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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칭 '교통 오타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가 연재합니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그런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 기자 말

노약자 및 장애인의 이동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차고가 낮고 계단이 없는 저상버스는 2004년 서울 시내버스 개편과 더불어 국내에 정식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대부분의 도시에서 저상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고 서울시내버스 중에는 저상버스와 고상버스를 적절히 혼합해 운행하거나 저상버스로 100% 운행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하지만 그간 저상버스는 '대도시의 산물'로 자리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구배가 크거나 좁은 길에는 진입하지 못해 유지나 보수에도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또 가격이 2억 원 정도로 대당 1억원 정도인 일반 고상 시내버스에 비해 비쌀뿐만 아니라, 대도시는 저상버스의 구입에 보조금을 투입하여 현재와 같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중소도시나 군 지역에서는 예산 상의 문제가 존재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타대우상용차가 새로운 저상버스를 공개했다. '대우트럭' 분사 이후 20여년만의 시내버스 시장 복귀작인 새로운 저상버스 'LF-40'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중형 저상버스이다. 비싼 가격 탓에 마을버스나 저수요 시내버스에 저상버스를 투입하지 못했던 노선에 저상버스 투입길이 열린 것이다.

필요했지만 14년째 도입 못 되었다가.... 국비 130억 투입해 제작

 LF-40은 탑승한 휠체어의 이동거리가 짧아 편리하다. 대형 저상버스에 비해서는 월등히 짧고, 해외 제조사의 2층 저상버스에 비해서도 역시 짧다.
 LF-40은 탑승한 휠체어의 이동거리가 짧아 편리하다. 대형 저상버스에 비해서는 월등히 짧고, 해외 제조사의 2층 저상버스에 비해서도 역시 짧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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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저상버스, 즉 'LF-40의' 개발 뒤에는 정부가 있다. 타타대우상용차는 2013년 국토교통부의 저상형 버스 표준모델 개발 공모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다음 해부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자동차융합기술원과 공동으로 중형 저상버스 개발을 하였는데, 국비 130억 원과 민자 43억 원이 투입되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수립된 국토교통부의 제3차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계획에 따라 개발된 LF-40은 2016년 '보배드림'의 스파이샷을 통해 그 존재가 알려졌고, 지난 5월 2017년 국토교통기술대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내외부가 최초로 공개되었다. LF-40은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중형 저상버스 기본 준수사항'(RFP)을 지킨 첫 번째 모델이 된다.

중형저상버스는 그간 소규모 지자체나 적자, 산간 노선에 꼭 필요한 것이었다. 2003년 현대자동차의 슈퍼 에어로시티 저상 모델이 처음 시내버스로 운용된 이후 대형버스의 저상버스 교체는 늘어가는 데 반해 이들 지역에는 저상버스가 들어갈 수조차 없어 지역간 차별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14년만의 중형 저상버스 시판으로 이들 지역의 교통 편의도 높아졌다.

직접 탑승하니... 소음 적고 승하차 편리해

 아산시에서 지난 15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LF-40 중형저상버스 모델.
 아산시에서 지난 15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LF-40 중형저상버스 모델.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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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저상버스는 지난 9월 15일부터 아산 세교리와 천안아산역, 배방읍내를 잇는 80번 버스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3개월간 시험 운행을 거치는데, 승객이 많지 않은 마중버스 노선이기 때문에 이 노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였다. 실제 이 버스에 직접 탑승해 장점과 단점이 뭔지 직접 파악해봤다.

배방역 앞에서 버스에 탑승해 보았다. 내부에는 열 개의 좌석과 휠체어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장애인 편의 역시 증진시킨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앞문은 널찍한 공간을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앞문의 바로 뒤에 휠체어 전용 좌석이 있었다. 승하차문 역시 앞문과 뒷문 두 개가 있어 승하차가 편리할 것 같았다.

승객이 서는 거의 모든 공간이 저상인 것이 장점인데, 맨 뒷자리를 제외한 모든 좌석에 턱이 없어 승객들이 이동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승하차시간이 줄어드는 요인이 됐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공간 상의 문제로 문이 바깥으로 열리는 플러그인 도어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빠른 승하차가 어렵고, 휠체어 리프트가 수동으로 설계되어 버스기사가 내려 손으로 리프트를 열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지난 9월 15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아산 80번 LF-40 모델의 모습.
 지난 9월 15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아산 80번 LF-40 모델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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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는 내내 소음과 진동은 크지 않았다. 동급인 현대 카운티나 레스타에 비해 승차감이 편리하여, 안내방송 소리는 물론 요철을 만나 덜컹거리는 소리마저 크게 들릴 정도였다. 이는 앞으로 볼록 튀어나온 프론트 엔진이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그간 큰 진동으로 인해 작은 버스를 꺼렸던 승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0% '배리어 프리' 대중교통, 이제는 고속버스 차례

아산 뿐만 아니라 시흥 능곡지구-정왕동 간 26-1번에서도 9월 운행을 시작한 LF-40은 평가 시운전을 거쳐 빠르면 2018년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LF-40이 갖는 의의는 중규모 수요를 충족하는 7.5m급 저상버스가 국내에 처음으로 시판된 것이다. 즉 12m급 대형 저상버스가 수요, 도로 구조상의 문제로 들어가기 어려운 노선에 투입될 근간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일본 도쿄 도 하치오지 시의 시내버스로 운영 중인 히노 사의 폰쵸 모델. 5.5m 길이의 '꼬마 저상버스'이다. (CC-BY-SA 3.0)
 일본 도쿄 도 하치오지 시의 시내버스로 운영 중인 히노 사의 폰쵸 모델. 5.5m 길이의 '꼬마 저상버스'이다. (CC-BY-SA 3.0)
ⓒ Wikimedia Commons(103m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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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본에서는 소형 초저상버스인 히노의 '폰쵸'가 지난 2002년부터 5.5m급 버스(현대 카운티가 6.3m)로 생산돼, 2006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현재 공영버스, 산간 연락버스 등 다양한 곳에서 운행되고 있다. 한국 역시 7.5m급 저상버스 생산으로 지하철, 시내버스에 이어 마을버스와 공영버스에서도 모두가 평등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하나의 장벽을 더 넘어야 한다. 광역버스는 지난 2016년부터 휠체어 석이 있는 저상 2층버스를 도입해 점점 장애인의 이용폭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아직도 휠체어를 위한 탑승시설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추석, 설날 즈음마다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제 시내교통에서 노인, 장애인, 임산부가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를 100% 운행할 수 있는 근간을 만들었다면, 다음 차례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매년 반복되는 장애인들의 외로운 싸움이 끝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버스 제조업체가 협력해 장애인이 일반인과 큰 차이 없이 탑승할 수 있는 고속, 시외버스 모델 시판을 기대해본다.



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교통 칼럼도 날리고, '능력자' 청소년들과 인터뷰도 하는,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 한 번 서고 싶어하는 대딩 시민기자이자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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