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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18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18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 이철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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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실탄 사격으로 물의를 빚었던 군 지휘관이 관사에서 사용할 가구 제작을 지시하면서 경비를 주지 않고, 자신의 애완견을 부대 의무대에 입원 치료시키는 등 각종 '갑질'을 해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9일 공개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육군 17사단 3경비단장이었던 노아무개 대령(당시 중령)은 부대 부사관에게 본인 아들을 위한 관사 내 축구 골대 제작과 가족들이 사용하는 골프연습장의 보수작업을 지시했다.

특히 노 대령은 자신의 관사 관리에 대해서도 소속 장병들의 노동력과 사비를 갈취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 의원에 따르면, 그는 또 다른 부사관에게 관사에서 사용할 선반, 테이블, 의자 등의 가구 제작을 지시하면서 경비를 따로 주지 않아 해당 부사관이 사비로 재료를 구입하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해당 가구가 완성된 이후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제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관사 리모델링 후에는 장병들에게 청소와 정리정돈을 시키고,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이 관사 내에서 흙을 밟지 않고 이동하기 위해 나무로 만든 길을 따로 조성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애완견이 장염에 걸렸을 땐 200만 원의 치료비를 아끼려고 부대 의무대 군의관에게 직접 애완견을 데리고 가 치료를 지시하고, 애완견에 대한 수액 처방 등 의무대에서 6일 간 입원 치료를 받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관용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한 일도 있었다. 노 대령은 올해 3월 간부들과 관용차량으로 부대 작계지형 정찰에 나서면서 부인과 아들을 동행해 영종도 인근의 섬 등을 다녀오고, 그로부터 1주일 뒤에는 처제 가족까지 모두 동반하여 부대 운전병이 운전하는 관용차량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음주 실탄 사격 징계 때 '갑질' 행태도 포함해 심사, 그러나...

문제는 군 당국에서 이러한 노 대령의 '갑질' 행태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노 대령은 지난 6월 술을 마신 뒤 본인이 지휘하던 인천 영종도 해안 초소를 찾아가 근무병에게 방탄모를 벗어 탄피를 받아내라고 지시한 뒤 실탄 3발을 발사한 사실이 드러나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 의원에 따르면, 군 당국은 당시 징계 논의 당시 노 대령의 이러한 '갑질' 사실을 포함해 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 대령의 각종 갑질에 대한 민원이 국방부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그에게 경징계를 내렸고 이에 따라 노 대령은 예정대로 이달 초 대령으로 진급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군 당국이 해당 지휘관의 음주 실탄 사격과 부대원을 상대로 한 각종 갑질 행태를 알고도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라며 "간부들이 장병들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갑질 행위는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하는 구악이자 적폐다. 갑질 지휘관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이철희, #음주 실탄 사격, #갑질, #국방부,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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