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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집 주변을 붉디붉은 선홍빛으로 물들인 꽃무릇. 지난 9월 21일 오후 영광 불갑사 풍경이다.
 절집 주변을 붉디붉은 선홍빛으로 물들인 꽃무릇. 지난 9월 21일 오후 영광 불갑사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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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남녘의 초가을은 울긋불긋 단풍보다 선홍빛 꽃너울로 채색됐다. 길다란 연초록 꽃대에 왕관처럼 씌워진 붉은 꽃무릇이다. 꽃무릇은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다. 하여,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다.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상사화(相思花)라고 하는 이유다. 공식 이름은 '석산'이다. 군락지는 전라남도 영광과 함평, 전라북도 고창이 꼽힌다. 불갑사와 용천사, 선운사가 중심이다. 서남해안에 있는 절집들이다.

강렬하게 유혹하는 꽃이 절집과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유난히 절집 주변에 많다. 최근엔 여행객들을 유혹하려고 지자체와 절집에서 부러 심기도 했다. 전설도 그럴싸하다. 짝사랑과 연관된다.

 함평 용천사 입구 저수지 물에 반영된 선홍빛 꽃무릇. 둔치를 따라 여행객들이 거닐고 있다.
 함평 용천사 입구 저수지 물에 반영된 선홍빛 꽃무릇. 둔치를 따라 여행객들이 거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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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천사 꽃무릇공원의 둔치 풍경. 지난 9월 21일 한낮 풍경이다.
 용천사 꽃무릇공원의 둔치 풍경. 지난 9월 21일 한낮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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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아리따운 한 처녀가 절집을 찾았다. 젊은 스님이 그 처녀한테 첫눈에 반했다. 스님은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 죽었다. 죽은 스님의 무덤에 피어난 꽃이 꽃무릇, 상사화라는 얘기다. 이와 반대로 스님을 그리워하던 처녀의 혼이 붉게 타올랐다는 얘기도 있다.

또 있다. 어렸을 때 화상을 입어 얼굴이 흉측하게 된 한 소녀가 있었다. 마을사람들 모두가 피하는 소녀를 연모하는 이가 있었으니, 김씨네 도령이었다. 하지만 둘은 신분 등 여러 가지 벽을 넘지 못했고, 함께 죽었다. 둘은 죽어서도 따로 묻혀 서로 그리워했고, 그 자리에 꽃이 피었다는 얘기다. 꽃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절집 용천사 주변에 난 산책로. 그 길을 따라 여행객들이 거닐며 꽃무릇을 감상하고 있다.
 절집 용천사 주변에 난 산책로. 그 길을 따라 여행객들이 거닐며 꽃무릇을 감상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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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 풍경.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앉아 선홍빛 꽃무릇에 취하고 있다.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 풍경.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앉아 선홍빛 꽃무릇에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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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은 전설일 뿐, 현실의 얘기는 따로 있다. 독성이 있는 알뿌리를 찧어서 절집의 단청이나 탱화 작업에 썼다는 것이다. 알뿌리가 품은 방부제 성분이 좀을 슬지 않도록 한다는 이유다. 필요에 따라서 절집 주변에 심었던 꽃이 번져서 군락을 이뤘다는 얘기다.

'나비축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함평의 용천사는 꽃무릇 군락지다. 절집과 주변 산책로에 꽃무릇이 흐드러져 있다. 이 길을 따라 솔방솔방 걸으며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다. 꽃무릇공원 연못도 온통 붉디붉은 꽃무릇으로 덮였다. 연못의 물에 반영된 꽃무더기도 매혹적이다. 크고 작은 돌탑과 항아리탑 주변에도 꽃무릇이 지천이다.

 용천사 대웅전. 용천사는 백제 무왕 때 처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웅전 아래 용천(龍泉)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용천사 대웅전. 용천사는 백제 무왕 때 처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웅전 아래 용천(龍泉)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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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천사 천불전 앞에도 꽃무릇이 흐드러져 있다. 대웅전 옆 석등 사이로 본 풍경이다.
 용천사 천불전 앞에도 꽃무릇이 흐드러져 있다. 대웅전 옆 석등 사이로 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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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 대웅전 아래 용천(龍泉)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정유재란 때 불에 탔다. 이후 다시 짓고, 고치고, 넓히는 과정을 거쳤으나 한국전쟁 때 다시 불에 탔다. 1960년대에 지금의 면모를 갖췄다.

대웅전 옆에 세워진 석등이 전라남도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1685년 숙종 때 세워졌다. 높이 2.4m에 이른다. 절집 자체도 아담하고 소박하다. 용천사는 천년고찰 장성 백양사를 본사로 두고 있다.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 절집에서 흘러내리는 개천을 따라 꽃무릇이 줄지어 피어 있다.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 절집에서 흘러내리는 개천을 따라 꽃무릇이 줄지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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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와 꽃무릇. 영광 불갑사 부도밭에도 꽃무릇이 활짝 피어 있다.
 부도와 꽃무릇. 영광 불갑사 부도밭에도 꽃무릇이 활짝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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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의 고장' 영광의 불갑사도 으뜸 여행지다. 절집으로 가는 길목에 선홍빛 꽃이 드넓게 피어 있다. 흡사 붉은 꽃으로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 같다. 대웅전 뒤쪽 저수지 주변에도 아름답게 피었다. 저수지에 접한 산비탈에 빨간 꽃이 줄지어 피어 장관을 연출한다. 저수지에 반영돼 비치는 꽃도 압권이다.

불갑사는 역사가 깊은 절집이다. 백제 침류왕 때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처음 세운 절집으로 알려져 있다. 대웅전이 보물, 참식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보리수나무 아래에 맥반석과 자연석을 배치해 놓은 선(禪) 명상공원도 있다.

 영광 불갑사의 선홍빛 꽃탄자. 그 길에서 여행객들이 꽃무릇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영광 불갑사의 선홍빛 꽃탄자. 그 길에서 여행객들이 꽃무릇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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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 불갑사의 선홍빛 꽃물결. 불갑사는 용천사, 선운사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무릇(상사화) 군락지다.
 영광 불갑사의 선홍빛 꽃물결. 불갑사는 용천사, 선운사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무릇(상사화) 군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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