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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독일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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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총선 승리를 이끌며 4연임이 확실시된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독일 공영방송 ARD의 출구조사 결과 이날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이 가장 높은 3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메르켈 총리가 연정 구성을 통해 4번째 임기를 마치면 총 16년 동안 독일을 이끌게 된다. 이는 독일 통일을 이끈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 역사상 최장수 총리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기민·기사 연합의 득표율이 선거 전 여론조사보다 6% 정도 떨어진 데다가 연정 파트너로 거론되던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의 예상 득표율도 각각 10.5%, 9.5%로 부진하며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연정 구성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4연임 성공했지만... 고민 깊어진 메르켈

메르켈 총리의 4연임은 자유·민주 투표와 다당제가 자리 잡은 유럽에서 극히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메르켈 총리의 최대 업적은 독일을 유럽 최고의 경제 대국으로 이끈 것이다.

지난 2005년 메르켈 총리가 집권한 이후 독일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면서 실업률이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성장률은 유럽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경제력이 강해지면서 유럽의 정치적 주도권도 독일로 넘어왔다.

또한 중도 우파이면서도 소통과 포용으로 좌파 정책까지 받아들이는 실용주의 노선으로 내세우는 메르켈 총리의 정치력은 이른바 '무티(엄마) 리더십'으로 불리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아프리카·중동 난민을 받아들였다가 난민들에 의한 성폭행과 강도 사건 등이 벌어지면서 비난 여론이 높아졌고, 이 틈을 타고 극우 정당이 세력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기민·기사 연합의 예상 득표율은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얻은 41.5%의 득표율보다 약 9%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반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이번 총선에서 13.5%의 득표율로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으로 약진했다.

기민·기사 연합의 연정 구성이 불투명한 데다가 반난민·반유럽연합(EU)을 표방하는 AfD가 의회에 입성하면 메르켈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예전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메르켈 "극우 유권자들 목소리도 듣겠다"

반면 독일의 경제 호황이 이어지면 메르켈 총리의 힘은 계속 막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전문가는 "독일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정부는 지출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고 있다"라며 "독일의 경제 지표를 보면 메르켈 총리는 안심해도 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반면에 협력과 포용을 주장하는 메르켈 총리의 존재감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 더 특별하고 어려운 도전(극우 세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우려와 불안에도 더 귀를 기울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태그:#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선, #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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