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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시민기자는 소설 <딸에 대하여>(김혜진 지음, 민음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소설은 '딸에 대하여'라는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동성애자이자 시간강사로 '평범하고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딸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있다. 아니, 제목을 앞세워 그렇게 포장한 것이리라. 실상, 딸보다 '나'와 '젠(나가 돌보는 환자-기자말)'에 대하여 즉 엄마와 여성에 대한 이야기인 게 맞다. 여기서 나에겐 젠이 딸애와 겹쳐 보이니, 결국 '여성에 대하여'가 궁극적으로 올바른 제목이라 하겠다.'

 소설 <딸에 대하여>
 소설 <딸에 대하여>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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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주억거리며 책 표지를 본다. 얼핏 보면 자매인 듯하고, 모녀인 듯하고, 친구인 듯한 두 여자가 나란히 길을 걷고 있다. 그 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더 이상 돌아올 것 같지 않은 발걸음이다. '너흰 그렇게 가는구나' 하는 느낌.

어딘가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누군가의 시선도 느껴진다. 책의 내용과 이미지가 묘하게 오버랩 된다. '무슨 사건이 있는 거지?' 그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진다. 한 마디로 좋은 표지다. 독자로 하여금 그들의 이야기에 바짝 다가가게 하니까.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니까.

이 책의 편집자 민음사 박혜진씨에게 책 표지와 관해 궁금한 몇 가지를 물었다. 결과적으로 묻지 않으면 서운할 뻔했다. 오래 준비한, 공들여 기획한 표지였다.

- 독자들에게는 첫인상 역할을 하는 표지는 그래서 편집자들이 제일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작업이라고 들었습니다. 소설 <딸에 대하여>에 왜 이런 회화 계열의 이미지를 표지로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지 궁금하네요.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는 시리즈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최지은이라는 한 명의 북디자이너가 계속해서 작업하고 있어요. 시리즈가 시작될 때부터 지켜봐 온 독자분들이라면 아실 텐데, 초창기 책들은 패턴 위주의 회화 작업이었어요.

그러다 한국의 현대 회화 작품, 그중에서도 젊은 회화 작가의 작품을 온전하게 쓰는 방향으로 방향을 바꿨죠. 젊은 회화 작품과 젊은 소설 작품, 이 두 개의 영역이 좀 더 직관적으로 만나서 발산하는 에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한국이 싫어서>, <보건교사 안은영>, <자기 개발의 정석> 그리고 최근의 <딸에 대하여>까지, 젊은 회화 작가들의 새로운 감각들이 소설과 이 시리즈의 이미지를 더 효과적으로 표현해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시리즈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시리즈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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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에 대하여> 책 표지는 뭔가 멀어져 가는 막연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요. 표지로 쓰인 작품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신다면요.
"안소현 작가의 <8.11.S.Z>라는 작품이에요. 안소현 작가는 주로 일상적인 풍경들을 그리는데요. 특히 풍경화된 인물들을 그릴 때 아주 묘한 거리감을 탁월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이 작품에서는 두 여성이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일 뿐인데, 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두 사람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함을 유발하는 그림이죠. 소설책에 쓰이는 회화들을 선택할 때, 이렇게 이야기를 상상하도록 자극하는 이미지를 선호하게 돼요."

- 저도 그런 궁금증이 들었어요. ^^ 표지를 보면, 자매인 듯, 모녀인 듯, 친구인 듯, 알 수 없지만 제호가 <딸에 대하여>니까, 모녀인가? 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런데 막상 소설을 보면, 딸 레인과 그의 연인 그린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편집자로서 이 표지에 기대했던 게 있었다면요?

"디자이너가 이 그림을 제시했을 때 정말 놀랐어요. 작가에게 보여 줬을 때 김혜진 작가는 더 놀랐고요. '어디서 이런 그림을...',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만큼 소설의 중요한 설정이나 오브제를 잘 표현하고 있는 그림이에요.

그림 속에서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는 두 여성처럼 소설에서도 연인으로 등장하는 그린과 레인이 있어요. 우리는 두 여성을 바라보게 되고요. 이 시선이 소설에서 그린과 레인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생각을 이어가는 엄마의 시선과 닮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이 표지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독자들이 소설을 다 읽고 책을 덮은 뒤에도이 표지의 이미지를 통해 소설에 대한 기억을 구체적인 감각으로 오랫동안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소설은 읽지만 책은 보는 거잖아요. 보는 즐거움이 커지면 소설도 더 몰입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엄마의 시선으로 레즈비언인 딸의 인생을 바라보는 소설 <딸에 대하여>
 엄마의 시선으로 레즈비언인 딸의 인생을 바라보는 소설 <딸에 대하여>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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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출판 담당 기자로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연재하며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 ohmybook2016@gmail.com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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