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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인파로 가득한 모습.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인파로 가득한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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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에 다니는 이아무개(38) 과장은 올해 추석 상여금으로 한달치 월급분을 받았다. 30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이 들어오면서, 이 과장의 추석 계획은 한결 여유로워졌다. 추석 때 부모님과 장인·장모님에게 5만 원권 두둑히 넣어 드리고, 어린 친척 자녀들에게도 한껏 인심을 쓸 예정이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생일을 맞는 7살짜리 아들에게는 그동안 갖고 싶어 했던 30만 원짜리 고급 자전거를 선물하고, 스테이크집에서 가족 외식도 할 예정이다. "그러고도 남는 돈은 목돈 마련을 위해 저축할 예정"이라는 게 이 과장의 말이다.

대기업 노동자 추석 평균 상여금 149만 원, 전년보다 5만 원 증가

이 과장 같은 대기업 노동자들은 이번 추석에 대체로 넉넉한 상여금을 받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408개 기업을 상대로 추석연휴와 상여금 실태를 설문한 결과, 3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 1인당 평균 상여금은 149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4만4000원보다 5만2000원 증가한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심아무개(37)씨는 추석 연휴가 그리 달갑지 않다. 회사는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추석 선물로 식용유 3통만 심씨에게 전했다. 추석을 맞아 제사도 지내고, 친척 일가를 돌면서 인사도 해야 하는데, '돈'이 고민거리다. 빈손으로 친척집을 방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할 수 없이 심씨는 몇 몇 친척들에게는 이번 추석 때는 못 볼 것 같다고 전화를 돌렸다. 심씨는 "추석이 길어서 상여금이 조금이라도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쉽다"면서 "이번에 찾아뵙지 못한 친척분들은 다음 명절 때나 찾아뵈어야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심씨처럼 추석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 노동자는 10명 중 3명꼴이다. 경총 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기업 중 70.9%가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300인 미만 기업의 평균 상여금은 95만8000원으로 대기업 상여금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노동자, 상여금도 적고, 휴가도 적고

추석 상여금 뿐만 아니라 추석 휴무 일수도 양극화 추세다. 경총 조사 결과, 임시공휴일인 10월 2일과 대체공휴일인 10월 6일을 모두 쉬는 기업은 68.1%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체와 임시 공휴일을 모두 쉬는 300인 이상 대기업은 89.3%에 달했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63.4%에 불과했다.

이러다보니 평균 휴일 일수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났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추석기간 평균 휴무일수는 9.7일로 조사됐지만,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휴무일수는 8.3일에 불과했다. 대기업 노동자가 중소기업 노동자보다 약 1.5일을 더 쉬는 꼴이다.

조성제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은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가 추석 상여금과 휴일 등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중소기업 노동자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임금 지불 능력의 차이에 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 격차를 줄일 방법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중소기업 노동자의 평균 휴무일수가 적은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장기적인 목표 아래, 중소기업이 스스로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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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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