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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강행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강행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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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주민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연설에서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루냐 지역은 현지시각으로 1일 오전 9시(한국시각 오후 4시) 분리독립 여부를 결정할 주민투표를 시작한다. 투표용지에는 '카탈루냐가 공화국 형태의 독립국가가 되기를 원하십니까'라는 질문만 있으며 '예' 혹은 '아니오'로 답할 수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하는 카탈루냐는 스페인 영토의 6%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부유한 지역이다. 그러나 스페인과 문화·역사·언어가 다르다는 인식이 강하다.

또한 스페인 중앙정부에 막대한 세금을 내며 전체 예산의 19%를 책임지고 있지만 정작 예산 지원은 9.5%에 불과해 피해의식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스페인에서 분리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부유한 독립국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카탈루냐는 2014년 분리독립을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를 치른 결과 찬성표가 81%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성과 반대 둘 다 40%대로 팽팽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총력 저지에 나섰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주민투표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했으며, 만약 카탈루냐가 독립을 원한다면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카탈루냐가 강행하려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런 방식의 투표는 독주자들이나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스페인 '투표소 폐쇄령' vs 카탈루냐 '투표소 점거'
유권자들이 투표소 앞에 길게 줄서있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 열기를 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유권자들이 투표소 앞에 길게 줄서있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 열기를 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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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중앙정부는 주민투표가 치러질 모든 투표소에 폐쇄령을 발동했고, 경찰을 동원해 전체 2315개 투표소 가운데 1300여개를 통제하는 등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투표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수도 마드리드 도심에서는 주민투표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스페인 국기를 흔들며 "국가의 결속이 중요하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카탈루냐도 맞대응에 나섰다.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텐트와 침낭 등을 가지고 와서 경찰이 통제하지 않는 투표소에서 밤을 지새고 식사도 하면서 선제 점거에 나선 것이다.

투표소를 점거한 한 주민은 "우리는 그동안 많은 장애물을 극복했으며, 더 이상 극복하지 못할 것은 없다"라며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주민들도 이날 투표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투표소 앞으로 모여들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다만 투표소를 점거한 분리독립 지지자들은 만약 경찰과 충돌하더라도 거칠게 대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주민투표 결과가 찬성이 나오면 48시간 안에 독립을 선포하고 국경을 통제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어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그:#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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