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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목표가 되는 기사를 포착하면 운영대장이 대량 문자 전송시스템을 이용하여 임의의 번호로 위장, 각 요원의 작전폰에 '건강 뉴스 시청하세요' 등의 메시지를 전송한다. 그러면 각 요원들은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해당 기사를 확인하고 댓글 작업 등을 하고, 블로그, 트위터 등에 글을 게시한 후 그 결과를 인터넷 카페에 보고하는 것이다."

이철희 의원이 'C-심리전 대응활동 지침(v1.1)'이란 제목의 '사이버 사령부 심리전단 요원의 업무 매뉴얼'을 종합·요약한 내용이다.

이 의원은 이 매뉴얼을 27일 공개하면서 "이 지침은 사이버사령부의 530심리전단 요원들이 어떻게 인터넷 공간에서 활동할지에 대해 매우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일종의 업무 매뉴얼인 셈이"이라고 소개했다.

'적'을 자의적으로 색출할 수 있는 규정들

고건 전 총리가 쓴 책 들고나온 이철희 의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고건 전 총리가 쓴 책을 들어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25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고건 전 총리가 쓴 책을 들어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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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두 가지를 짚었다. 하나는 "사이버사 댓글 요원들이 매우 치밀하게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조직적이고 기계적으로 활동했다"는 점, 또 하나는 "대응 지시가 장관으로부터 내려졌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다"는 것.

이 의원이 짚은 바가 사실인지 15페이지 분량의 업무 지침을 들여다봤다. 그의 말대로 꼼꼼했고 치밀했다. 하지만, 정작 '적'은 모호했다.

우선, 이 지침은 '용어의 정의'를 통해 적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북한 정권 및 국내·외 북한 정권 비호 세력을 말한다"고 말이다. 허나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한 것을 보면 이 적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해진다.

제8조 대응 활동 분류를 보면, 국가의 목표를 비난하는 여론을 불식시키는 데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정권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면 곧바로 '적'이 되는 셈이다. 국가 목표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밖에 없으니 북한 정권을 비호하지 않더라도 적이 되기 십상이다. "국익 저해 방지를 위한 사이버 대응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는 소개 역시 '적'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규정이다.

"국군 통수권자, 국방부장관 등 군 지휘부 및 국군을 보호하기 위한 사이버 대응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는 규정 역시 과잉 대응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긴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을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따라 '적'이 될 수 있거나, 아니 이미 '적'이 됐을 수 있다.

010-7777-7777 "건강뉴스 시청하세요"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7일 공개한 'C-심리전 대응활동 지침(v1.1)' 일부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7일 공개한 'C-심리전 대응활동 지침(v1.1)' 일부
ⓒ 이철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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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적'은 모호한데 지침 자체는 매우 꼼꼼하고 치밀하다. 우선 조직 체계를 보자. 일단 530단장이 이 조직의 꼭지에 있다. 이 의원 소개에 따르면 당시 530 단장은 "1심에서 징역 2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받은 이태하 전 단장"이다. 그리고 그 아래 '대장' 3명이 등장한다. 검색 대장과 운영 대장 그리고 해외 홍보 대장.

검색 대장은 "국내 인터넷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사항을 색출하여 초기 대응 전략을 계발하여 건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검색 대장이 기획자라면 운영 대장은 '행동 대장'이다. "대응 활동 전반에 관한 임무를 수행하여, 모든 대응 활동 임무를 전파하는 책임자"다. 해외 홍보 대장은 "국외 대응 활동에 대한 결과 및 효과를 분석해서 보고해야" 한다.

활동 근거지는 인터넷 비공개 카페다. 카페 운영은 부대 내에서 하도록 하되, 필요에 따라 밖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입은 운영자 초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일정 등급 이상 승급되어야 게시물 접근이 가능하다. 반기 1회 이상 카페를 변경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으며, 외부에 노출될 경우 즉시 폐쇄하도록 하고 있다.

임무 전파는 대량 문자 전송시스템(크로샷)을 이용한다. 보안을 위해 작전용 스마트폰(C-심리전 활동을 위해 부대에서 지급한 스마트폰)으로 임무가 전송되며, 전송시 내용은 뉴스 시청 등으로, 발신 번호는 임의의 번호로 위장하여야 한다. 그 예까지 지침에 나와 있는데 이런 식이다. 010-7777-7777, "건강 뉴스 시청하세요 2."

앞서 설명을 더하면 '각하'를 욕하는 댓글이 뜨면 이런 식으로 '임무'가 하달됐던 셈이다. 그 밖의 꼼꼼한 예들을 '명령어'로 바꿔 보면 이렇다.

제6조 1항 "국방부 장관 등으로부터 지시 받은 사항에 따라"

 국정원 댓글 공작 지휘체계도
 국정원 댓글 공작 지휘체계도
ⓒ 박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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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응 활동 은폐를 위해 여러 개 계정을 이용하라.
# 일반 네티즌과 조화되게 위장하라.
# 작전용 스마트폰 사용시 Wi-Fi는 지양하라.
# 비밀번호는 매월 1회 이상 주기적으로 변경하라.
# 작전용 PC가 아닌 경우 인터넷 카페 접속 후 쿠키 및 임시 파일을 삭제하라.

벌칙도 꼼꼼하게 규정하고 있다. 대응 활동 지원금은 개인의 수행 정도에 따라 차등지급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미실시 횟수를 기준으로 2회까지는 구두 경고에 그치지만, 3회부터는 10%, 4회이면 30%, 5회 이상은 50%를 삭감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보다 더 요원들을 압박할 수 있는 것은 지침에 첨부돼 있는 서약서다. 서약서 전면에는 "대응 활동의 누설은 적을 이롭게 하는 것임을 자각하여 근무(재직) 중은 물론 전역·전출(퇴직·이직) 후에도 일체의 사항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후면에는 군사기밀보호법, 국가보안법, 형법, 군형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 관련 처벌 규정이 빼곡하게 차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꼼꼼한 규정을 만들도록 한 이가 누구인지는, 앞서 이 의원 지적처럼 지침에 분명히 드러나 있다. 제6조 1항.

"530단장은 국방부 장관, 국방정책실장, C-사령관 및 상부기관으로부터 지시 받은 사항과 자체 판단에 따라 대응 활동 여부를 결정하고 대응 활동을 지도·감독한다."

사드 부지 발표 날, 국회 나온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사드 부지 결정에 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은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방장관.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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