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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다녀왔습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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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에 교토 여행사진이 종종 올라온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교토 거리 사진을 보며 '아, 교토는 조용히 찬찬히 여행하기 좋은 곳이구나. 가고 싶다' 생각하던 차에 <태도에 관하여>의 임경선 작가가 교토에 다녀와 쓴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 읽어봤다.

이 책을 통해 교토라는 공간에 옮겨진 작가의 시선과 생각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여행 하는 듯, 여행 하지 않는 듯, 처음 가보는 동네에서 마음에 드는 카페를 우연히 찾아 들어갔을 때의 기분이라 해야 할까.

작가 스스로 "교토 덕질"이라 할 정도로 교토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여행했기 때문인지 책은 여행지에서의 흔한 풍경 묘사와는 거리가 있다.

교토가 지금의 풍경을 갖게 된 역사,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폐업 위기에 처한,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공중목욕탕(센토)을 스물네 살에 인수한 미나토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작가는 이렇게 쓴다.

"세상은 '생각만 하는 사람'과 '생각이 떠오르면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서 언급하고 주변 사람들의 참견과 만류와 의심을 모두 감당하면서도 실천까지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해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실천을 일으키는 동력이었다. 성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느꼈던 '해보고 싶다'는 감정을 소중히 보살피면서 그것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본다. 그 감정이 강하고 순수할수록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넘어서서 계획한 바를 구현해나간다."

책으로 본 교토는 전통을 중시하는 절제되고 정돈된 모습의 낯선 도시이다. 에도 시대 이전에 400년간 일본의 수도였다는데 SNS에 올라오는 여행 사진을 보면 '드라마 세트장인가?' 싶을 정도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일상과 분리된 낯설고 잔잔한 곳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토는 작가의 말처럼 "정서의 도시"가 아닌가 싶다. 나도 올해가 가기 전에 낯설고 잔잔한 곳을 찾아 짧은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졌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예담(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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