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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때때로 자전거타기 가장 좋은 시월이다. 수년전부터 한반도를 뒤덮는 (초)미세먼지에 빼앗긴 봄을 떠올려보면 요즘 같은 가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자전거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여름휴가 때보다 더 반가운 게 추석연휴다.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처럼 모든 것을 흐물거리게 하는 뜨거운 햇살이 없어서다. 비타민D 듬뿍 든 가을햇볕을 쬐며 달릴 수 있다.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누가 물어본다면 행복감을 주는 최고의 경우는 좋은 날씨를 즐기며 자전거 타는 것이지 싶다. 평소엔 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니면 전철에 자전거를 실을 수 없지만, 긴 연휴동안 아무 때나 자전거를 전철에 태우고 떠날 수 있는 수도권 여행지 3곳을 꼽아 보았다.

경강선 여주역 - 여강 여행  

 가을 강변 자전거여행.
 가을 강변 자전거여행.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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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강변에 자리한 오래된 절 신륵사.
 남한강변에 자리한 오래된 절 신륵사.
ⓒ 여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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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개통한 경강선은 서울에서 경기도 이천이나 여주까지 전철을 타고 갈 수 있게 해준다. 여주역에 내리면 여강이 가깝다. 지도엔 남한강으로 나오는데 여주에선 이 강을 예부터 여강이라 불렀다. 강 주변으로 4개 코스로 된 여강길도 나있다. 강원도 정선에서 부르는 동강과 같은 물줄기다.

경기도에서 성남 모란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는 여주시장을 지나 신륵사로 갔다. 여강가에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으로 선정한 오래된 사찰이 있다. 산속에 자리 잡은 여느 절과 달리 신륵사는 강가에 자리하고 있어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신륵사 앞에서 흐르는 강줄기는 고려시대부터 남한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혀왔다고 한다. 신륵사의 아름다움이란 곧 신륵사에서 바라다 보이는 남한강의 아름다움이구나 싶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세종대왕릉 숲길.
 세종대왕릉 숲길.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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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가 난 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다보면 '세종대왕릉, 효종대왕릉' 이정표가 나온다. 대부분 왕릉은 한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데, 세종대왕은 무슨 사연으로 이곳 여주에 묻히게 된 걸까. 왕릉에 가서야 궁금증이 풀어졌다. 이곳 능서면 왕대리 일대가 당시 풍수가들이 인정한 천하의 명당이란다.

능이 있는 언덕 위에 올라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도 풍광이려니와 청신한 기운이 심신에 스며드는 듯하다. 배산임수(背山臨水)라 하여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물을 내려다보는 지세를 갖춘 터가 명당의 기본이라던데, 여강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강변길을 따라 당남리섬 같은 하중도(河中島)를 들리기도 하며 30km 정도를 달리다보면 경의중앙선 양평역이 나온다. 전철역 가까이에 있는 양평시장에서 매 3일과 8일에 먹거리 풍성한 닷새장이 열리니 들리면 더욱 좋겠다. 푸근한 옛 시골장터의 매력이 남아 있다.  

서울 전철 8호선 암사역 - 한강 상류 라이딩 

 장쾌한 강풍경이 펼쳐지는 한강 상류 자전거여행.
 장쾌한 강풍경이 펼쳐지는 한강 상류 자전거여행.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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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의 울창한 숲, 고덕수변생태공원.
 강변의 울창한 숲, 고덕수변생태공원.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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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전거타기 가장 좋은 동네는 강동구 암사동이 아닐까 싶다. 서울 지역의 한강은 물론 경기도 지역인 한강의 상류와 팔당, 남한강도 언제든 달려갈 수 있다. 특히 서울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상수원보호지역인 한강 상류 풍경은 내가 알던 한강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 언제가도 이채로운 기분이 든다.

자전거도 통행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통이 넉넉한 암사종합시장에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여행을 시작했다. 특히 두부를 직접 만드는 두부 가게에서 파는 고소하고 진한 '콩국물'은 몇 시간 동안 땀을 흘리며 달려야 하는 자전거족에게 보약 같은 음료가 된다.

