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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유일한 본분으로 일컬어지는 공부.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어른들의 질책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여러 곳에서 두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고, 그리고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또, 청소년들이 모이고, 주최했던 행사나 모임을 취재합니다. 청소년이었던 시민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집필하는 연재기획, <옆동네 1318>입니다. 이번 차례에는 청소년 환경보호 프로젝트 '미소'의 프로젝트 팀원들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 기자 말

지난 24일 인사동에 설치된 '미소'의 오프라인 홍보 부스.
 지난 24일 인사동에 설치된 '미소'의 오프라인 홍보 부스.
ⓒ 미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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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다시 서울시내를 '공습'했다. 그간 청명한 하늘에 마스크를 찬장 깊은 곳에 두었던 마스크를 꺼내고, 꺼놨던 공기청정기를 다시 켜는 모양새이다. '우리와 가까이 있는 줄 몰랐던' 환경 문제는 실제 미세먼지로 인해 가까이 다가왔고, 지구온난화 역시 점점 더워지는 여름, '스콜성 호우' 탓에 체감케 되는 분위기이다.

그러한 미세먼지 문제와 생태계 파괴 문제를 막고, 사람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시작된 청소년 프로젝트인 '미소'가 있다. 오프라인 모금과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인 수익금을 인천과 김포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에 숲을 심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미소'가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지,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았다.

24일 인사동에서 '미소'의 오프라인 모금 프로젝트가 끝난 직후, 한 카페에서 '미소'의 프로젝트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을 촬영한 '미소'의 프로젝트원들. 왼쪽부터 한승준 씨, 배상준 씨, 김지수 씨.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을 촬영한 '미소'의 프로젝트원들. 왼쪽부터 한승준 씨, 배상준 씨, 김지수 씨.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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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나서 반갑다. 자기소개 한 마디씩 부탁드린다. 

김지수: 대학교 1학년이고, 미소에서 대외협력부를 맡고 있는 김지수이다. 미소 자체가 숲을 조성하는 일이기 때문에 나무를 심을 부지, 묘목 매수, 사후 관리 등과 관련해 기업과 공조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배상준: 아산고등학교 1학년 배상준이다. 영상부에서 프로젝트 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미소 프로젝트 전과정을 촬영해서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일을 한다.

한승준: 인평자동차정보고등학교 2학년 한승준이다. 미소의 디자인 담당을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필요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 미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김지수: 프로젝트장인 이휘영씨와 함께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모여 숲을 만들면 좋겠다는 일념 하나로 단체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했고, 신청한 친구 중에 선발해서 단체를 꾸려나가게 되었다. 미소의 목표는 '지구를 살리자!'이다. 나무를 심어서 지구를 살린다는, 쉽고 간단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식목'을 청소년들이 단체를 만들어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청계천과 어린이대공원 부지, 인천 매립지에 숲을 만들 계획인데, 요즈음 연예인 숲이 있듯이 '미소 숲'을 조성하고 싶다. '미소라는 단체가 있는데, 청소년들이 이런 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소 숲'은 조그마한 숲의 모습이지만 그 숲부터 시작해 많은 사람들이 숲 만들기, 나아가 지구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려 한다.

펀딩을 진행하는 이유는 배지나 에코백 등 리워드를 통해 사람들이 쉽게 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보틀, 배지, 에코백을 펀딩 리워드에 추가했다.

'미소' 프로젝트의 리워드. 에코백과 보틀, 뱃지가 계획되어있다고 한다.
 '미소' 프로젝트의 리워드. 에코백과 보틀, 뱃지가 계획되어있다고 한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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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펀딩에 대한 세부적인 소개도 가능할까. 펀딩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진행되는지, 펀딩 리워드와 목표액은 어떻게 되는지, 오프라인 펀딩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배상준: 텀블벅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10월 중순까지 펀딩이 진행될 예정이다. 펀딩 목표금액은 150만원인데, 225만원 이상 펀딩이 진행되면 추가 리워드로 미소 홍보 스티커를 드리고 있다. 6천원 이상이면 배지, 11000원 이상이 보틀, 16000원 이상은 에코백이다. 그 이상 밀면 여러 상품을 받을 수 있다.

한승준: 주로 진행하는 곳은 온라인이지만, 오프라인 펀딩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도 깨우고,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7일에는 대전 으능정이에서 진행했고, 그 다음 주에 부산에서 진행하려고 했다가 비가 와서 하지 못했다. 오늘(24일) 서울에서 진행했다.

 - 오프라인 펀딩을 시도하고 계신데, 펀딩 자체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더욱이 모금을 해야 하고, 최근 오프라인 모금과 관련한 비위가 많이 보도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실텐데.

배상준: 펀딩 자체에 대해 모르는 사람에게 어떤 것을 위해 돈을 달라는 것을 말하기가 어렵다. 또 최근 기부 관련해서 안 좋은 일이 많다보니까 박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김지수: 전단지를 바로 버리는 사람들은 적지만 아예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프라인 모금이 노력에 비해 많은 결과물이 돌아오지 않지만, 온라인에서만 알리기보다는 온라인과 거리가 먼 분들도 아실 수 있게끔 하려고 했다. 특히 외국인들에게 더욱 어필이 되는 것 같다. 사실 우리의 의도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다!를 관심갖고 보아달라는 외침이다.

우리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기업과 컨택도 하지만 전단지를 보고는 깔보듯이 '이건 어디에 쓰냐, 너희가 갖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단지를 주면 궁금해서 어떻게 도우면 되냐고, 응원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더욱 많다. 오늘은 한 시민분이 더울텐데 고생 많으시다고 펀딩에 동참해주시면서 음료수도 두 병 주시고 가셔서 고마웠다.

