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정규 시즌 대역전 우승 가능성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2위 두산은 지난 27일 수원 kt 위즈전에 2-3으로 패해 1위 KIA에 1경기 차로 밀려난 바 있다. 28일 대전 경기에서 KIA가 한화 이글스에 7-4로 역전승해 KIA와 두산은 1.5경기차로 벌어졌다.

두산으로서는 최하위 kt에 석패한 26일 경기가 치명적이었다.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가 선발 등판했지만 1회말에 선제 3실점했다. 리드오프 정현에 초구에 우전 안타, 하준호에 볼넷을 내준 뒤 로하스에 초구에 1타점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박경수의 1타점 내야 땅볼로 0-2가 되었고 김동욱의 빗맞은 타구가 내야 안타 적시타가 되어 0-3으로 벌어졌다.

이후 니퍼트는 6회말을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아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산 타선이 9안타 4사사구를 묶어 2득점에 그치면서 니퍼트는 패전 투수가 되었다.

퀄리티 스타트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지원을 얻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된 니퍼트가 불운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경기 시작 직후인 1회말 3실점은 아무래도 니퍼트답지 않았다.

1위 싸움에 대한 압박감을 안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니퍼트의 부진한 출발로 중압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두산 타선은 니퍼트의 1회 3실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 두산 니퍼트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니퍼트는 14승 8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 중이다.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 승률 0.880으로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타이틀을 거머쥐며 골든글러브와 정규 시즌 MVP를 석권했던 지난해 위용과는 거리가 있다.

올해의 평균자책점 4.20은 2015년 어깨 부상으로 인해 20경기 등판(6승 5패)에 그치며 기록했던 평균자책점 5.10 다음으로 좋지 않은 기록이다.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도 0.762로 2011년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좋지 않다.

최근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0.41 피OPS 1.089로 흔들리고 있다. 26일 kt전을 제외하면 퀄리티 스타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8월 31일 광주 KIA전에서 니퍼트는 4이닝 8피안타 1피홈런 3볼넷 7실점(6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2회말부터 5회말까지 매 이닝 실점했고 5회말에는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9월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5이닝 7피안타 4볼넷 6실점, 12일 마산 NC전에 3.1이닝 11피안타 11실점으로 심각한 난조가 이어졌다. 이 2경기에서 패전 투수는 되지 않았지만 니퍼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투구였다.

17일 대구 삼성전에는 5이닝 6피안타 2피홈런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지만 이닝 소화에 아쉬움이 남았다. 5회말까지 102구를 던진 니퍼트는 6회말 시작과 함께 박치국으로 교체되었다. 니퍼트가 평소 강세를 보이던 삼성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지만 투구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2015년과 20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의 2연패의 중심에는 에이스 니퍼트가 있었다. 하지만 8월말부터 시작된 니퍼트의 부진을 감안하면 올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니퍼트에 맡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승수는 니퍼트보다 적지만 안정감이 뛰어난 장원준(13승 9패 평균자책점 3.22)이 1차전 선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니퍼트는 포스트시즌 준비를 위해 충분한 여유를 벌 수 있다. 니퍼트가 압도적인 모습을 되찾을지 여부에 두산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달려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기사: '통산 90승' 니퍼트, 리오스 넘고 '외인 최다승' 이룬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