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관련 사진.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포스터. ⓒ 소니픽쳐스


복제 인간과 인간의 공존, 그 사이에 존재하는 정체모를 불안감. 1982년에 등장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작품 자체로도 수작이었지만 공상과학, 나아가 인간을 조망하는 리들리 스콧 감독 특유의 철학이 잘 녹은 작품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등 여러 인조인간 SF 물에 이 작품이 영향을 끼친 건 이제 유명한 일화다.

하나의 교본처럼 남았던 이 작품의 속편이 35년 만에 등장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9일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에 선 공개 된 <블레이드 러너 2049>(아래 <블레이드 러너2>)는 과연 전작에 비해 진보했을까 아니면 퇴보했을까.

거장들의 총망라

전작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았고, <시키라오: 암살자의 도시>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주목하는 감독으로 떠오른 드니 빌뇌브, 그리고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등이 이번 영화로 만났다. 영화 팬이라면 그 내용을 떠나 스태프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볼 요인이 생긴다.

<블레이드 러너2>에선 리플리컨트(복제인간)와 이들을 쫓는 블레이드 러너 K(라이언 고슬링)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복제인간을 제거해야만 하는 블레이드 러너는 자신에게 임무를 주는 경찰 조직과 복제인간들의 세상을 꿈꾸는 CEO 니안더 월레스(자레드 레토) 등을 거치며 자신의 본 모습을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관련 사진.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한 장면. ⓒ 소니픽쳐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묻는다. '당신은 진짜인가?' 이 질문 하나로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의 주제의식을 설명할 수 있겠다. 신화의 시대를 넘어 이젠 인간 스스로 신의 반열에 오르려는 첨단 과학 시대에서 각 개인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낌과 동시에 상대를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K의 임무는 성공적일까? 영화는 과거 기억의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하는 K에 30년 전 블레이드 러너로 활동한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중후반 부에 등장시키며 본격적인 주제의식으로 도약한다.

이야기와 정서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즉 인간의 존재 의미를 묻는 건 변함없지만 어쨌거나 이야기의 구조가 정서의 일치 등 영화적 미덕 또한 챙겨야 했다. 사실 이 부분이 더 중요한 관객이라면 <블레이드 러너2>는 아쉽게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K가 혼란스러워 하는 주요 이유가 바로 데커드와 관련이 돼 있는데 '복제 인간'이라는 키워드를 쫓다가 어느 순간 K 개인의 내면 갈등과 반전이 포함된 서사 구조 사이에서 틈이 보인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관련 사진.

ⓒ 소니픽쳐스


그러니까 K가 자신의 과거를 추적해 가면서 만나는 여러 인물들이 핵심인데 감독의 의도였겠지만 영화 말미에 던지려는 반전 때문에 각 인물들의 이야기와 감정선이 다소 흐트러진다. 이건 아마도 상당히 긴 영화의 러닝타임(163분) 탓일 수도 있겠다.

이걸 제외한 다른 영화적 요소를 따졌을 때 <블레이드 러너2>가 이룩한 성과는 꽤 놀랍다. 홀로그램 캐릭터와 3D 광고판의 활용으로 근 미래의 LA를 신비롭게 재현했으며, 주요 장면 곳곳에 배치된 한스 짐머의 음악은 이야기와 별개로 그 자체로 완성도가 높다. 충분히 눈과 귀가 즐겁다. 약점이 분명하지만 결코 유혹을 피하기 어려운 작품이 될 것이다.

한 줄 평: 근미래를 조망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평점 : ★★★☆(3.5/5)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관련 정보
 제작 : 리들리 스콧
연출 : 드니 빌뇌브
수입 및 배급 : 소니픽쳐스
출연 :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아나 디 아르마스, 실비아 혹스, 자레드 레토 등
러닝타임 : 163분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북미개봉 : 2017년 10월 6일
국내개봉 : 2017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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