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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은 이제까지 딱 하루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요로결석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복통증세인줄 알고 미련하게 한달을 고통과 싸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요로결석이었고 전문병원에서 쉽게 치료가 되었다. 혼자 지레짐작 하지않고 일찌감치 병원을 찾았다면 극심한 고통을 오랫동안 겪지않아도 됐다.
 총각은 이제까지 딱 하루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요로결석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복통증세인줄 알고 미련하게 한달을 고통과 싸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요로결석이었고 전문병원에서 쉽게 치료가 되었다. 혼자 지레짐작 하지않고 일찌감치 병원을 찾았다면 극심한 고통을 오랫동안 겪지않아도 됐다.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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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때론 자신의 몸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 어디가 아프면 왜 아픈 것인지, 무엇 때문에 아프게 된 것인지 잘 생각하지 않을 때가 많다. 당장 아픔만 사라지면 되는지라 때로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곳만 건드리다가 더 악화하거나 만성이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총각도 그랬다. 지금도 딱히 건강을 잘 챙기는 편은 아니지만, 워낙 건강에 대해 자신이 있다가 조금씩 아픈 곳이 생겨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러다 깨닫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사람의 몸은 정교하게 연결되어있다는 점이다. 팔이 아프면 그 부위에만 파스를 붙일 게 아니라 다른 곳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 총각은 일주일에 한 번씩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어깨가 심하게 뭉치고 허리(등)가 자꾸 아팠기 때문이다. 파스를 붙여도 별반 효과가 없었던지라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한 후 약까지 처방받아 먹어야 그나마 살 것 같았다.

허리통증 같은 부분은 원인을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다지 무리한 것도 없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자꾸 아팠기 때문이다. 나름 뼈와 근육 상태만큼은 좋다고 생각했던 터인지라 새삼 슬펐다.

그러던 중 총각은 드디어 허리통증의 원인을 찾았다. 다름 아닌 위궤양이었다. 불규칙한 식습관 때문에 위장병이 생겼고 그로 인해 허리 부분까지 통증이 느껴졌다. 정확히 말하면 허리가 아픈 게 아니라 근처에 통증이 느껴진 것을 총각이 착각했다고 할 수 있다. 놀라운 인체의 신비(?)가 아닐 수 없었다. 위장병 약을 먹고 치료가 되어가면서 허리통증도 자연스레 사라져갔다. 문제의 원인은 전혀 딴 곳에 있는데 그동안 엉뚱한 치료만 받고 있었다.

그제야 총각은 알았다. 아픈 곳이 있으면 그곳만 둘러볼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깨 뭉침도 장이 안 좋을 때 같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장에 신경을 쓰고 스트레칭도 자주 하자 10여 년 넘게 총각을 괴롭혔던 어깨뭉침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이러한 신체의 연결 현상에 대해 느끼게 되자 다른 곳을 치료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총각은 얼굴 쪽에 유독 열이 많은 편인데 그로 인해 홍조를 띨 때가 많았다. 이럴 경우 반신욕이 큰 도움이 됐다. 하반신을 뜨겁게 해주자 열이 아래로 내려갔고 자연스레 혈액순환이 되면서 붉은 얼굴도 서서히 하얗게 돌아갔다.

무릎이 갑자기 아픈 적도 있었다. 그때도 총각은 생각했다. '딱히 무릎을 혹사하지 않았는데 다른 곳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역시나 그랬다. 마사지 선생님께 물어보니 신체 밸런스가 맞지 않을 때 그런 현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누워서 발목을 서로 쳐주는 동작 등 몇 가지를 알려줬는데 그대로 매일매일 따라 하자 무릎 통증은 곧 사라져갔다.

그때 총각은 생각했다. 무엇인가를 바꾸고 건강을 챙기고 싶다면 나의 습성이나 몸 상태를 잘 알고 거기에 맞춰 멀리 봐야겠다고.

천릿길도 한걸음! 현재의 자신을 알고 운동을 시작하자

현재의 총각에게는 운동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일부러 다이어트도 하려 애쓰지 말고 먹던 것 그대로 먹고, 하던 것 그대로 하고... 괜스레 변화를 주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흘러갈 생각이다. 일상에서 달라지는 것은 딱 하나 헬스장 나들이(?)라는 옵션이 추가됐다는 것뿐이다.

일단 총각은 매일 나가서 3개월만 채우자는 1차 목표를 세웠다. 운동 같은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채 목욕을 하러 간다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그동안 월권을 끊어서 목욕탕을 나갔던지라 다른 곳으로 옮긴 것뿐이다. 목욕을 하러 갔다가 한쪽에 운동기구가 보여서 내키는 대로 몇 번씩 움직여보고 조금이라도 땀이 났다 싶으면 미련 없이 샤워실로 들어간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고? 총각 스스로 헬스를 오래 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자신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 열정도 해본 사람이 끓는다. 운동이 낯설거나 오랫동안 하지 않은 사람은 잠깐의 의지를 바탕으로 열정을 보였다가 이내 익숙지 않은 힘겨움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총각도 몇 차례 그러한 경험이 있다.

