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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OST '지금 이 순간'이 빈집에 울려 퍼졌다. 노래가 끝난 후 사람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인천에 있는 용일자유시장 2층의 작은 공간 내 콘서트였지만 가수의 울림은 극장 못 지 않게 꽉 차 있었다. 풍성한 울림이 인적이 드문 빈집에 울려퍼졌다.

지난 9월 30일 오후 5시부터 6시 30분까지 인천광역시 남구 용현동 소재 용일자유시장 2층 공유공간 팩토리얼에서 음악봉사모임 '봄에게' 주관 하에 '사연 있는 너에게'라는 주제로 콘서트가 펼쳐졌다.

이날 봉사단에 속한 더블제이, 지구와달 등 2명의 가수가 사연에 응모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곡을 불러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용일자유시장 입구.
 용일자유시장 입구.
ⓒ 이주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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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게'가 공유공간 팩토리얼에 빈집 콘서트를 주관했지만 사실 숨은 공신은 따로 있었다. 이 콘서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재학생 4명이 열심히 발로 뛰어서 기획됐다. 지난 2월께 이들은 '살어리랏다'라는 팀을 꾸렸다. 팀원들은 빈집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해 손을 잡은 학우들이었다.
 주택 유형별 빈집.(자료=통계청)
 주택 유형별 빈집.(자료=통계청)
ⓒ 이주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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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 방식 집계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월 1일 기준으로 빈집은 112만호로 전년(106만9000호) 대비 5만1000호가 증가했다. 아파트 빈집이 58만호로 가장 많고 단독주택은 27만8000호다.

이로 인해 향후 더 많은 수의 빈집이 생길 것이라는 예측과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전찬혁 살어리랏다 팀장은 "인천에 오래전부터 살아왔는데 점점 늘어나는 빈집을 다시 한번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정현 살어리릿다 팀원은 "내 고향 청주에도 빈집이 많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 주도성 살어리랏다 팀원은 공연을 보러 와준 청중들에게 "우리가 늘어나는 빈집을 어떻게 하면 새로운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며 "팀원들이 발로 뛰면서 이와 관련된 공부를 많이 했고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유공간 팩토리얼에서 뮤지컬 배우겸 가수 더블제이가 노래를 부른 후 관객에게 환호성을 받고 있다.
 공유공간 팩토리얼에서 뮤지컬 배우겸 가수 더블제이가 노래를 부른 후 관객에게 환호성을 받고 있다.
ⓒ 이주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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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의 콘서트는 끝이 났지만 그 준비과정은 대단히 오래 걸렸단다. 이들은 고민했다. 단순히 논문, 서적, 기사로 빈집의 문제와 개선 사례를 접하기보다 실제로 국내외 탐방을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단다.

그러기 위해서 자금지원이 절실했다. 때마침 'LG글로벌챌린저' 공모전을 접수 중이었다. LG글로벌챌린저는 대학생들이 보다 넓은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 사회적 공헌(CSR)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될 수 있다는 확신으로 공모전에 과감히 지원했다. '살어리랏다'는 공모전 심사위원으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아 금액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실현해 나갔다.

빈집의 꿈을 찾기위해 일본으로

이들은 지난 6월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 기간 '빈집의 꿈'을 찾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 14일간 있으면서 이들은 많은 것을 느꼈단다. 먼저 빈집에 관련한 한국의 문제인식과 개선방안이 매우 열악했단다. 그들이 꼽은 건 ▲법률 및 정책의 미비함 ▲데이터베이스 부재 ▲다양한 재생 및 활용방안의 부재 ▲활용에 대한 인식의 부재와 재생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4가지다.

살어리랏다는 "'법률 및 정책의 미비함'에서는 진집을 분류하는 안전 기준이 부재하며 빈집정비를 위한 체계적인 제도가 부족하다"며 "데이터베이스 부재에서는 구체적인 빈집 데이터베이스가 부재하고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지자별로 상이해 혼선을 자주 빚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재생 및 활용방안이 부재에서는 민간주도가 아닌 관주도의 빈집 활용 정책이 주를 이루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재생 및 활용방안이 부족하다"며 "활용에 대한 인식의 부재와 재생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는 빈집을 지역자원으로 보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본의 현황은 우리나라와 사뭇 달랐단다. 일본은 빈집을 안전기준에 따라 나누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며 빈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빈집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집한단다. 또한 관 중심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관과 함께 빈집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한단다. 이외에도 다양한 캠페인과 활동을 통해 빈집 인식 개선 활동은 진행하고 있단다. 한국과는 정 반대인 상황인 것이다.

일본탐방 결과에 대해서 살어리랏다는 "빈집은 저출산 · 고령화 기조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와 사회의 발전으로 인한 주택의 초과공급이 만들어낸 복잡한 사회문제들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빈집개선이 성공적으로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빈집은행 시범사례가 필요했다. 빈집은행 도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시범지역 운영을 통해 확실히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살어리랏다 팀은 인천광역시 남구 문치국 주무관에게 빈집은행 시범지역을 제안했다.

이 제안을 승낙한 남구청 측에서 찾은 곳이 공유공간팩토리얼이었다. 이에 남구청은 백지훤 공유공간팩토리얼 대표에게 제안하고 백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살어리랏다는 봉사단 '봄에게'와 교류해 팩토리얼로 끌어들였고 이로써 작지만 아름다움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지난 7개월간 이들은 우리나라의 빈집문제 해결을 위한 '현답(賢答)'을 찾기 위해 발벗고 뛰어다녔다. 이 과정에서 25개의 기관과 42명의 사람들이 도움을 줬고 무수히 많은 자료들에 파묻혀 지냈단다. 그렇게 공부를 하고 탐방을 진행하면서 어렵고 힘든 적도 많았지만 이 과정에서 '빈집의 가치'를 느꼈다고 살어리랏다는 밝혔다. 그들은 단순히 자료로 접했던 것보다 빈집이 훨씬 더 큰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 팀장은 "앞으로 우리 모두가 빈집을 자원으로 인식하고 다가오는 우리나라의 빈집쇼크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무한한 가치를 가진 빈집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닌 '재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를 하나의 답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안 되는 것은 없다. 우리의 작은 한 걸음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바랐다.

 주도성(맨 왼쪽), 이재선, 박정현, 전찬혁 '살어리랏다' 팀원들이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공연 성료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도성(맨 왼쪽), 이재선, 박정현, 전찬혁 '살어리랏다' 팀원들이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공연 성료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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