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번주도 로또를 산다
 이번주도 로또를 산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기사 수정 : 27일 오후 2시 51분]

때아닌 해외 복권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 로또와는 '클래스'부터 다른 어마어마한 당첨금의 유혹은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국내에서 '인생 한방'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니 해외복권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해외복권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숫자 맞추기 복권인 '메가밀리언'과 '파워볼'. 특히 지난달 23-33-53-56-58과 메가볼 6으로 구성된 당첨번호는 3억 9300만 달러(4501억 원)짜리 잭팟을 터트렸다.

게다가 파워볼은 최근 우리 돈으로 8천억 원이 넘는 당첨금을 토해냈다. 한국에서도 이 복권에 대한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다. 그 때문에 최근 인터넷을 이용하여 해외 복권 구매를 대행해주는 업체도 늘기 시작해, 현재 약 1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외복권 열풍은 서민들에게 또 다른 인생역전의 기회라기보다는 '일시적 유행'이란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행사이트를 통해 해외복권을 구매할 때는 복권의 가격 이외에 꽤 높은 비율의 수수료를 함께 낸다. 복권 실물을 반출하는 것은 아니고, 만약 당첨되면 구매대행 업체가 상금을 대신 수령해주는 형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구매대행업체가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당첨이 되도 지급해주지 않거나, 당첨된 것으로 속여 돈을 요구하는 사례, '당첨이 안 되면 유료회원비를 환급해준다'는 약속을 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등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의 해외복권 구매를 대행하는 대표적인 한 회사는 "해외 로또복권 구매는 해당 국가의 시민이나 거주자 이외에도 (19세 이상이면) 복권을 구매할 수 있다"며 "고객이 직접 해당 국가를 방문하지 않아도 대신하여 복권을 구매하고 당첨금 지급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회원가입시 해외복권은 추첨 2시간 전 최소 5장부터 구매할 수 있으며, 특히 당첨 시 100만 USD(또는 100만 EUR, 약 11억 3천만 원)까지는 업체에서 선지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당첨 시 세금은 미국 복권(파워볼, 메가밀리언, 뉴욕 로또, 캐쉬포라이프, 테이크5)의 경우 600USD 초과 때 44.173%이며, 유럽 복권(유로잭팟, 유로밀리언, 엘 고르도, 쁘리미띠바)은 2500EUR 초과 때 20%를 공제한다. 해외복권 당첨금은 송금 여부와 관계없이 자진신고 대상이다.

우리 세법에 의하면 3억 원 이하의 복권에 당첨됐을 때 내야 할 세금은 당첨금의 22%이며 3억 원 이상일 경우에는 소득의 38%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미국복권은 이미 국내 세법을 초과해서 내기 때문에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은 없으나 유럽 복권인 경우는 18% 정도를 추가로 내야 한다.

해외 복권 구매대행 사이트에선 메가밀리언과 파워볼이 단연 최고 인기다. 이 두 복권은 우리 로또의 당첨방식과 유사하다. 메가밀리언은 1부터 56까지의 숫자 중 5개를 먼저 뽑고 마지막 여섯 번째는 1부터 46까지 숫자 중 다시 1개를 다시 뽑는 방식이다. 파워볼도 비슷한 방식. 1부터 69까지 숫자 중 5개를 먼저 뽑고 마지막 여섯 번째는 파워볼 26개 중 하나를 뽑는다. 과정이 생소하고 복잡한 다른 해외복권과는 달리 한국인에게 매우 익숙한 추첨 방식이다.

당첨확률은 수학적으로 따져보면 메가밀리언은 2억 5889만 850분의 1, 파워볼은 2억 9220만 1338분의 1이다. 이탈리아 로또는 당첨확률이 6억 2261만 4630분의 1이다. 몇억분의 1인 해외복권에 비하면 한국 로또는 그나마 당첨 확률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45개의 숫자 중 6개를 맞춰야 하는 한국 로또의 당첨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이다. 다른 복권의 당첨확률을 생각하면 그저 애교에 불과하다.

일확천금의 기회?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

때아닌 해외 복권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때문에 최근 인터넷을 이용하여 해외 복권 구매를 대행해주는 업체도 늘기 시작해, 현재 약 1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홈페이지는 기사 내용에 언급된 사이트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때아닌 해외 복권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때문에 최근 인터넷을 이용하여 해외 복권 구매를 대행해주는 업체도 늘기 시작해, 현재 약 1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홈페이지는 기사 내용에 언급된 사이트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 해외로또 구매대행 사이트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현지 복권의 인기는 한국의 로또와는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지난해 미국 전역 복권 판매액은 80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90조 5000억 원이다. 이는 미국 전역의 영화, 공연, 스포츠 경기의 티켓 발권액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나눔로또 측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 미국의 로또 격인 파워볼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당첨자가 나왔다. 당첨금은 무려 8500억 원. 당첨금이 이렇게 큰 이유는 지난 6월 10일 이후 21번 연속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당첨 금액이 천문학적인 숫자로 치솟자 미국에서는 구매점마다 긴 행렬이 이어지는 등 열풍이 불었고, 큰 기대와 관심 속에 드디어 지난 8월 25일 당첨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매사추세츠주 머시 메디컬센터 직원인 메이비스 웨인치크(53).

아들과 딸 두 자녀를 둔 웨인치크씨는 보스턴에서 90마일 떨어진 주유소 편의점에서 복권을 샀다고 한다. 복권 용지에 써넣을 조합번호로 가족들의 생일과 기념일 등을 적당히 섞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번호가 6, 7, 16, 23, 26 그리고 파워볼 4. 그렇게 덜컥 8500억 원에 당첨됐다.

