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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의 마지막 날인 5월 22일 밤 비행기로 베를린을 떠나기 전 마지막 관광을 나섰다. 첫 목적지는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Topographie des Terrors)이다.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Topographie des Terrors)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Topographie des Terrors)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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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 : 독일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Kreuzberg)의 니더키르히너 거리(Niederkirchnerstraße)에 있는 야외 박물관이다. 독일 나치스 정권 시절의 참상을 기억하고 나치스의 만행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스의 비밀 경찰 게슈타포(Gestapo) 사령부 건물과 히틀러 친위대였던 SS(Schutzstaffel)의 본부로 사용됐던 건물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이 건물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크게 파괴 됐다가 전쟁 이후 철거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베를린에서 방문했던 박물관들 중에 웬지 모르게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곳이다. 모든 설명들을 다 읽을 순 없었지만 각종 전시물들과 사진들만 보아도 그 시대의 잔인성과 심각성이 피부 속까지 전달되는 듯했다.

 게슈타포 중앙사령부로 가는 주 출입로에 있던 교각의 잔해들로, 게슈타포 감옥으로 이송되는 죄수들의 호송차량들은 모두 이 '동문'을 통과했다고 한다.
 게슈타포 중앙사령부로 가는 주 출입로에 있던 교각의 잔해들로, 게슈타포 감옥으로 이송되는 죄수들의 호송차량들은 모두 이 '동문'을 통과했다고 한다.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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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1층, 지하 1층으로 이뤄져 있는 야외 전시장 옆 현대식 건물 내의 별도 전시관엔 단체 관람을 온 학생들이 꽤 많았는데, 몇몇은 선생님의 설명을 경청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무관심한 듯 따분한 표정이 다분했다. 사실 지금 한국의 청소년 세대가 한국전쟁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만큼, 그들 또한 아주 오래된 비극의 역사에 대한 느낌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별도 전시관 내부
 별도 전시관 내부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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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진들 중 유독 내 시선을 끈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독일인 여성과 폴란드계 유태인 남성이 정을 통하다 발칵돼 처벌받는 장면인데, 저들이 들고 있는 팻말에 써 있는 독일어를 스마트폰으로 더듬더듬 번역을 해 보니, 여성의 팻말엔 '나는 폴란드인과 접촉했습니다'라고 쓰여 있고 남성의 팻말엔 '나는 이(異)종/별종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사진 설명엔 둘이 정을 통한 죄로 저런 모욕을 당했다고 쓰여 있는데 과연 저렇게 공개적으로 망신만 주고 만 것인지 아니면 혹 처형을 당한 건 아닌지 저 다음 장면이 몹시 궁금했다. 그곳엔 같은 '죄목'으로 삭발을 당하고 있는 다른 여성들의 사진도 있었는데, 물론 저 때엔 이보다 더 참혹하고 비극적인 일들이 많았지만 난 어쩐지 한참동안 이 사진 앞에서 발을 떼지 못했고 덤덤히 카메라를 응시하는 저 여성의 눈빛은 귀국한 후에도 계속 뇌리에 남아 있었다.

 이들은 서로의 만남을 후회했을까?
 이들은 서로의 만남을 후회했을까?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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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츠담 광장 역 플랫폼에 붙어 있는 과거의 상처를 드러낸 한 장의 사진
 포츠담 광장 역 플랫폼에 붙어 있는 과거의 상처를 드러낸 한 장의 사진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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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시간까지 충분한 여유가 있어 어제 시간 상 대충 훑고 지나갔던 포츠담 광장(Potsdamer Platz)으로 다시 이동했다. 베를린에서 현대적인 건물들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는 이곳엔 반갑게도 '통일정'이라는 한국식 정자가 있는데, 독일 통일 25주년과 한국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2015년 세워진 것으로, 창덕궁 낙선재 '상량정'의 크기와 모양을 본따 만들어졌다고 한다.

 포츠담 광장 입구의 통일정
 포츠담 광장 입구의 통일정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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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포츠담 광장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포츠담 광장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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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몰과 극장, 국제 회의장 등이 모여 있는 소니 센터(Sony Center)의 현 소유주는 한국의 국민연금공단이라 한다.
 쇼핑몰과 극장, 국제 회의장 등이 모여 있는 소니 센터(Sony Center)의 현 소유주는 한국의 국민연금공단이라 한다.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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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휴점이라 못 들어갔던 베를린 최대 쇼핑몰이라는 '몰 오브 베를린(Mall of Berlin)'에 갔다. 일요일은 문을 닫아 조용하고 이날은 월요일이라 한산한데 그럼 과연 토요일엔 활기차고 붐비긴 할까 싶었다. 그런데 문득 베를린이 왜 이렇게 조용할까 생각해 보니 음악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법적으로 소음을 엄격히 규제하는 듯 거리는 물론 쇼핑몰에도 일체 음악이 들리지 않는다. 사실 한국에선 곳곳에서 들리는 음악소리가 시끄럽고 피곤할 때도 많기에 이런 차분한 분위기가 나쁘진 않지만 한편으론 어쩐지 심심하기도 하다.

 몰 오브 베를린(Mall of Berlin)
 몰 오브 베를린(Mall of Berlin)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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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의 강국답게 쇼핑몰 내에 여러 축구팀의 팬 숍들이 있다.
 축구의 강국답게 쇼핑몰 내에 여러 축구팀의 팬 숍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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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40일 간의 유럽여행 대장정의 마지막 관광을 마친 후 밤 9시 50분 발 비행기를 타기 위해 테겔 공항(Flughafen Berlin-Tegel )으로 향했다. 아부다비를 거쳐 이틀 후에 한국 땅에 도착한다는 사실이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은 채 그저 유럽에 덤덤히 작별인사를 고했다.

덧붙이는 글 | 추후 http://arinalife.tistory.com/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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