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올해 추석은 주말, 대체 공휴일, 임시 공휴일, 한글날 등이 겹치면서 최장 열흘에 걸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휴로 이어져 즐거움을 더해줄 전망이다. 예년에 비해 늘어난 기간 만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시간 또한 함께 늘어난 셈이다.

그간 바쁘다는 이유로 멀리했던  다양한 즐길 거리들을 "휴가 아닌 휴가" 추석 기간 동안 접해보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여기 당신의 연휴 속 여가 생활에 흥을 더해줄 음악, 책들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1. 김이나의 작사법 (문학동네. 2015)

 <김이나의 작사법>엔 쉽게 접하기 힘든 현장 경험도 담겨있다.

<김이나의 작사법>엔 쉽게 접하기 힘든 현장 경험도 담겨있다. ⓒ 문학동네


김이나는 잘 알려진대로 2000년대 후반 이후 가장 업계에서 바쁜 작사가 중 한명이다. '아브라카다브라'(브라운아이드걸스), '좋은 날'(아이유), '걷고 싶다'(조용필), '그중에 그대를 만나'(이선희), 'Lucky'(엑소)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곡 가사의 주인공이면서 각종 방송 출연 등으로 인해 그녀는 어느새 대중들에겐 제법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김이나의 작사법>은 작사의 요령, 그동안 발표된 주요곡들의 제작 뒷 이야기, 본인의 작사가 입문기 외에 주요 업체들의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A&R 담당자들과의 인터뷰 같은 전문지에서나 볼 법한 다양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작사가 지망생 뿐만 아니라 음악계 A&R 쪽의 취업을 꿈꾸는 이라면 부담없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2. 보일락 말락 (오픈하우스. 2013)

 <보일락 말락>은 쉽게 술술 읽힌다는 게 장점이다.

<보일락 말락>은 쉽게 술술 읽힌다는 게 장점이다. ⓒ 오픈하우스


MBC라디오 PD로 재직중인 '까를로스 PD'(본명 이창호)가 전직 신문기자 다운 재치넘치는 필력으로 쓴 에세이집. 노래, 라디오 방송에 얽힌 갖가지 사연들을 특유의 B급 유머 감성으로 녹여냈다. 본문 못잖게 큰 재미를 더하는 각종 삽화도 인상적이다.

여기엔 요즘 노래 '좋니'로 제2의 전성기를 누비는 윤종신과의 일화, 각종 방송 사고 등 라디오 방송 제작 과정의 다채로운 이야기도 크게 한 몫을 한다. 특히 30대 이상 독자라면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가요, 팝 음악에 대해 격하게 공감할 만큼 부담없이 술술 읽혀지는게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다. 

3. 닉 혼비의 노래들 (미디어 2.0, 2011)


 <닉 혼비의 노래들>은 저자의 솔직한 고백이 뭉클하다.

<닉 혼비의 노래들>은 저자의 솔직한 고백이 뭉클하다. ⓒ 미디어2.0


2000년대 초반 한동안 닉 혼비 원작을 토대로 수많은 영화들이 쏟아진 적이 있었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원제 하이 피델리티) , <어바웃 어 보이>, <나를 미치게 하는 남자 >, <언에듀케이션> 등 냉소적인 유머로 가득찬 그의 소설은 충분히 영상으로 재탄생할 만한 가치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특히 탁월한 이야깃꾼이자 음악광인 그가 좋아하는 다양한 곡들은 이들 책과 영화 속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준다.

에세이집 <닉 혼비의 노래들>은 일반 대중들에겐 생소한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을 특유의 필력으로 소개하는 '닉 혼비 표 팝송 모음집'이다. 여기엔 그의 사생활 (이혼, 장애를 지닌 아들의 질병 등)을 가감없이 드러내면서 <어바웃 어 보이>, <하이 피델리티> 등 대표작 속 숨은 이야기도 함께 소개하기에 작가 닉 혼비를 이해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기존 명반 나열식 팝 음악 서적에 싫증이 난 분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4. 그 남자의 재즈일기 (현암사. 2015 개정판)


 재즈 문외한이라면 <그 남자의 재즈 일기>를 추천한다.

재즈 문외한이라면 <그 남자의 재즈 일기>를 추천한다. ⓒ 현암사


2000년대 초반 재즈 입문서로 화제를 모았던 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의 명저다. 원래 2권으로 나눠 출간된 책이지만 지난 2015년 하나로 합친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재즈를 싫어하지만 재즈 음반 가게를 운영하는 가상의 주인공이 1998년 3월 11일에 시작해 2000년 11월 17일에 걸처 쓰는 일기 형식의 구성이 이채롭다.

본문 속 등장하는 마일스 데이비스, 찰스 밍거스, 존 콜트레인 등의 걸작 재즈 음반들을 찾아 들어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 중 하나다.

5. 에릭 클랩튼 (마음산책. 2008)

 에릭 클랩튼은 세계 3대 기타리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에릭 클랩튼은 세계 3대 기타리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 마음산책


해외에선 유명 스타들의 자서전 발간은 흔한 일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에 영합한 책들이 제법 나오긴 했지만 '나의 성공담' 수준을 벗어나진 못했다. 그런데 여기 소개하는 <에릭 클랩튼>은 여타 자서전과는 좀 달랐다.

지난 2008년 발간된 <에릭 클랩튼> 은 야드버즈, 존 메이올 블루스 브레이커스 등으로 출발해서 크림, 블라인드 페이스, 데릭 앤 더 도미노스를 거친 불세출의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이 자신의 60여년 인생사를 가감없이 담아낸 자서전이다.

감추고 싶은 비밀일 법한 마약 중독, 이혼, 패티 보이드 등과의 각종 스캔들, 아들의 죽음, 표절 논란 등에 대해서 미화 없이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어떤 면에선 "인간 에릭 클랩튼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자기 반성의 책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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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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