헬스장은 일단 나가는게 우선이다. 나가기만하면 무수한 운동기구와 운동하는 사람들 틈속에서 자연스레 운동을 하게된다. 운동을 오랫동안 쉰 총각입장에서는 운동과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다.
 헬스장은 일단 나가는게 우선이다. 나가기만하면 무수한 운동기구와 운동하는 사람들 틈속에서 자연스레 운동을 하게된다. 운동을 오랫동안 쉰 총각입장에서는 운동과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다.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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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총각은 목표를 아주 단순화시켰다. 일단 3개월 정액권을 끊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3개월을 흘려보내면 된다. 다이어트? 근육질 몸? 아이고, 앓느니 죽는다. 총각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앞서 언급한 데로 생활에 변화 같은 것은 딱히 주지 않을 것이다. 식단관리도 물론 여전히 남의 얘기다. 야근 후 퇴근길에 들려서 편의점에서 종종 사 먹던 삼각김밥이나 도시락도 끊을 생각이 없다. 그냥 먹던 데로 하던 데로 쭉 가면 된다.

살을 빼고 몸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는 것 아니냐고? 아니다. 그럴 것이면 총각이 왜 운동을 시작했겠는가. 총각도 달라지고 싶다. 하지만 그런 상상 수준의 기대는 일단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 열심히 운동해서 달라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세상사 살다 보니 익숙지 않은 것에는 큰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운동 열정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큰 부담이다. 며칠 심하게 하고 나면 어느새 열정은 사라지고 "오늘은 쉴까?"라는 유혹부터 밀려온다. 운동이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유혹과 먼저 싸워야 한다. 운동이 낯선 육체와 마음은 쉴 새 없이 '힘들다'는 신호만 보낸다. 그러다 보면 억지로 운동을 하더라도 곤혹스럽기만 하다. 어느새 운동이 아닌 고문이 되는 것이다.

아줌마들을 따라서 요가를 잠깐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그랬다. 당시 요가를 선택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집에서 가까웠기 때문이다. 걸어서 잠깐이면 가는 거리인지라 일부러 찾아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격한 운동보다 힘도 덜 들 것이라는 생각도 한몫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요가는 절대 만만치 않았다. 스파르타식 훈련법을 가지고 있던 선생님은 시간 내내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남자가 힘든 동작도 많았다. 두시간을 무사히 채우면 온몸은 땀으로 범벅됐다.

결국, 잠깐의 흥미는 고문(?)으로 바뀌었고 총각은 어떻게든 수업을 빠질 구실만 찾았다. 당시에는 일이 바빠서 혹은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서 등 이유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충분히 요가수업을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만약 진짜 요가에 푹 빠져있고 흥미를 느꼈다면 어떻게든 틈을 내서 운동하고 다른 일을 봤을 것이다. 모든 것이 핑계였다.

때문에 총각의 이번 헬스장 목표는 3개월을 개근하는 것이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도 좋다. 신체에 변화가 없어도 좋다. 무조건 3개월을 다녀볼 생각이다. 때문에 다른 기타 생활은 전혀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늘 하던 것처럼 생활 리듬을 가져가고 거기에 은근슬쩍 헬스장 일과만 끼워 넣으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적응하기를 바라는 바램에서이다. 그리고 3개월을 채우고 나면 살짝만 변화를 줘서 다시 3개월을 갈 생각이다. 운동이 너무 낯설고 힘든 총각의 몸과 마음을 꾸짖기보다는 살살 달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아직 총각의 의지는 단거리는 몰라도 장거리가 너무 낯설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다. 아주 가벼운 정도로 운동을 하며 개수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그런데도 퇴근 후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헬스장을 가는 것이 귀찮을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스스로 되뇐다. "자 심심한데 헬스장이나 놀러 가볼까..."

일단 나가는 것이 문제지 막상 헬스장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동기부여는 된다. 총각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몸이 좋은 사람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투지까지는 아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어느새 나도 조금씩 따라 하고 있다. 이래서 도서관도 그렇고 혼자 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나 보다.

자 버티어 보자 총각아. 3개월 가볍게 놀고, 3개월 후에는 놀이를 바꿔서 다시 놀아보자. 오늘도 총각은 헬스장을 놀러 다니고 있다.


태그:#자신의 몸, #건강, #인체의 신비, #멀리보기,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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