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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이름 고운 작명

어떤 이심전심
17.10.07 10:2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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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근무하는 직장의 빌딩이 보안건물이다. 따라서 방문객들로부터는 신분증 따위를 받고 기재한 뒤 출입카드를 내준다. 얼마 전 방문한 사람은 신분증 대신 명함도 되냐고 물었다. "그럼요~"

그렇게 받은 명함을 들여다보니 이름이 '복(卜)다운'이었다. 순간 이름 또한 외모처럼 곱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를 일컬어 '명불허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터.

요즘은 모르겠지만 내가 딸을 낳을 당시엔 아기들의 이름을 고운 우리말로 짓는 게 시대적(?) 유행이었다. 하여 나 또한 순 한글로 작명했다. 우리말로 된 예쁜 이름은 참 많다. 이를 모두 소개할 순 없겠기에 몇 가지만 열거코자 한다.

'가람'은 강의 옛말이라서 많이 차용했다는데 '金가람'도 좋고 '朴가람'도 괜찮아 보인다. 강(江)의 의미처럼 넓고 길게 흐르는 큰 물줄기와도 같은 너른 심성을 지닌다니 어찌 안 좋겠는가. '나봄'은 봄에 태어나다는 뜻이므로 '李나봄'이라는 처자의 이름으로도 적격이다.

'라미'는 다람쥐의 옛말인데 '鄭라미' 라고 지으면 깜찍한 다람쥐까지 연상될 듯 싶다. 다만 이를 빙자하여 "정나미 떨어진다"는 등으로 놀리면 안 되겠다. '마음새'는 마음을 쓰는 성질을 나타내므로 '車마음새' 라고 아예 넉자로 지으면 어떨까?

'벼리'는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임에 '韓벼리' 라는 이름 또한 그 뼈대가 튼튼하다는 의지의 투영(投影)일 게다. 늘 푸른 솔잎이란 강조 차원에서 '片푸른' 역시 돋보인다.

진솔은 진실하고 솔직하다 외에도 옷 따위가 한 번도 빨지 않은 새것 그대로임에 '蔡진솔'이란 작명 또한 괜찮다. 터전은 집터가 되는 땅 내지 자리를 잡은 곳을 뜻하기에 '咸터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끝으로 한나라는 큰 나라라는 뜻으로, 우리나라를 달리 이르는 말이니 '表한나라'의 명함을 받는다면 그 이름은 금세 기억에까지 각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부터 아기를 낳으면 이름을 잘 지어야한다는 말이 있다.

이에 걸맞게 자녀의 이름을 잘 짓고자 하는 건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이는 자녀가 부디 성공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그 이름 안에 담는 때문이다. 나는 딸의 출산 전부터 두 가지의 우리말로 작명을 해두었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하나를 선택했는데 그게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이름이다. 아들과 딸이 어서 아기를 낳고, 그래서 그 손자 손녀 녀석들의 이름을 우리 고운 말로 지어달라는 부탁까지를 받았으면 좋겠다. 나는 이미 참 고운 우리말 이름을 다량으로 확보해 두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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