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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일상이 콘텐츠다'라는 슬로건으로 활동중인 청년 스타트업 '몬충기획'의 홍보부스
▲ 부스 '일상이 콘텐츠다'라는 슬로건으로 활동중인 청년 스타트업 '몬충기획'의 홍보부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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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23일 강원도 원주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는 전국의 청년 단체들이 모인 '청년쾌락 페스티벌'이 열렸다. 청년쾌락 페스티벌은 원주문화재단에서 주관하고 주최한 전국 청년활동 행사로 20~26세로 구성된 원주지역 청년 기획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축제다.

나는 김해문화재단의 추천으로 우리팀원들과 함께 4박5일간 원주에서 전국의 청년들을 만났다. '원주댄싱카니발'이라는 아주 큰 축제 기간에 열리는 행사라기에 그 기간동안 부스를 운영하면 엄청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바쁜 일정속에서도 먼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는 '일상이 콘텐츠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우리 개개인의 삶을 다양한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아직 갈길이 먼 2년차 지역의 청년 스타트업으로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수익을 만들고 죽을 때까지 그 일을 하고 살고 싶어하는 청년 셋이 모여 만든 회사다.

4일간 강원도 원주까지나 그것도 돈 안되는 부스를 운영하러 간다는 건 한푼이 아쉬운 우리에게는 큰 결심이 아닐 수 없었다. 거기다가 홍보 부스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에게 나눠줄 기념품도 사고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선물을 나눠주자며 게임 진행을 위한 소품들도 구매했다. 그 많은 짐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원주로 향했다.

축제는 20~23일 3박4일간 진행됐지만, 우리는 거리가 멀어 하루 전날 저녁에 미리 원주로 올라갔다. 축제가 진행되는 중앙동의 한 모텔에서 첫날 잠을 자게 됐는데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편의점을 찾기 위해 돌아본 중앙동 일대는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12시가 넘어도 환한 네온사인이 가득한 시내를 생각했었는데 완전 딴판이라 적응이 안됐다.

원주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렸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에 앞으로 4일간 야외에서 진행할 부스가 걱정됐다. 비가 오면 사람들도 더 안올텐데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 하지만 비는 이내 그쳤고 우리가 원주에 머문 4일간 날씨는 기가막히게도 좋았다.

축제 첫날 집합시간은 오전 8시라는 문자를 받고 아침 일찍 일어나 집합장소인 청년마을로 갔다. 부스 운영시간이 매일 낮 12시부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너무 일찍인 집합시간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일찍 나갈 이유가 없었다. 결국 부스 위치만 안내받고 우리는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동네에 문을 연 식당을 찾아다녔다.

안내받은 부스는 천막으로 벽이 쳐있지 않는 간소한 부스였다. 사방이 뚫려 휑하다 싶은 부스를 보면서 실망을 했다. 우리는 일정 규모의 천막 부스를 생각했고 거기에서 운영할 프로그램을 짜왔는데 사방이 뚦린 조그만 부스에서 뭘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이내 부스 운영 시간이 됐고 우리는 가져온 소품과 전시품목을 주섬 주섬 꺼냈다.

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우리는 모니터 2대를 이용해 우리가 제작한 동영상을 보여주고 홍보를 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좁은 테이블 공간으로 인해 모니터를 한대만 설치했다. 그리고 한쪽 끝에는 화이트 보드에 우리가 준비한 페이스북 '좋아요' 이벤트 안내를 써서 세웠다.

현장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팟캐스트 방송은 부스 여건상 진행할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했고 페이스북 이벤트나 열심히 해서 우리 회사 페이지의 구독자나 많이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대는 60대 정도로 페이스북 자체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 난감했다. '청년'이 없는 '청년 페스티벌'이었다.

