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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 세트, 욕실용품 세트, 햄 세트, 과일 상자. 추석 선물로 준비했던 물건들이다. 이번 추석엔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하나. 명절 선물 고르는 것도 스트레스다. 그런데 명절에 책을 선물로 준비한다고?

평소에도 책을 잘 읽지 않는데 명절에 책 선물이라니. 기획이 신선하긴 한데 과연 이게 잘 팔릴까? 싶었다. 동네책방 '행복한책방'에서 준비했다는 추석 선물용 책꾸러미 '한가위책보' 소식을 보며 한 생각이다. 그런데 잘 팔렸단다. 그것도 꽤 괜찮게.

그래서 준비했다. 오마이뉴스 책동네 시민기자들의 한가위책보를. 추석 연휴에 즐길 수 있는 책꾸러미를 소개한다. 명절에 고생할 아내를 벌써부터 걱정하는 '깨시민 남편'의 한가위책보 '불편해도 괜찮아, 여보'부터, 아이들과 함께 눈높이를 맞춰 읽으면 좋을 그림책을 소개한 한가위책보 '함께라서 행복하게', 내 새끼 말고 연로하신 어머니, 아버지를 먼저 생각해 달라는 당부가 담긴 한가위책보 '보름달 같은 아버지' 등등. 부디 책읽기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꽤 괜찮게 읽히기를(시민기자 원문을 가능한 살렸음을 알립니다).

① 이훈희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불편해도 괜찮아, 여보]

 한가위책보 [불편해도 괜찮아, 여보]
 한가위책보 [불편해도 괜찮아, 여보]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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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노동의 불평등을 가장 극명하게 경험하는 때가 명절인 것 같습니다. 집안일을 '돕는다'면서 나름 '의식있는' 남편이라 생각하는 남자들도 있지만, 기본 전제가 잘못되었다는 건 모릅니다. 아내 혹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노동 문제'가 단순한 집안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모든 문제는 가사 노동에서 출발한다고 외치는 <아내 가뭄>(애너벨 크랩)과 누구도 급료를 지급하지 않는 가사 노동과 같은 활동을 당연시하는 생각을 뒤집어 놓는 <그림자 노동>(이반 일리히)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편하게만 지내왔던 명절에 불편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불편하다고 생각만 하지 마시고, 생각을 바꿔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아내도 손꼽아 기다리는 명절이 되지 않을까요?

② 서지은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함께라서 행복하게]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함께라서 행복하게]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함께라서 행복하게]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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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냉장고>(가에탕 도레뮈스, 한솔)는 각자 바쁜 삶을 살던 도시 사람들이 저녁을 함께 먹는 이야기입니다. 거리의 악사가 이웃집 문을 두드리면서부터 시작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지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족한 재료로는 아무 요리도 할 수 없었지만, 한층 한층 위로 올라가면서 모이는 재료들도 함께 멋진 파이를 만들게 되는데요. 다같이 모여 만든 저녁 식탁은 그림만 봐도 근사합니다. 이번 추석에 온 가족이 모여 이렇게 근사한 저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석 상차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의 따스한 정이니까요.

<내 얘기를 들어주세요>(안에르보, 한울림)는 고양이를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입니다. 브루는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슬픔에 빠졌습니다. 카우보이 아저씨도 만나고 까마귀 아줌마도 만나요. 브루가 만나는 모두는 브루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더 심각한 고민이 있다는 걸 이야기할 뿐 브루의 슬픔은 외면합니다. 그깟 고양이 잃어 버린 게 무슨 대수냐는 이야기만 듣게 된 브루에게 개 한 마리가 다가와 왜 슬퍼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브루가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대답합니다. 고양이를 잃어버렸지만 세상에는 훨씬 더 슬픈 일들이 많다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브루에게 개는 "그래도 니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합니다. 추석 때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많습니다. "공부는 잘 하냐, 취직은 했냐, 결혼 해야지"와 같은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그렇죠. 이번에는 질문 하지 말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서로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는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③ 김현자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이마를 마주대고]

 한가위책보 [이마를 마주대고]
 한가위책보 [이마를 마주대고]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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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개할 이 두 권의 책은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읽어주는 책이 아닙니다. 부모와 이마를 마주대고 혹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엎드려 같은 눈높이로 읽어야 할 책입니다. 내 아이들에게도 좋고, 조카나 손주들에게도 좋고, 어른들에게도 매우 좋은 그림책입니다.