강변길에서 만나는 고덕수변생태공원(강동구 고덕동 365-10번지 일대)은 쉬어가기 좋은 쉼터다. 생태경관보존지역이자 한강상류에서 습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한강가에서 보기드믄 울창하고 호젓한 생태낙원으로 80년대 한강종합개발로 사라진 둔치도 볼 수 있다. 한약재로 쓰인다는 울창한 두충나무숲속 오솔길을 지나다보면 왠지 팔, 다리에 힘이 솟는 것 같다.

 중앙선 폐철로에 생겨난 남한강 터널 자전거길.
 중앙선 폐철로에 생겨난 남한강 터널 자전거길.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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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무인도를 품고 흐르는 장쾌한 모습의 한강 상류지역을 지나다보면 강변에 '나무 고아원(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788번지 일원)' 이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원이 있다. 잘 가꿔진 숲처럼 보이는 이곳은 도심지에서 공해에 찌들어 병든 나무, 도로개설이나 아파트 신축 등으로 버림받은 나무들을 돌보고 가꾸는 곳이다. 40종 6000여 그루의 나무가 살고 있는 나무들의 안식처로 시민들의 쉼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강변길은 팔당댐이 보이는 팔당대교를 지나 남한강변 자전거길로 이어진다. 중앙선 폐철로를 자전거길로 만든 터널과 강변을 따라 경의중앙선 팔당역, 양수역 등이 있어 돌아올 때 이용하면 되겠다.

경의중앙선 문산역 - 임진강, 민통선 철책길 여행 

 매 4일과 9일에 정겨운 닷새장이 열리는 문산읍.
 매 4일과 9일에 정겨운 닷새장이 열리는 문산읍.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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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통선 철책과 배부른 논이 공존하는 문산읍 장산리 풍경.
 민통선 철책과 배부른 논이 공존하는 문산읍 장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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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문산 지역은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경계를 흐르는 임진강을 따라 북녘 땅이 훤히 보이는 임진강역, 민통선 철책길에 이어지는 임진강의 하중도(河中島) 초평도 등을 품은 특별한 동네다. 조선시대 황희 정승이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를 벗 삼아 여생을 보냈다는 임진강변의 정자, 반구정(짝 伴, 갈매기 鷗, 정자 亭)도 빼놓을 수 없다.

익숙하지 않은 접경 지역이지만 임도, 철책길, 마을길을 이어 붙인 'DMZ 평화누리길'이 이어져 있어 여행하기 좋다. DMZ 평화 누리길은 경기도 김포에서 파주, 연천군 경원선 신탄리역 사이의 접경지역을 지나는 길이다. 포장도로가 많아 걷기보다는 자전거 타고 여행하기 더 좋다.  

경의중앙선 문산역 앞 문산읍엔 매 4일, 9일마다 닷새장이 펼쳐진다. 큰 오일장은 아니지만 많은 주민들이 찾아와 먹거리와 물건을 사고팔고, 흥정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정겨운 동네 장터다. 문산읍에서 '반구정' 이정표를 따라 차도와 농로 옆 임도를 이삼십 분 달리다 보면 어느새 임진강변으로 들어서게 된다.

 장산 고갯마루에서 보이는 임진강, 초평도와 북한.
 장산 고갯마루에서 보이는 임진강, 초평도와 북한.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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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길은 얼마 후 남한의 최북단 유원지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이 있는 임진강역에 다다른다. 민통선 철책길과 벼 익는 황금들판이 바로 옆이다. 민족분단의 상징 철책을 바라보며 알알이 여무는 벼들 사이를 달리는 기분은 특별하다. 접경지역의 애잔함과 청정함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이곳은 문산읍 장산리 동네로 마을 뒷산인 장산 고갯마루 전망대까지 길이 이어져 있다. 관광용이 아니라 군사용 도로다. 강바람이 시원한 장산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DMZ 생태계의 보고라는 초평도와 남북 접경지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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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이랍니다. 소박하게 먹고, 가진 것을 줄이기. 이방인으로서 겸손하기,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를 실천하며 늘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자 합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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