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지용과 정찬헌

LG 김지용과 정찬헌 ⓒ LG 트윈스


LG 트윈스의 5강 가능성이 옅어지고 있다. 19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7-15로 대역전패해 5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가 2.5경기차로 벌어졌다.

이날 경기의 패인은 LG 불펜의 부진이다 . 7회말까지 LG는 선발 허프의 7이닝 1실점 역투에 힘입어 3-1로 리드했다. 하지만 LG 불펜은 경기 종반 두 번의 리드를 모두 지키지 못한 채 와르르 무너졌다.

8회초 시작과 함께 등판한 진해수가 1사 후 로하스가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한 것이 발단이었다. 신정락이 구원 등판했지만 윤석민에 5구만에 볼넷을 내주고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강판되었다.

최근 마무리 역할로 기용되고 있는 정찬헌이 1사 1, 2루에서 투입되었지만 유한준과 박경수에 연속 적시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정찬헌의 블론 세이브였다.

이후 경기는 53분간 우천 중단되었다. 일반의 예상과 달리 경기가 재개되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정찬헌은 이진영에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와 오태곤에 번트 안타를 내줘 역시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강판되었다.

연속안타를 허용했고 상당 시간 경기가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벤치의 판단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후 김지용이 등판해 승계 주자 1실점으로 6-3으로 벌어진 뒤에야 8회초가 종료되었다.

하지만 LG는 이어진 8회말 대타 정성훈의 1타점 적시타와 극적으로 터진 이형종의 좌월 3점 홈런에 힘입어 7-6으로 재역전했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9회초 시작과 함께 김지용이 로하스에 우월 3루타를 얻어맞고 강판되었다. LG는 베테랑 이동현을 투입했지만 2피안타로 7:7 동점을 허용했다. 이동현의 블론 세이브였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이진영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수 손주인이 송구를 포구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실책이 나온 뒤 이동현은 로하스의 만루 홈런 포함 4피안타 1볼넷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날 역전패는 올 시즌 LG 불펜이 숨겨왔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고정된 마무리 투수가 없는 팀의 한계가 명백하게 노출됐다.

 LG 양상문 감독

LG 양상문 감독 ⓒ LG 트윈스


지난해 28세이브를 거둔 마무리 투수 임정우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선발되었으나 어깨 부상으로 하차했다. 임정우의 1군 복귀는 예상보다 하염없이 늦어졌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정하지 않은 채 시즌을 치렀다.

소위 '마무리 돌려막기'는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상황에 맞춰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견 합리적 대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불펜의 핵심인 마무리 투수가 없으니 나머지 투수들도 보직이 정해지지 않은 채 시즌을 치러야만 했다.

5월초까지는 신정락, 5월 중순에는 김지용, 여름 이후에는 이동현과 정찬헌이 마무리로 기용되었지만, 누구도 마무리로 정착하지 못했다. 지난해 후반기의 '프라이머리 셋업맨 김지용 - 마무리 임정우'와 같은 LG의 필승 공식은 올해는 사라졌다.

▲ KBO리그 9월 불펜 평균자책점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KBO리그 9월 불펜 평균자책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리그 9월 불펜 평균자책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LG 불펜진은 타 팀에 비해 혹사는 적었다. 하지만 보직과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시즌을 치른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9월에는 무너지는 경기가 잦다. LG 불펜의 9월 평균자책점은 5.72로 6위에 그치며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792로 역시 6위다.

NC 다이노스는 2015시즌 초반 마무리 김진성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하자 임창민을 새로운 마무리로 안착시켰다. 이후 임창민은 올 시즌까지 3년 동안 86세이브를 수확하며 뒷문을 걸어 잠가 NC의 꾸준한 상위권 유지에 기여했다. 

LG의 고민은 비단 올시즌 5위 경쟁만이 아니다. 내년 이후 마무리를 비롯한 불펜 구성도 문제다. 지난해 마무리 임정우는 여전히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으며 만 26세로 병역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내년 만 35세가 되는 이동현이 마무리를 맡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다. 김지용은 구위, 신정락은 기복, 정찬헌은 제구의 약점이 뚜렷하다. LG는 원점에서부터 새롭게 마무리 투수를 물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정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양상문 감독이 택한 '마무리 돌려막기'는 참담한 실패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 강력했던 LG 불펜이 '2이닝 14실점'의 충격을 딛고 남은 기간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LG의 가을이 달려있다.

(관련 기사: 김지용-신정락 동반 부진, '빨간불' 켜진 LG 불펜)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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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야구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오마이뉴스에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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