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 중에서 포스트 시즌 진출이 가장 유력한 팀에 있는 선수는 류현진이다. 그의 소속 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팀 중 가장 높은 승률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하고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하게 됐다.

9월 22일(이하 한국 시각) 경기에서 통산 5번째 20홈런 시즌에 성공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순위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19경기나 뒤처져 있고, 리그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는 2위 미네소타 트윈스와 5경기 반 차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지만이 소속된 뉴욕 양키스와 박병호가 소속된 미네소타 트윈스는 각각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1,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최지만과 박병호 둘 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어 있는 상황이라 시즌이 끝날 때까지 콜업 가능성도 희박하다. 40인 로스터에서 포스트 시즌에 데려갈 25명을 가려내는 상황에서 이들이 포스트 시즌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기적에 가깝다.

오승환이 소속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 시카고 컵스와 5경기 차 뒤진 지구 3위에 있다.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는 2위 콜로라도 로키스와 1경기 반 차를 보이고 있어 시즌이 끝나는 날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인 선수들 중 류현진이 포스트 시즌에 합류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추신수와 오승환은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 여부에 따라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에서 맡게 될 보직을 놓고 동료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으며, 추신수는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경우 주전 선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25일 경기에서 홈런을 맞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직 보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타구에 맞은 류현진, PS 출전은 상황 지켜봐야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던 류현진은 조 패닉의 타구에 팔을 맞았다. 워낙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고, 경기 초반에 벌어진 일이었다. 포스트 시즌 불펜 활용 가능성 테스트로 인하여 3이닝만 던졌던 마에다 겐타와는 달리 류현진은 일단 정상적으로 던지기로 되어 있었으나 타구를 맞자마자 선수 보호 차원에서 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25일 경기를 마친 다저스는 일단 6경기가 남았다. 남은 경기에서 류현진이 추가로 등판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단 예정은 시즌 마지막 시리즈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중 한 경기가 예정일인데,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천만다행으로 경기 직후 촬영했던 엑스레이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공을 던지는 팔에 류현진이 타구를 맞은 것은 처음있는 일이고, 일단 뼈에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다행이다. 다만 이 타박상에 대한 후유증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류현진이 코 앞으로 다가온 포스트 시즌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알 수 없게 됐다. 가장 정확한 상황은 류현진의 팔 상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포스트 시즌 로스터에 포함될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포스트 시즌에 출전하더라도 정규 시즌이 종료되기 전에 실전 감각을 살펴볼 시간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일단 다저스는 포스트 시즌 1차전과 2차전 선발은 클레이튼 커쇼와 다르빗슈 유로 정해놓은 상태다. 커쇼는 25일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8이닝 1실점으로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통산 7번째 200탈삼진 시즌을 만들어내면서 다저스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기록까지 세웠다.

다저스 이적 후 첫 경기에서만 무실점을 기록한 뒤 이후 점차 부진했던 다르빗슈도 최근 2경기에서는 무자책을 기록하며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다. 베테랑 투수 리치 힐도 최근 2경기 연속 1실점 이하의 호투로 어느 정도 감각을 유지하는 중이다. 알렉스 우드도 다르빗슈처럼 잠시 부진했다가 최근 2경기에서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런데 다저스는 필승조 페드로 바에즈가 최근 불안하다. 1이닝 무실점으로 괜찮은 날도 있는가 하면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대량 실점하는 날도 있었다. 바에즈의 9월 평균 자책점 16.88은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분명 불안 요소가 있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남은 기간 마에다를 불펜으로 돌렸고, 류현진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던 25일 경기에서도 부상에서 복귀한 브랜든 맥카시를 마운드에 올려 그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올 시즌 내내 넉넉한 선발투수 자원으로 시즌을 운영했던 다저스는 그들을 모두 선발투수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투수들이 구원 등판으로 활용 가치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중이다. 투수가 너무 많다보니 후반기 10경기에서 평균 자책점 2.42로 다저스 선발들 중 가장 안정적이었던(커쇼는 부상 기록이 있어서 제외) 류현진에게도 불똥이 튀는 것이다.

