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한가위만 같아라!'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계절. 일 년 중 가장 넉넉한 시기입니다. 추석 땐 모든 게 보름달만큼이나 풍성합니다.
추석 때는 김장을 앞두고 미리 담가먹는 추석김치가 있습니다.
아내는 추석을 하루 앞두고, 아침부터 김치를 담근다며 부산을 떱니다. 우리가 농시지은 김칫거리로 김치를 담글 요량입니다.
아직 속이 덜 찬 김장배추와 좀 늦게 씨 뿌린 열무를 가지고 김치를 담습니다. 양이 수월찮습니다.
여타 재료도 자급자족. 고춧가루, 마늘, 매실효소, 양파, 쪽파 등 우리 텃밭에서 모두 얻어 진 것들입니다. 딱 두 가지 소금과 액젓만 빼놓고요.
뽑아서 다듬고, 소금에 절여 씻고! 아내는 온갖 정성으로 김치를 담습니다. 아내의 손맛으로 근사한 추석김치가 담가졌습니다. 내 입맛에도 딱 맞습니다.
아내는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아 넣으며 말합니다.
"김치 담느라 허리는 아프지만 명절에 오는 딸도 주고, 며느리도 주고! 여보, 나중 나 힘 없으면 녀석들이 김치 담가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