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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책'에 빠졌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블로깅에 중독된 시절이 있었다. 블로그에 새로운 글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고 서평을 남겼다. 책은 혼자 읽는 거라고 생각했다. 타인의 리뷰를 찾아 읽기는 하지만 역시 개인의 홀로서기 영역이라 생각했다.

한 회사를 오래 다녔다. 20년이 넘었다. 집과 회사만 오가는 쳇바퀴가 무료해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싶었다. 사내 동호회를 기웃거렸다. 책을 제외하고는 딱히 취미도 관심 가는 것도 없었다. '독서', '책'이란 단어로 검색하니 유일하게 한 군데가 나왔다. '행복한 책읽기' 동호회(아래 행책). 무엇이든 새롭게 하는 일은 내게 도전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책이 답이다> 표지 사진
 <책이 답이다> 표지 사진
ⓒ 책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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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은 그나마 적은 용기로도 가능하다. 사내 커뮤니티에 바로 가입했다. 회원가입은 했지만, 활동은 하지 않는 유령회원이었다.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눈팅만 했다. 은둔회원으로 2년인가를 보내고 어느 날, 한 게시물을 봤다. '최준영 작가와 함께하는 책고집 회원모집'.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8주간 멘토에게 코칭을 받는 교육이었다.

블로깅을 하면서 내 글에 대해 객관적인 위치를 가늠하기 힘들었던 나는 한번쯤 전문가의 조언이 듣고 싶었다. 그 마음은 접수 마감일이 가까울수록 더 강렬해져 갔다. 그러나 망설였다. 이전에 다른 동호회 활동도 전무했고, 낯선 이와의 만남은 자꾸 나를 주저앉혔다. 회사 생활 경력이 쌓여도 낯가림은 여전했다. 하루 하고 반나절을 '하자, 말자' 고민하다 결국 마감 당일에 신청 접수를 했다.

그렇게 동종성 작가와 처음 만났다. 행책 회원이었지만 책고집으로 인연을 맺었다. 책고집 식구들은 대부분 행책 회원이기도 해서 책고집을 시작으로 행책 활동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다. 행책 모임, 책고집을 함께 하며 가까이서 지켜본 동종성 작가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었다. 실천과 추진력 또한 뛰어난 사람이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감탄 하는 사이 벌써 사람을 모집하고 있었고, 어느 순간 사진으로 결과물이 올라왔다. 회사 업무를 하면서 어떻게 저 많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을까 매번 감탄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처럼 사람을 끌어 모으고 선봉에 서서 분위기를 리드하며 재미있는 일을 기획하고 실천해가고 있었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건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행운아다. 가까이서 긍정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서다. <책이 답이다>에는 그런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에 소개된 소그룹만 해도 다양하다.

동차장(우리끼리는 '동차장님' 혹은 '공장장님'이라 부른다)을 중심으로 여러 그룹이 존재한다. 단군, 책고집, 행책, 봉사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책을 매개로 만났지만, 책에서 배운 것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실현되고 있다. 저자는 창의, 성장, 실천, 나눔, 소통 그리고 책을 쓰고 싶다는 오랜 꿈까지 하나씩 이뤄내고 있다. 책이 답이 될 수 있는 좋은 행동 사례라 생각된다.

동호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책은 혼자 읽으며 홀로서기 하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바뀌었다. 타인의 리뷰를 찾아 읽는 일은 혼자 아무 때나 편한 시간에 할 수 있는 작업이지만 외로웠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내가 발견하지 못한 해석의 다양성을 상대의 음성으로 직접 듣는 것과는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독서토론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은 즐거운 배움이다. 한 달에 한번 정해진 책을 읽고 독서 토론하는 것도 좋고, 매주 한번씩 각자 읽은 책을 소개하며 느낀 점을 공유하는 시간도 즐겁다. 읽고 싶고, 읽어야 할 책이 계속 쌓이지만 함께 읽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예전에 혼자 읽을 때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국한되어 한쪽으로 치우친 독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 오류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읽고 있다. 예전을 생각하면 작은 우물 안에서 헤엄치며 우물이 세계인양 착각하는 내가 그려진다.

이 책을 통해서는 타인의 독서방법을 엿볼 수 있고, 함께 읽으며 소통하는 독서에 대해 알게 되며, 독서를 통한 다양한 활동사례를 경험할 수 있다. 독서동호회를 운영해온 비밀 노하우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책이 답이다 - 직장인의 실용 독서

동종성 지음, 타래(2017)


태그:#책이 답이다, #동종성, #책고집, #직장인의 독서, #함께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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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을 꿈꾸지만, 매번 바른생활의 삶.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다. 하고 싶은게 뭔가는 아직도 찾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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