사실 류현진이 25일 경기에서 5~6이닝 정도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면, 포스트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가능성이 쉽게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타구 때문에 모든 상황은 오리무중이 됐다. 일단 류현진의 팔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한 뒤 다른 투수들의 컨디션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을 남자 추신수, 점점 내려가는 팀의 승률

추신수는 후반기가 되면서 더 나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8월 타율 0.314를 기록했던 추신수는 9월에도 0.256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즌 21홈런을 기록하며 통산 5번째 20홈런 시즌(2009, 2010, 2013, 2015, 2017)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추신수와 달리 소속 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가을야구 가능성이 조금씩 더 멀어져가고 있다. 25일 경기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게 패하면서 레인저스는 3연패의 늪에 빠졌다(최근 오클랜드 원정 8연패).

레인저스는 이미 지구 선두 애스트로스와의 승차가 19경기나 벌어져 있다. 애스트로스는 리그 선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98승 58패)에 2경기 반 뒤진 리그 2위(95승 60패)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그 상승세가 엄청나다. 지구 선두권과 다른 팀들의 승차는 크게 벌어진 지 오래다.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와일드 카드 가능성이 조금 있었다. 와일드 카드 1위 뉴욕 양키스는 이미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와일드 카드 2위 미네소타 트윈스(82승 74패)와 레인저스의 승차는 5경기 반까지 벌어졌다.

트윈스가 앞으로 6경기 남았고, 레인저스가 7경기 남았기 때문에 5경기 반의 승차를 뒤집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트윈스와 레인저스의 관계는 최근 KBO리그에서 5위 경쟁을 벌이는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입장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상황이다.

레인저스는 앞으로 1경기만 더 패하게 되면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포스트 시즌 탈락이 확정된다. 다소 우려되는 부분은 시즌 막판 5할 승률이 무너지면서 포스트 시즌의 진출 여부와는 관계 없이 시즌의 마무리가 영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을 희망은 보이는데... 부진에 빠진 오승환

오승환의 소속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구 선두 시카고 컵스와 6경기 차로 벌어져 있다. 컵스가 매직 넘버 2를 줄이면 중부지구 우승 팀은 결정난다. 25일 경기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시즌 90승을 채우며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1위도 결정났다.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2위는 아직 알 수 없다. 콜로라도 로키스가 84승 72패로 조금 유리한 가운데, 밀워키 브루어스(82승 74패)와 카디널스(81승 74패)가 각각 2경기 차와 2경기 반 차로 로키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그런데 카디널스는 올 시즌 내내 마무리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시즌 부진에 빠졌던 트레버 로젠탈을 대신하여 쭉 마무리를 맡았던 오승환이 올 시즌 기복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4월 평균 자책점 4.50, 5월에 1.38, 6월 5.73, 7월 3.27, 8월 4.32 그리고 9월 9.00 등 널뛰기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오승환이 25일 경기에서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을 당했고, 시즌 평균 자책점이 4.10까지 치솟았다. 카디널스는 올 시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투수가 9명이나 될 정도로 뒷문이 탄탄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팀내 세이브 2위(13세이브)를 기록한 로젠탈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면서 시즌을 접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래도 카디널스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는 오승환(20세이브)이라는 사실이다. 카디널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경우 시즌 마지막에 가장 구위가 좋은 구원투수가 마무리투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승환이 어떤 보직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카디널스는 정규 시즌의 과정과는 관계 없이 일단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는 이른바 "가을 좀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팀이다. 2006년에도 리그 와일드 카드보다도 낮은 순위로 간신히 지구 우승을 했고, 2011년에도 간신히 와일드 카드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지만 월드 챔피언까지 올랐던 카디널스다.

이렇듯 아직까지 포스트 시즌 출전이 확정된 코리안리거는 아무도 없다. 팀의 진출이 확정된 류현진은 우선 팔 상태 회복이 우선이고, 추신수의 소속 팀은 점점 가능성이 멀어지고 있으며, 오승환의 소속 팀은 끝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게다가 오승환은 남은 시즌에서 기복을 최대한 없애는 것이 중요해졌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와 달리 팀 차원의 시즌 마무리 훈련이 실시되지 않는다. 팀이 해당 시즌 경기를 모두 끝내면 그 다음 날부터 스프링 캠프 소집일까지 오로지 선수 개인의 자유시간이다. 이들 중 어떤 선수가 시즌을 가장 늦게까지 보람차게 보내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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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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