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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무실 아파트 생활원예 및 치유 텃밭 교육
 신나무실 아파트 생활원예 및 치유 텃밭 교육
ⓒ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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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우리 동네 아파트 동대표 회의에서 우연히 우리 아파트 단지 텃밭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침 다음 날 아침에 텃밭 가꾸기 수업이 있었다. 그래서 아침(20일) 나는 궁금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텃밭을 향했다.

햇살이 나무 사이로 비추는 텃밭에는 동네 주민들이 오손도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영통동 신나무실 아파트 509동 뒤편에 위치한 텃밭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담했다. 아파트 단지를 들랑댈 때 매번 509동 옆을 지나는데 나는 이런 텃밭이 있는 줄도 몰랐다.

인사를 하고 나도 함께 수업에 참여했다. 텃밭 가꾸기 수업은 '2017 아파트 생활원예 및 치유 텃밭 교육'을 제목으로 수원시 농업기술센터 주최 및 자연누리 텃밭정원 협동조합 주관으로 매주 수요일 오전에 진행된다. 지난주에는 구절초, 하늘고추, 국화, 피튜니아, 아스타 등을 심었다고 한다. 텃밭 교육 강사 김선영 씨는 지난주 심었던 작물을 설명해 주었다.

"지난주 심었던 피튜니아 옆에 보랏빛 나는 꽃이 천일홍이잖아요. 왜 천일홍이라 불리는지 아세요? 천 일 동안 꽃이 피어있기 때문에 천일홍이라 불려요. 천일홍 꽃을 말려서 보관하면 형태가 그대로 유지돼요. 말려도 색이 변하지 않고, 여러모로 예쁘게 장식할 때 좋아요."

텃밭에 작물과 화단에 꽃이 심어저 있다.
 텃밭에 작물과 화단에 꽃이 심어저 있다.
ⓒ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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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심어저 있는 작물.
 텃밭에 심어저 있는 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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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원예 수업을 시작했다. 화분에 직접 식물을 심으며 식물의 이름과 설명을 곁들였다.

"여러분들이 삽질하고 호미질하느라 많이 힘드셨기 때문에, 오늘은 실내원예를 여러분들의 힐링을 위해서 준비를 해봤습니다. 테이블야자, 푸미라, 레드스타, 화이트스타를 이용해서 한번 작품을 만들어 볼 거에요.


테이블 야자는 관엽식물인데 책상 위에 올려놓고 키운다고 해서 테이블 야자라고 불려요. 공기정화 식물로 유명해서 집에서 많이 키우곤 하죠. 테이블야자는 실내에서 30~40cm 정도 자라요.

그리고 푸미라는 많이들 보셨을 거에요. 화이트스타는 흰색과 녹색이 이쁘게 섞인 잎을 가지고 있어요.

심으실 때 작품의 얼굴을 생각하여야 해요. 나중에 주로 사람이 보는 쪽이 얼굴이에요. 흙은 넣으실 때는 너무 꾹꾹 누르지 마시고, 그냥 토닥토탁 정도 해주세요. 그럼 한번 이쁘게 만들어 보세요."

실내원예 작품을 만들고 있는 신나무실 주민들.
 실내원예 작품을 만들고 있는 신나무실 주민들.
ⓒ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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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를 따라 둘씩 짝을 지어 함께 원예작품을 만들었다. 한 참가자는 "전에 심어놓은 것이 다 시들었다"며 "이번에는 잘 만들어 키워보겠다"는 결의를 말했다.

"잘 키우셔서 아이들(식물)이 많이 크면 일부분 때서 다른 화분으로 옮겨서 키우셔도 돼요. 테이블 야자 같은 경우에 시간이 좀 지나면 새끼 테이블 야자가 주변에 자라날 거에요. 그러면 그때 분주해 주시면 돼요.

그리고 물을 주기적으로 주는 게 아니라, 겉흙이 말랐을 때, 그리고 젓가락이나 손가락으로 쿡 찔러봤을 때 흙이 묻어나지 않으면 물을 주세요. 왜냐면 실내에서도 베란다에 키우냐 거실에 키우냐 온도에 따라 습도 온도 등 환경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충분히 주시면 돼요.

그리고 이 식물들은 햇빛이 따가운 데 있으면 안 좋아요. 약간 그늘진 베란다 쪽에 혹은 거실 쪽이 딱 좋아요. 햇빛이 너무 강하면 잎끝이 빨리 말라요."

작품을 뽐내고 있는 신나무실 주민.
 작품을 뽐내고 있는 신나무실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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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원예작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신나무실 주민들.
 자신의 원예작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신나무실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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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느낌을 살려 참가자들이 하나둘 작품을 완성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런 원예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처음 보았는데, 만드는 과정 자체가 힐링이었다. 주민들이 저마다 만든 화분에 묻은 흙을 털며 정성을 들이는 모습이 마치 아이를 돌보는 모습 같았다.

텃밭이 있는 줄도 몰랐고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다. 궁금한 것이 많아 텃밭 교육 강사 김선영 씨에게 질문을 건넸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을 받아서 자연누리 텃밭정원이라고 협동조합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텃밭 조건이나 주민들의 참여 의지 등을 참고해서 매년 아파트 단지 6개를 선정해서 진행해요.

원래 서로 아시던 분들이 오시기도 하지만, 혼자 처음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이 서로 화합하고 웃을 수 있는 텃밭을 만들자는 게 취지에요. 교육 프로그램은 올해 4월부터 진행돼서 1년 동안 총 18회기가 진행돼요. 작물선정 방법, 기르는 법, 수확하는 법, 병충해 예방법, 실내식물 심어서 가꿀 수 있는 방법 등을 배우죠. 1년 과정이 끝나면 그다음부터 주민들 스스로가 텃밭을 이어나갈 수 있게 교육하는 거예요.

텃밭 교육은 주말농장이 아니에요. 생활원예와 치유 텃밭 교육이 진행돼요. 수확이 목적이 아니라 주민들 간의 화합과 치유가 목적인 거죠. 수확해서 먹기도 하지만 먹는 것보다는 함께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공간인 거죠."

신나무실 텃밭 교육을 진행하는 자연누리 텃밭정원 김선영 강사
 신나무실 텃밭 교육을 진행하는 자연누리 텃밭정원 김선영 강사
ⓒ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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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호미로 다져진 흙을 일구며 심어놓은 작물들을 주제로 여러 이야기꽃을 피운다. 텃밭에 흙을 밟고 있는 기분이 좋다. 딱딱한 운동장 흙이 아니라, 폭신폭신한 느낌의 숨을 쉬는 흙이었다. 꽃 주변에 벽돌 화단과 가지런히 심겨 있는 갓, 배추, 고추, 토란 등이 주민들의 그동안에 정성을 말해준다.

자연 속에 생태적 가치를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굳이 환경운동을 하지 않아도, 예쁜 꽃과 나무를 보면 기분이 차분해지기 마련이다. 예쁜 텃밭이 있는 우리 동네가 멋지다.

텃밭에 흙을 일구는 모습
 텃밭에 흙을 일구는 모습
ⓒ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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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무실 아파트 치유 텃밭
 신나무실 아파트 치유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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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치유텃밭, #생활원예, #신나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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