'본질'을 나눈 청년들... 그들로 인해 페스티벌은 완성됐다

옥탑x밭 청년마을 옥상에 있는 '옥상x밭'에서 매일밤 루프탑 파티가 열렸다
▲ 옥탑x밭 청년마을 옥상에 있는 '옥상x밭'에서 매일밤 루프탑 파티가 열렸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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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시간, 부스에 관심을 가지는 손님도 별로 없고 해서 다른 부스들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다른 부스들도 우리처럼 난감해 하기는 마찬가지였고 우리는 조금씩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져갔다. 물어보니 다른 청년 단체들은 이미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부산에서 경북을 거쳐 강원도까지 서로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며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서로의 부스에 왔다갔다하며 얼굴을 튼 우리는 매일 밤 열리는 루프탑 파티에서 맥주와 함께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엔 뻘쭘함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지만 하루이틀 시간이 갈 수록 친근해져갔고 조금 더 나를 내려놓고 먼저 다가가니 다른 청년들도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기획'을 중심으로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청년들, 많은 청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들을 모두 다 비슷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와 함께 일을 하면서 있었던 어려움들과 그 것을 뛰어넘어 우리가 스스로 만든 기획 행사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를 토론하며 시간을 보냈다.

청년들은 각 지역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협동조합' 형태로 공동체를 만들고 문화기획과 더불어 게스트하우스 또는 술집을 운영하는 팀, 가까운 지역의 청년단체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다양한 기획 행사를 운영할 수 있게 공간을 제공하는 팀,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는 팀, 삶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책이나 그림등의 콘텐츠로 제작하는 팀까지 결과물은 각기 다르지만 그 본질은 같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

결국 남는건 '사람(네트워크)'이다

청년대담 컨퍼런스 청년쾌락 페스티벌 3일차에 열린 '청년대담 컨퍼런스'
▲ 청년대담 컨퍼런스 청년쾌락 페스티벌 3일차에 열린 '청년대담 컨퍼런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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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3일차는 금요일인데다가 우리 지역의 문화기획자 수업을 듣고 있는 사람들이 원주로 올라왔다. 그 덕에 여기가 원주인지 김해인지 헷깔릴 정도로 익숙한 얼굴들이 우리 부스를 많이 찾아왔다. 자주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멀리 원주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고향'으로 똘똘 뭉친 그 사람들은 우리 부스에 찾아와 많은 응원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 날은 내가 '청년대담 컨퍼런스' 행사에서 우리들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우리들의 비전을 발표했다. 청년마을 2층 소극장에서 진행된 컨퍼런스였는데 이 날 4개 섹션에서 동시에 진행된 컨퍼런스 중 단연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나는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이후 진행되는 토크콘서트에 패널로 올라가게 되어서 몰랐는데 부스를 지키던 우리 팀원 동생들이 '형 발표 잘했다고 부스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었다'며 기뻐했다.

컨퍼런스에서 나와 함께 마이크를 잡고 자신들이 걸어온 길에 대해 발표한 4명의 청년들과 깊은 유대감을 느끼며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들과 명함을 주고 받으며 어디서든 꼭 다시 만나자고 기약했다. 컨퍼런스가 끝나고 부스에 돌아와 3일간 받은 명함을 보니 수십장이 되었고 청년 없는 길거리에서 진행된 청년축제라고 비아냥 거리던 나는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걸 알게됐다.

마지막 4일째 우리는 이동거리가 멀어서 폐회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일찍 서둘러 짐을 챙겨 내려왔다. 내려오는 고속도로에서도 집에 도착한 그 밤에도 원주에서의 4박5일 여운은 계속됐다. 받은 명함을 뒤적거리며 SNS에 들어가 그 날 만났던 친구들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피곤함도 잊은채 새벽까지 원주에서 찍어온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해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놀이와 꺼리, 욕구와 요구사이 나를 이끄는 것은 (사람) 이다"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나의 PPT 마지막 슬라이드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맞다. 결국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온 건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나게 됐고 그 들로 인해 나의 수많은 기획들이 현실이 됐다. 그리고 나는 또 그들과 함께 새로운 비지니스를 계획하고 행복한 삶을 꿈꾼다.

4박 5일이라는 긴 시간 스케줄을 빼면서 미쳐 업무를 다 처리하지 못해 우리는 길바닥 테이블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테더링을 해가며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 4시간을 넘게 달려야만 갈 수 있는 강원도까지의 먼 여정에이어 낯선 숙소에서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매일 일어나는게 피곤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것을 잊게 만드는 그 단 하나, 우리는 또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국 청년활동 '청년쾌락 페스티벌' 이번 축제는 그것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즐거움이자 보람이었고 희망이었다. 벌써부터 그 길바닥에 함께 있었던 그 사람들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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