하기도 하고 진실을 밝혀주기도 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4. 기차역 | 모하메드 알 다라지 | 2017 | 이라크/영국 | 82분 | 아시아영화의 창
자살폭탄 테러를 계획하고 기차역을 찾은 사라. 그곳에서 살람과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테러에 회의를 느낀다. 종교와 개인의 가치관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라의 선택은…

5.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 오기가미 나오코 | 2017 | 일본 | 127분 | 아시아영화의 창
트랜스젠더는 아내가 될 수 있을까,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주인공은 11살의 여자아이 토모. 친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예비 외숙모 린코와의 동거. 토모에게 지금 필요한 존재는 낳아준 엄마인가, 돌봐준 린코인가. 참고로, 트랜스젠더를 다룬 내용이라고 해서 보는 내내 심각함을 느낄까 걱정할 필요 없다. 아이의 시선은 단순하다. 그리고 솔직하다.

6. 금구모궐 | 요시다 다이하치 | 2017 | 일본 | 126분 | 아시아영화의 창
조용한 어촌 마을에 정착하게 된 6명의 출소자들. 그리고 그들의 헬퍼가 된 시청공무원 츠키스에. 츠키스에는 죗값을 치른 그들을 편견없이 대해준다. 조금씩 마을에 스며드는 출소자들이 있는 반면, 갱생을 밥 말아먹은 나머지 몇 명이 분쟁을 일으킨다. 그들과 친구가 됐다고 생각하는 츠키스에를 우리는 과연 응원할까, 한심하다 여길까. 이 영화의 엔딩은 과연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7. 신원불상 | 바히드 잘릴반드 | 2017 | 이란 | 104분 | 아시아영화의 창
도덕적이고 원리원칙을 지키려는 사람이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언제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8. 소용돌이 | 라야 마틴 | 2016 | 필리핀 | 112분 | 아시아영화의 창
어린 소년이 쓰레기장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두 번째, 세 번째 계속해서 어린 소년들의 시체가 발견되지만 경찰은 전혀 단서를 잡지 못하고, 법의학전문가 구스 사엔즈 신부가 수사를 시작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필리핀 소설을 영화화한 미스터리 작품.

9. 그날은 오리라 | 허안화 | 2017 | 홍콩 | 131분 | 아시아영화의 창  
일제강점기 홍콩을 배경으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영화. 허안화 감독의 따듯한 손길이 느껴지는 영화.

10. 뽀빠이 | 커스텐 탄 | 2017 | 싱가포르 | 104분 | 아시아영화의 창
도시생활에 지쳐가는 건축가 타나가 어릴적 코끼리를 만나 여정을 떠난다. 추억의 끝은 어디인가 따라가 보도록 하자.

11. 마지막 구절 | 셍잉팅 | 2017 | 대만 | 100분 | 뉴커런츠
사랑과 돈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

12. 여름의 끝 | 조우취엔 | 2017 | 중국 | 102분 | 뉴커런츠 
아빠가 선생님으로 있는 학교에 다니는 꼬마는 아빠 때문에 좋아하는 축구도 마음껏 하지 못한다. 자신에게 무심하고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님 밑에서 항상 외로운 꼬마에게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가 생긴다.

묵직한 어린 배우의 연기

 부산국제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월드시네마, 플래시 포워드 부문

부산국제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월드시네마, 플래시 포워드 부문 ⓒ 부산국제영화제


13. 나의 마지막 수트 | 파블로 솔라즈 | 2017 | 아르헨티나 | 86분 | 월드시네마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88세의 아브라함은 오래전 자신을 구해준 옛 친구를 만나기 위해 폴란드로의 긴 여정을 떠난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일지도 모를 여행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아브라함이 과연 옛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결말이 궁금해지는 로드무비.

14. 그리움 | 사비 가비존 | 2017 | 이스라엘 | 103분 | 월드시네마
갑작스런 그리움이 남기는 긴 여운!

15. 원더스트럭 | 토드 헤인즈 | 2017 | 미국 | 117분 | 월드시네마 
원작자의 손에서 왜곡없이 재탄생한 시나리오에 명감독이 구현해낸 환상적인 영상의 만남.

16. 비욘드 리버 | 크레이그 프라이먼드 | 2016 | 남아프리카 | 107분 | 월드 시네마 
두시 카누 마라톤에 도전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서로 다른 인종인 두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마라톤 완주를 이뤄낸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는 재미와 시원하게 물을 가르며 나아가는 카누, 두시 카누 마라톤 코스들의 아름다움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17. 레저시커 | 파올로 비르지 | 2016 | 미국 | 112분 | 월드시네마
중증치매에 걸린 남편과 말기암에 걸린 아내가 캠핑카 한 대로 떠나는 여행. 영상이 아름답다.

