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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와 부두 야드 전경.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와 부두 야드 전경.
ⓒ 사진출처 인천항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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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월이면 인천신항 1-1단계 부두가 완전 개장할 예정이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신항 개장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신항 배후단지 조성이 늦어지면서 항만 운영과 물동량 창출에 차질이 우려된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신항 1단계 부두 배후단지를 2020년까지(일부는 2018년까지) 준공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선 2020년 준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유는 매립토가 예상했던 것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후단지 조성에 필요한 매립토 양은 약 1855만㎥이다. 해수부는 이중 1607만㎥를 신항 항로 수심 16m 확보를 위한 준설에서 나오는 모래흙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248만㎥는 외부에서 가져오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하 인천해수청)은 지난 4월 신항 항로 준설공사를 완료한 뒤 배후단지 조성 매립토 약 1030만㎥가 부족한 것으로 측량됐다고 밝혔다. 준설토 일부를 송도 11-1공구를 매립하는 데 사용하고, 배후단지의 원 지반이 유실돼 부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항 항로에서 1607만㎥를 준설하면 체적이 1.17배 늘어 1817㎥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계하고 준설공사를 했는데, 1607만㎥ 가운데 355만㎥를 송도 11-1공구 매립에 사용해, 준설량이 1252만㎥로 줄었다고 했다.

아울러 1252만㎥로 신항 배후단지를 매립한 뒤 측량을 실시한 결과 압밀(壓密: 포화상태의 점토층이 하중을 받아 간극수가 빠져나감과 동시에 침하가 발생하는 현상)과 수축(추가 압밀)으로 실제 매립 양은 787만㎥에 불과해 1030만㎥가 부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천해수청은 신항 항로에서 1252만㎥를 준설하면 1.17배인 1465㎥로 팽창할 것으로 계산됐는데, 체적 변화가 거의 없이 1255만㎥에 머물러 약 210만㎥가 부족하게 됐고, 배후단지 매립 후 원 지반의 압밀로 60만㎥가 더 부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배후단지 매립 전 조수간만의 차로 갯골수로가 생기면서 배후단지의 원 지반이 유실돼 매립해야할 양이 146만㎥ 더 늘어났고, 준설토의 수축 등으로 전체적으로 1030만㎥가 부족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

즉, 송도 11-1공구 매립을 위한 준설토 355만㎥와 준설 후 기대했던 체적 변화 부족 양 210만㎥, 매립 후 압밀 양 60만㎥, 원 지반 유실 양 146만㎥을 합하면 771만㎥이니, 준설토 수축 양은 약 259만㎥가 된 셈이다.

준설토 계산 틀리고, 설계에 '압밀침하' 반영 안 해

인천해수청의 이 같은 설명은 설계 부실이나 다름없다. 우선 팽창을 기대했던 준설토의 체적이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바다 속에서 포화상태로 있는 토사는 준설 시 체적이 늘게 돼있다. 인천해수청도 설계 때 1.17배 늘어날 것으로 계산했다.

그런데 1252만㎥를 준설했지만, 기대했던 체적 변화 양은 210만㎥ 부족했다고 했다. 1.17배를 적용하면 약 1465만㎥이니, 210만㎥이 부족했다는 것은 준설 후 양이 1255만㎥로 체적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결국 설계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두 번째 설계 부실 의혹은 압밀이다. 바다 속에서 포화상태에 있는 토사는 물을 머금고 있다. 준설 후 이 토사를 배후단지에 매립토로 쌓으면 하중에 의해 토사 내 물이 빠져나가는 압밀이 발생한다. 인천해수청은 매립토 성토(盛土)에 따른 압밀로 원 지반에서 60만㎥가 줄었다고 했다.

또, 매립토의 수축으로 매립 양이 또 줄었다고 했다. 인천해수청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수축 등으로 줄어든 매립토 양은 259만㎥에 이른다. 이 또한 설계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설계 부실 의혹에 대해 인천해수청 항만개발과는 "준설토가 팽창할 것으로 보고 설계했다. 그런데 준설토 체적 변화가 거의 없었다. 준설토에는 물과 모래, 펄이 혼합돼있는데 매립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토사가 물과 함께 빠져나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압밀 설계 부실 의혹에 대해선 설계에 압밀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압밀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로 설계하고, 발주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계 부실에 대해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인천해수청은 항로 준설과 공유수면 매립 등, 해양ㆍ항만정책의 최고 전문기관이다. 그동안 숱하게 항로를 준설하고 준설토를 매립했다.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발주했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정감사 때 철저한 조사로 부실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신항, #해양수산부, #인천해양수산청, #인천신항 배후단지,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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