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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몰랐습니다. 연꽃송이처럼 생겼고, 영어로 표기할 때는 'lotus lantern(연, 연꽃등)'이라고 하고 있어 당연히 연꽃 연(蓮)자를 쓰는 연등(蓮燈)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등을 한자로 쓸 때는 연꽃 연(蓮)자를 쓰는 연등(蓮燈)으로 쓰는 게 아니라 '사를 연(燃)' 자를 써 연등(燃燈)이라고 쓰는 게 맞는 거라고 합니다.

이따금 갸웃거리긴 했지만 이것 역시 정확하게는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절에 있는 전각에는 그냥 대웅전(大雄殿), 극락전(極樂殿), 원통전(圓通殿)이라고 써진 편액이 달려 있는데 또 다른 어떤 절에서는 '보(寶)'자 한 글자가 더 들어간 '대웅보전(大雄寶殿)', 극락보전(極樂寶殿), 원통보전(圓通寶殿)이라고 써진 편액이 달려 있었습니다.

어떤 때를 대웅전(大雄殿)이라하고 어떤 때를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고 하는지, 보(寶)자가 들어갈 때와, 보(寶)자가 들어가지 않음으로 존재할 차이까지는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절엘 다니다보면 눈에 보이고, 귀로 들리는 것들 중에도 궁금한 것이 한둘 아니지만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것들 중에도 궁금투성이인 것들이 수두룩합니다. 

불교가 궁금한 이들에게 전하는 속 시원한 해답 33

<불교는 왜 그래?> / 지은이 장웅연 / 그린이 최밈밈 / 펴낸곳 담앤북스 / 2017년 10월 4일 / 값 14,000원
 <불교는 왜 그래?> / 지은이 장웅연 / 그린이 최밈밈 / 펴낸곳 담앤북스 / 2017년 10월 4일 / 값 14,0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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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왜 그래?>(지은이 장웅연, 그린이 최밈밈, 펴낸곳 담앤북스)는 불교를 믿는 불자들은 물론 불자가 아닐지라도 절을 구경하거나 불교를 배경으로 하는 글을 읽으며 대표적으로 가질 수 있는 궁금증들을 33가지로 추려 속 시원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내용입니다. 

불교를 오래 공부한 사람도, 우연히 불교를 접하게 되는 사람도 이래저래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한둘 아닐 겁니다. 불교에서는 죄를 지으면 지옥으로 간다고 하는데 '최악의 지옥은 어딘지?', '최고위 극락은 어딘지?', '어떻게 살면 지옥으로 가고, 어떻게 살면 극락으로 가는지?', '일주문에는 문이 없던데 왜 없는지?', '스님들에게도 계급이 있는지?'

'동짓날 절엘 가면 팥죽을 주던데 왜 주는지?', '북한에도 스님이 있다고 하던데 북한 스님들도 우리나라 스님들과 똑같은지?', '동성애에 대한 부처님의 생각은 어떠 했는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처럼 누구나 알듯하지만 막상 물으면 똑 부러지게 답해주는 이를 찾기가 어려운 것들을 가지런히 정리해가며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삼존불이 자리한 법당에는 결국 보살을 넘어 최상의 등위에 오른 부처님이 세 분이나 있는 셈이다. 이런 대웅전은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 한층 존칭한다.' - <불교 왜 그래?> 55쪽

"'대웅전'과 '대웅보전'은 다른 법당인가?"에 대한 설명 중 일부다. 어느 절이나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대웅전을 들여다보면 석가모니 부처님 한 분만 덩그러니 모셔져 있지 않고 양 옆으로 협시불이라고 하는 불상이 더 있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 양옆으로 모신 협시불이 문수보살이나 보현보살처럼 보살이면 '대웅전'이라하고, 아미타부처님이나 약사여래부처님처럼 여타의 부처님을 협시불로 모시고 있으면 이를 '대웅보전'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처를 신(神)이라고 한다면 보살은 초인(超人) 정도로 설명할 수 있으니 석가모니부처님 양옆에 초인정도인 보살을 협시불로 모신 전각이면 '대웅전', 신이라 할 수 있는 여타부처님을 협시불로 모시고 있으면 '대웅보전'이라고 한다는 설명입니다.

책에서는 이렇듯 눈에 보여서 궁금해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겉으로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원초적으로 궁금해 할 수 있는 것들, '부처님오신 날 연등을 다는 이유', '절에서는 음력을 쇠는 까닭',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뜻, '참나' 등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생뿐 아니라 불교와 절도 아는 만큼 보이게 마련입니다. 모르고 대하는 불교는 마냥 어렵기만 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고 둘러보는 절은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는 관광지 정도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 <불교는 왜 그래?>를 일독하고 나면 모르고 있던 불교가 성큼 이해되고,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던 의미와 상징을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영근 밤톨을 줍듯 하나둘 챙겨가며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찾아가던 절에서 챙길 수 있었던 것들이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캄캄한 관심이라면,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찾아가는 절에서 챙기게 되는 의미는 알록달록한 단청빛깔을 넘어서는 값진 지혜일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불교는 왜 그래?> / 지은이 장웅연 / 그린이 최밈밈 / 펴낸곳 담앤북스 / 2017년 10월 4일 / 값 14,000원



불교는 왜 그래? - 불교가 궁금한 이들에게 전하는 속 시원한 해답 33

장웅연 지음, 최밈밈 그림, 담앤북스(2017)


태그:#솔직히 몰랐습니다. 연꽃송이처럼 생겼고, , #장웅연, #최밈밈,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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