24일 '미소'가 진행한 오프라인 펀딩에서 한 어린이가 미소의 뱃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24일 '미소'가 진행한 오프라인 펀딩에서 한 어린이가 미소의 뱃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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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딩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지, 어디에 숲을 세우는지 궁금하다. 홍은동의 '성시경 숲', 상암동의 '윤아 숲'처럼 '미소 숲'이 영구히 기억되는 것인가.

김지수: 트리플래닛이라는 단체와 함께 반려나무를 입양해서 숲을 세운다. 모든 숲이 그렇듯 영구히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숲이 한 번 생겨난다면 누군가가 파괴하지 않는 한 지속될 것이다. 모든 생겨나는 숲의 입구에는 현판을 만들 것이다. 현판에는 '미소 숲'과 후원자 이름을 새길 계획이다.

첫 번째 목표는 서울로7017이다. 서울로7017에서는 반려나무를 입양해서 서울로의 빈 공간에 심을 계획이다. 두 번째 목표는 청계천인데. 아직 정확한 위치는 미정이지만 청계천 천변도로의 유휴공간에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세 번째 목표는 어린이대공원인데, 어린이들과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다. 휴식공간에 작은 숲을 조성하고 '미소 숲' 현판을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 목표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기도 하고, 혐오시설로 취급되었던 수도권 매립지를 난지도 월드컵공원처럼 숲으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11월 중 조성될 숲의 면적이나 심어지는 나무의 수는 펀딩액에 따라서 달라진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협업해서 만들었던 숲이 적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함께한 숲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

 - 펀딩 이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김지수: 나무는 심고 방치해 두면 안 된다. 나무가 잘 자라고 있나, 나무에 문제는 없는지 계속 확인하는 기회, 즉 후관리 과정을 가지려 한다. 계속 환경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고, 또 다른 펀딩을 통해서 다른 숲도 계속 만들어나가고, 이미 있는 숲은 키워나갈 계획이다.

한승준: 펀딩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이후에 목표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프로젝트가 해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도 하차하는 프로젝트원이 있더라도 추가로 프로젝트원을 모집하면서 '미소'라는 이름을 유지할 계획이다.

 - 펀딩 이후의 'A/S'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원래 리워드와는 다른 상품이 오는가 하면, 펀딩 프로젝트 사정 상 목표한 것을 못 하게 되었다고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쉽게 이루어지는 펀딩에 대한 부작용이 있다고 보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인의 의견을 묻고 싶다.

김지수: 펀딩이라는 것 자체가 돈을 모으는 작업이다. 단체도 돈이 문제가 되어서 해체되는 경우가 많은데, 펀딩도 돈과 관련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돈이 투입된 이상 확실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리워드 역시 펀딩 이전에 제작한다든지, 펀딩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상태에서 수익금만 마련되어야 할 때 펀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책임한 생각으로 펀딩에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펀딩을 위해 여러 달 전부터 사비와 시간을 쏟아가며 노력하는 다른 펀딩 진행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고, 펀딩에 참여하여 믿고 돈을 밀어주는 사람들에게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한승준: 어떤 프로젝트에 돈을 주면 '우리가 하겠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펀딩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생각에 투자한다는 개념이다. 투자하는 사람들은 '이 생각이 좋아 펀딩한다'라는 이유 때문에 하는데, 펀딩 받는 진행자들도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 앞으로의 개인적 계획에 대해서 듣고 싶다. 진로나 진학상 목표도 좋고,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이야기하셔도 좋다.

김지수: 단체에 가입했던 것도 환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고, 이 때문에 환경 관련한 책도 읽어보고 활동들도 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를 배우기 위해 독일어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인들이 무의식적으로, 무분별하게 낭비하는 자원을 줄이자는 캠페인이나 프로젝트를 추가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진재생 에너지와 IT를 융합한 스마트/마이크로 그리드에 대해 연구하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수급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탄소사회에서 수소사회로 탈바꿈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배상준: '미소'처럼 우리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구로 만들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참여하려고 한다. 나중에는 드라마 PD나 영화감독이 되어서 내가 메가폰을 잡는 콘텐츠을 만들어보고 싶다.

한승준: 특성화고를 다니고 있어서 웹디자인 쪽으로 취업을 나가려고 한다. 기반이 마련된 이후에는 교육 사업을 하려고 한다. 성적, 교육, 가정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뀸이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를 줄이고 싶다. 꿈이 있는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대안학교를 만들어 그 교육 방식을 통해 사회를 바꾸고 싶다. 결과적으로는 꼭 대학을 가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다.

24일 진행된 미소의 오프라인 펀딩에서 한 시민이 모금함에 펀딩액을 넣고 있다.
 24일 진행된 미소의 오프라인 펀딩에서 한 시민이 모금함에 펀딩액을 넣고 있다.
ⓒ 미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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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환경문제에 입각하여 연예인 숲들이 꽤나 많이 생겨났다. 이러한 연예인 숲도 팬들의 마음을 담아 연예인들에게 헌정한다는 의미도 있고, 환경을 살린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청소년들이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숲을 만들고, 계속하여 관리하는 것은 처음 있는 시도이다. 그 만큼 이 펀딩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시도가 실제 환경정책에도 반영된다면 어떨까. 단순히 '나무를 심읍시다, 풀을 심읍시다'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는 환경 캠페인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관련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소' 역시 새롭고 톡톡 튀는 다양한, 새로운 이벤트로 다시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

펀딩에 힘을 보태고 싶다면 https://www.tumblbug.com/misopro 로 접속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옆동네 1318은 우리 사회의 '멋진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제보는 trainholic@naver.com으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실 분의 '자천'도 환영합니다.



태그:#청소년, #클라우드 펀딩, #미소, #환경,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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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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