18. 희망의 건너편 | 아키 카우리스마키 | 2017 | 핀란트 | 98분 | 월드시네마
헬싱키에 밀입국한 시리아인과 식당을 운영하는 핀란드인이 만난다. 엉뚱하지만 따뜻한 영화. 아키 카우리스마키표 유머가 곳곳에서 터진다.

19. 톰 오브 핀란드 | 돔 카루코스키 | 2017 | 핀란드 | 115분 |  플래시 포워드
사진작가 '톰 오브 핀란드'가 게이 문화의 한 획을 긋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는 작품. 매력적이고 통쾌하다.

20. 바닷가의 쥐들 | 엘리자 히트맨 | 2017 | 미국 |  98분 | 플래시 포워드
현실과 치명적인 욕망 사이에 놓인 훈남의 고민이 가깝게 느껴지는, 스산한 성장영화.

21. 위기의 파리지엔 | 레오노르 세라이 | 2017 | 프랑스 | 97분 | 플래시 포워드
오래 사귄 남친에게 차인 폴라에겐 남자의 고양이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왜 저러고 사나 싶게 한심해 보이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폴라의 매력에 빠져 보시길.

22. 오카포의 법칙 | 오모니 오볼리 | 2016 | 나이지리아 | 112분 | 플래시 포워드
'한 번 잔 여자는 영원히 내 여자' 라는 오카포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한 바람둥이 남자의 이야기. 언제나 그렇듯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기 마련이다. 과연 이 철없는 남자는 진정한 사랑을 찾을까?

23. 미녀와 개자식들 | 카우테르 벤 하니아 | 2017 | 튀니지/프랑스 | 100분 | 플래시 포워드
권위주의가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현실적으로 잘 나타낸 영화.

24. 조금만 더 | 오눌 사일락 | 2017 | 터키 | 115분 | 플래시 포워드 
아버지를 따라 난민들의 밀입국을 돕는 소년. 열네 살의 소년에게는 가혹하기만 한 환경과 그 영향을 마주하는 소년의 연기가 눈에 띈다. 특히나 아버지에게서 벗어난 삶을 갈망하는 소년의 노래가 매우 인상 깊다.

25. 비올레타, 결국은 | 일다 이달고 | 2017 | 코스타리카 | 85분 | 플래시 포워드
취미로 수영을 배우고 있는 비올레타. 물속 비올레타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하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집에서 새 출발을 준비하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평온함이 깨지기 시작한다.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비올레타의 잔잔한 황혼 이야기.

26. 1993년의 여름 | 카를라 시몬 | 2017 | 스페인 | 96분 | 플래시 포워드
잃어버린 것과 얻은 것 사이에서 터져버린 눈물의 의미. 어린 배우의 연기에서 깨달음을 얻다.

좀비 동네와 테러국 어느 곳이 더 위험할까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와이드 앵글, 미드나잇 패션 부문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와이드 앵글, 미드나잇 패션 부문 ⓒ 부산국제영화제


27.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 유아사 마사아키 | 2017 | 일본 | 107분 | 와이드앵글 
지친 마음을 힐링 시켜주는 주옥같은 애니메이션. 인간의 이기심, 환경오염, 배타적인 사회적 구조를 뛰어넘어 누구나 노래를 들으면 흥겹게 춤을 출 수 있는 루의 노래를 바탕으로 단순한 스토리지만 관객을 울고 웃게 해주는 마음 따뜻한 작품이다.

28. 릴라의 책 | 마르셀라 링콘 곤잘레스 | 2017 | 콜럼비아 | 76분 | 와이드 앵글  
이 영화는 동화책의 주인공인 릴라가 그의 친구들과 함께 망각의 새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면 아이들이 일단 그 다양한 배경과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어른들도 과거의 추억을 되짚고, 더불어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9. 테헤란 타부 | 알리 수잔데 | 2017 | 오스르티라/독일 | 96분 | 와이드 앵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사는 여성 3명과 남성1명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여전히 엄격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생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 영화 속 인물들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어진다.

30. 사운드맨의 죽음 | 소라요스 프라파판 | 2017 | 태국/미얀마 | 16분 | 와이드앵글
마지막 장면에 담긴 블랙코미디가 마음을 펄럭이게 한다. 또한 독특한 소리들이 청각을 깨워준다!

31. 파트너 오브 좀비 | 콜린 미니한 | 2017 | 미국 | 92분 | 미드나잇 패션
좀비들에게 점령당한 미국을 벗어나기 위해서 길을 떠나는 도중 많은 좀비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벌어지게 되는 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몰리와 처음 만난 좀비와의 환상적인 호흡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오싹하게 하기도 하고 다른 좀비들과는 다르게 이 좀비만은 응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산국제영화제 고레에다 히로카즈 좀비 테헤란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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