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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9월 26일 오후 2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 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 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동원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50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지금 유엔총회 참가하는 모든 총원국 대표를 포함해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먼저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23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자신을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하자, 트위터에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김정은)의 생각을 되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대응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선전포고'라고 규정한 것으로, 이와 관련해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유엔 헌장은 개별적 회원국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는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선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더 오래가는 것은 그때 가보면 알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23일 밤부터 24일 새벽사이 미국 B-1B 랜서 전략폭격기 2대와 F-15C 전투기 4대의 북방한계선(NLL) 북쪽 동해 상 국제공역 비행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이 이미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므로, 미국 폭격기들이 영공선을 넘지 않는다 해도,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격추하겠다는 '강공'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의 근거로 내세우면서도, B-1B 랜서 전략폭격기의 NLL 북쪽 동해 상 국제공역 비행은 '선전포고'의 범주에 넣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간 발언 수위를 조절한 흔적도 엿보인다.

애초 예고했던 시각보다 50분 늦게 나타난 리 외무상은 이 성명을 발표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태그:#리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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