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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부분을 다룬 초등<사회> 6-1 국정교과서의 표지.
 근현대사 부분을 다룬 초등<사회> 6-1 국정교과서의 표지.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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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이승만 건국론' 조장과 '박정희 미화' 지적을 받은 초등<사회> 국정교과서(이하 초등<역사>)를 수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중고교<역사> 국정교과서 폐기에 이어 초등 국정교과서도 바로잡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부 "전문가 의견수렴 거쳐 내년 3월부터 수정된 교과서 배포"

19일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역사> 6-1 내용 등에 대한 수정 요구 민원이 많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면서 "서술방식과 내용의 문제, 오류 등을 바로 잡기 위해 전문가 의견수렴, 수정보완자문위를 여는 등의 방법으로 오는 12월까지 교과서 내용을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 3월부터 수정된 교과서로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한국 근현대사 내용을 담은 초등<역사> 6-1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학교에 배포됐다.

교육부가 수정 검토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내용은 "이승만 건국론 조장", "박정희 미화", "사라진 '일본군 위안부' 용어" 등이다.

교육부는 초등<역사> 110쪽 제목을 '8.15 광복과 대한민국 수립'으로 표기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기존 내용에서 '정부'란 말을 빼버린 것이다. 118쪽 본문에서도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고 적었다. 역사학계는 이 같은 교육부의 행동이 '이승만 건국론'을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관련기사 : "교육부 맘대로 고쳐" 국정교과서 집필진 부글부글).

기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표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꿔치기 한 초등<역사> 교과서 제목.
 기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표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꿔치기 한 초등<역사> 교과서 제목.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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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과서는 '박정희를 미화하고 나섰다'는 지적도 받았다. 5.16 군사정변 내용을 다룬 118쪽에서 "일부 군인들이 국민 생활의 안정과 공산주의 반대를 주장하며 정권을 잡았다"고 표현했다. 박정희의 주장만 미화하고 쿠데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은 것이다. 이 교과서는 박정희에 대해서는 이승만과 달리 '독재'라는 표현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관련기사 : 유신선포는? 경제 성장 위해서, 5.16은? 공산주의 반대 위해서).

교육부는 또 이 교과서에서 '일본군 위안부'란 표현과 위안부 사진을 삭제해 논란을 빚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논란이 되자 "위안부란 용어가 초등학생 수준에 맞지 않아 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비슷한 시기 여성가족부와 함께 초등학생용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란 제목이 적힌 학습 교재를 배포해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이란 지적을 받았다(관련기사 : '성 노예'라 가르치라더니...'위안부' 표현이 과도?).

이밖에도 역사교육연대회의는 초등<역사> 6-1교과서에 대해 "비문이거나 부적절한 표현이 90여 곳이 넘고, 편향적인 서술도 30여 곳 들어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위안부 표기 부활, 건국론 문제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잘 알고 있다"면서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교과서 수정 내용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향 교과서 만든 집필진에게 수정 맡기지 말아야"

이에 대해 역사단체와 교사들은 '초등<역사>를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외부 역사 전문가들의 공식적인 의견 수렴'을 촉구했다.

역사교육 운동을 오랫동안 벌여온 황은희 교사(서울 창원초)는 "교육부가 기존 방식대로 교과서 진필진과 심의진에게만 교과서 수정을 맡긴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편향된 교과서를 만든 이 분들이 아니라 외부 역사전문가들의 별도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85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방은희 사무국장은 "초등<역사>에서 박정희 옹호와 미화 내용은 한두 문장을 고친다고 해결될 수준의 내용이 아니다"면서 "교육부는 공식적인 전문가 논의절차를 통해 교과서 개편 수준으로 내용을 손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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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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