당첨 후 가장 먼저 그녀가 한 일은 사직서 제출이었다. 32년간 근무했던 회사를 떠나는 이유로 "휴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사는 곳을 떠나 '럼'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거액 당첨자의 소감치고는 참으로 소박하다.

세계적으로 매년 1천 명 이상이 벼락에 맞아 죽는다고 한다. 지구 인구를 60억 명이라고 가정하면 벼락에 맞을 확률은 600만분의 1이다. 반면 로또를 1년(52주) 동안 매주 한 번씩만 산다 해도 1등 당첨 확률은 15만7000분의 1로 높아진다. 1년 동안 꾸준히 로또 복권을 산다면 벼락에 맞는 것보다 당첨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이론상이다. 실제로 매주 10만 원씩 로또 복권을 산다 해도 자손 대대로 3120년 동안 사야 한번 1등에 당첨될 수 있다. 혹자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에 동전을 일렬로 늘어놓은 뒤 이 가운데 하나를 맞추는 확률과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선 로또복권은 경제학적으로 확률이란 개념이 도입된 일종의 게임이다. 앞뒤가 대칭인 동전을 한 번 던지면 50%(2분의 1)의 확률로 앞이나 혹은 뒤가 나올 수 있다. 또, 주사위를 던졌을 때 특정한 면이 나타나는 확률은 1/6이다. 하지만, 복권은 동전 한 번 던지는 것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해외복권의 당첨확률에 비한다면 애교에 불과하다는 한국의 로또만 보더라도 당첨확률이 무려 814만 5060분의 1이다. 그렇다면 이 확률은 얼마나 높은 것일까. 당첨확률은 콤비네이션(조합, 서로 다른 여러 개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 뽑는 것)이라는 수학적 방법으로 구할 수 있다. 45개 중에서 무작위로 여섯 가지를 뽑을 경우 모든 경우의 수는 45부터 1씩 빼가면서 6번 곱한 후 (45X44X43X42X41X40), 이 숫자를 6부터 1씩 빼가면서 곱한 수(6X5X4X3X2X1)로 나눈다. 계산하면 58억6444만3200 / 720 = 814만5060이 되는 이치다.

814만분의 1? 얼핏 봐서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을 확률로 따진다면, 0.00001%다. 정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굳이 글로 표현하자면 앞뒤가 대칭인 동전을 던졌을 때 앞이나 혹은 뒤가 나오지 않고 동전이 스스로 가운데로 서버리는 신이 내린 확률이라고 보면 된다.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알고 있는 그 무시무시한 경우의 수가 바로 대한민국 로또 1등의 확률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당첨확률이 2억 5889만 850분의 1이라는 메가밀리언과 2억 9220만 1338분의 1이라는 파워볼의 당첨 가능성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슬프게도 해외복권 구매 대행사이트에서 복권을 구매하는 대다수는 메가밀리언과 파워볼 복권 모두를 구매하고 또 당첨을 꿈꾼다.

그럼 메가밀리언과 파워볼에 동시에 당첨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결론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이 두 복권이 동시에 당첨될 확률은 7경 5648조 2527억 6595만 7300분의 1이다. 퍼센트로 환산하면 0.000000000000000013%. 그런데 이 당첨확률조차도 구매자 개개인별로 적용되므로, 같은 번호를 중복 선택할 경우 등을 고려하면 오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해외로또 당첨되고 싶다면? 비법은 '이것'

토요일 잠실역 8번 출구 앞 매점.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뜨린다.
 토요일 잠실역 8번 출구 앞 매점.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뜨린다.
ⓒ 최황

관련사진보기


그렇다면 '낙타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려운 해외로또의 당첨확률을 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뜻밖에도 방법은 간단하다. 착하게 살면 된다. 해외 로또 1장으로 인생역전을 꿈꾸기보다는 게임으로 즐기고, 즐긴 후에는 맡은 바 일에 열중하면 된다. 로또가 별거 있나? 이 순간이 즐겁다면 그게 바로 로또다. 순간을 맘껏 누리고 막연한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잠시나마 행복을 전해주는 내 마음속의 로또 아니겠는가.

일확천금을 가져다준다는 해외로또의 당첨금은 결코 내게로 오지 않는다. '한방'으로 결코 인생을 뒤집을 수 없다. 또 복권 당첨번호를 과거 데이터에서 상관관계를 찾고 당첨번호를 분석한다는 것도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그게 정말로 가능하다면 통계학자들은 아마 지금 전부 부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지난 9월 17일은 '도박중독 추방의 날'이었다. 흔히 도박이라고 하면 카지노나 고스톱, 경륜, 경정, 경마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복권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결코, 부정하려 하지 말라. 인생역전을 꿈꾸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 로또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면 '중독'이 맞다.

노력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 올인하여 요행을 바라는 것이 진정한 헛일이자 도박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복권은 신도 못 맞춘다. 조물주도 예측할 수 없다. 해외로또로 인생 부활을 꿈꾸기보다 단순한 게임으로 즐거움을 누리고 즐거움에서 자신을 발견하자. 땀 흘리지 않는 횡재는 절대 바라지도 말라.

[재미삼아 더 읽어볼 만한 글]
나눔로또 블로그가 소개하는 해외의 이색복권 (관련 링크)


태그:#로또, #복권, #해외복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존 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독자적인 시각에서 누구나 공감하고 웃을수 있게 재미있게 써보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에서 가장 재미있는(?) 기사, 저에게 맡겨주세요~^^ '10만인클럽'으로 오마이뉴스를 응원해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