남자 아이들 중에 차나 기차를 특히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더군요. <요리조리 열어 보는 세계의 기차>는 증기기관차부터 현대의 기차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편 전 세계의 수많은 기차 중 기념비적인 기차를 소개합니다. 이 책이 좋은 점은 플랩북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페이지마다 기차 관련 재미있는 사실이나 지식들을 넣은 플랩을 배치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했습니다.

<수잔네의 그림책 세트>(보림)는 수잔네 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오밀조밀한 그림으로 들려주는 책입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들과 건물들의 저마다 다른 풍경들, 그 풍경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표현하고 있죠. 글씨 하나 없이 그림으로만 표현하고 있어서 수잔을 비롯한 여러 등장 인물들의 동선을 따라 가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사계절을 각각 한 권에 담았고, 사계절의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어떤 줄거리를 만들고 있지만,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 책이 됩니다. 특히 4미터 그림책으로 펼치면 병풍이 되는데요. 엄마들 입소문으로 더 유명해진 책입니다.

④ 최종규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노래하는 달보따리]

 한가위책보 [노래하는 달보따리]
 한가위책보 [노래하는 달보따리]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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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박수미 글·사진, 자연과생태 펴냄, 2017)
살아가는 곳에서 노래하고, 살고자 하는 곳에서 노래하며, 아이한테 물려주고 싶은 곳에서 노래한다. 아름답다고 여기는 곳에서 살기에 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이 아름다움을 아이도 앞으로 느끼고 받아먹기를 바라니 노래한다. 아픈 아름다움도 기쁜 아름다움도 모두 노래하니 모든 말은 시가 된다.

<박남준 시선집>(박남준 글, 펄북스 펴냄, 2017)
떡국 한 그릇을 나누고 싶은 사이. 송편 한 점을 나누려는 사이. 잡채나 국수 한 접시를 주고받는 사이. 쌈짓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사이. 아이들이 제 집처럼 드나드는 사이. 처마 밑에 제비집을 두는 사이. 상냥히 웃음을 건네는 사이. 따사로이 오가는 말에서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사이.

⑤ 김학현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보름달 같은 아버지]

 한가위책보 [보름달 같은 아버지]
 한가위책보 [보름달 같은 아버지]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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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있는 아버지, 그러나 누구에게나 보름달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겠죠. 자신을 다 내어주고도 모자라는 아버지, 그 아버지가 보고 싶다. '내 새끼'만 생각하는 추석이 아니고 보름달 올려다보며 아버지란 존재를 올려다보면 어떨까요. 좀 오래 된 소설이긴 하지만, <가시고기>(조창인 지음)를 추천합니다. 아들이 희귀병인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을 앓지요. 아내와 이혼한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합니다. 그의 헌신이 가시고기를 닮았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동명 소설이 파울로 코엘료의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매클린의 것입니다. 플라이 낚시를 하는 아버지와 아들, 사람에게 가족이란 무엇인지, 아버지와 아들을 어떤 관계인지,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가의 순수한 낭만에 잠시 젖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버지와 그의 아들, 잔잔한 물결 속에 흐르는 사랑의 감동에 젖게 됩니다. 이번 추석은 가족,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 속으로 살짝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⑥ 권오윤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나홀로 휴식 꾸러미]

 한가위책보 [나홀로 휴식 꾸러미]
 한가위책보 [나홀로 휴식 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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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 친척들로 받는 명절 스트레스를 피해, 휴식과 재충전을 선택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장르 소설, 바로 <레드 스패로우> 1, 2권과 <레드 스패로우> 3, 4권입니다(시리즈 1부 <레드 스패로우>가 1, 2권이고, 시리즈 2부 <배반의 궁전>이 3, 4권으로 나왔다).

전직 CIA 출신 작가가 쓴 박진감 넘치는 스파이물로서,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이후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평가 받습니다. 말초 신경을 짜릿하게 자극하는 세밀한 묘사가 뛰어난 것이 특징. 일단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됩니다. 시리즈 1부에 해당하는 1, 2권이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2018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바라건대, 지치지 말기를. 제발 그러하기를. 모든 것이 유한하다면 무의미 또한 끝이 있을 터이니. -마르틴 발저, 호수와 바다 이야기-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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