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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의 새벽아침을 맞이하며 동네와 앞바다 풍경을 찍은 사진입니다. 김인홍 목사가 찍은 사진을 허락받아 올립니다. 진짜로 '한국의 산토리니'같은 풍경을 자아내지 않습니까? 진짜로 근사하고 멋진 홍도입니다.
▲ 홍도 마을 홍도의 새벽아침을 맞이하며 동네와 앞바다 풍경을 찍은 사진입니다. 김인홍 목사가 찍은 사진을 허락받아 올립니다. 진짜로 '한국의 산토리니'같은 풍경을 자아내지 않습니까? 진짜로 근사하고 멋진 홍도입니다.
ⓒ 김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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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홍도. 본래 그곳은 붉은 동백꽃이 섬을 뒤덮고 있어 해질 녘 노을에 비친 섬이 붉은 옷을 입은 것 같다 하여 홍의도(紅衣島)로 불렸지만, 섬의 바위들이 홍갈색을 띠고 있어 바다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다 하여 '홍도'(紅島)로 굳어졌죠.
 
코발트색 바다로 유명한 에게 해를 끼고 있는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찾는 사람들은 저마다 목적은 다르죠. 휴가나 신혼여행지 또는 결혼장소로 그곳을 찾습니다. 하얀 돌담 위를 수놓은 파스텔 톤의 꽃들과 청량한 색감의 예배당 지붕, 거기에 아기자기한 집들까지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홍도2구 마을의 전경. 산허리를 따라 하얀 등대가 있는 곳을 향해 가는 그 길목에서 찍은 마을 사진입니다. 위에 보이는 선들이 마치 케이블카 선을 연상케 하는데, 저 자체만으로도 마을 풍경이 예술 같습니다.
▲ 홍도2구 마을 홍도2구 마을의 전경. 산허리를 따라 하얀 등대가 있는 곳을 향해 가는 그 길목에서 찍은 마을 사진입니다. 위에 보이는 선들이 마치 케이블카 선을 연상케 하는데, 저 자체만으로도 마을 풍경이 예술 같습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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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도 그에 뒤지지 않는 자연경관을 자랑합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파란색과 빨간색 지붕의 집들, 해발 365m의 깃대봉 아랫자락에서 직접 캐낸 돌로 지은 홍도성결교회의 예쁜 예배당, 그 예배당 앞 산책로로 이어져 있는 해안가 절벽의 하얀 등대, 그리고 해상유람선을 타고 구경할 수 있는 '남문바위'와 '부부탑' 같은 '홍도 33경'. 그것이 홍도를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홍도를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죠.
 
지난 9월 11일(월)∼13일(수)까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남서지방회 목회자부부 신앙수련회를 그곳에서 개최했습니다. 목포 시내의 26개 교회와 완도군과 무안군의 2개 교회를 비롯해 신안섬마을 교회 중 39개 교회가 함께 전남서지방회를 이루고 있는데, 시간과 형편이 되는 목회자 부부 41명이 그곳 홍도와 흑산도를 찾아 함께 위로와 격려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홍도교회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입니다. 돌탑처럼 지은 저 예배당을 해발 365m의 깃대봉 아랫자락에서 직접 캐낸 돌로 지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25년만 있으면 100년의 역사를 지닌 근대역사문화제로 새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홍도교회 홍도교회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입니다. 돌탑처럼 지은 저 예배당을 해발 365m의 깃대봉 아랫자락에서 직접 캐낸 돌로 지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25년만 있으면 100년의 역사를 지닌 근대역사문화제로 새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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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란 모름지기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12:15)는 말씀을 구현하는 장일 것입니다. 이번 목회자부부 신앙수련회 주제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빌3:14)"로 정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죠. 전남서지방회에 속한 교회들이 크고 작음을 떠나 주님께서 주신 소명의 자리를 재확인하고, 함께 손을 맞잡고 격려코자 하는 마음에서 말이죠.
 
출발하던 당일 아침만 해도 배가 뜰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새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거센 바람까지 불어 닥쳤던 까닭이죠. 하지만 점심 무렵 전부터 빗줄기는 걷혔고 이내 바람도 잦아들었죠. 드디어 1시10분 홍도행 여객선이 출발했고, 2시 무렵엔 도초항, 3시엔 흑산도 부두, 그리고 3시 40분에 홍도여객선터미널에 당도했습니다. 그곳이 홍도 제1구였습니다.
 

홍도독립문으로 알려진 홍도 비경 중 하나입니다. 파란 색과 적갈색 바위가 정말로 조화를 이룹니다. 참 근사하고 멋집니다. 박연기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곳에 사진을 올립니다.
▲ 홍도 비경 홍도독립문으로 알려진 홍도 비경 중 하나입니다. 파란 색과 적갈색 바위가 정말로 조화를 이룹니다. 참 근사하고 멋집니다. 박연기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곳에 사진을 올립니다.
ⓒ 박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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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넉넉지 않은 우리 일행은 그곳 여객선터미널에서 곧장 유람선 관광선으로 옮겨 탔습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입장료를 받고 있었는데, 해상관광 유람선 이용료로 1인당 2만5천원의 경비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물론 홍갈색을 띤 규암질의 멋진 바위들, 다양한 전설과 기묘한 형상을 지닌 기암괴석들, 눈이 부시도록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이 조화를 이루는 곳곳의 자연경관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비싼 관람료 생각은 한꺼번에 사라지게 되죠.
 
해상유람선 관광을 마친 우리들은 홍도 2구에 내려 숙소에 짐을 펐고, 푸짐한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는 곧장 홍도성결교회 예배당에 올라가 말씀을 나눴습니다. 그날 밤 강사로 나선 분은 서울의 흑석중앙교회를 섬기다가 은퇴한 조영한 목사였죠. 그 분은 현재 개척교회나 농어촌 미자립교회를 돌면서 곳곳의 목회자들에게 격려와 웃음을 선사하는 '총회 순회 선교사'로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 분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복음의 열정만큼은 청년 같았죠. 그 분의 심령을 통해 울러 퍼지는 하늘의 음성은 큰 울림 그 자체였습니다. 이어서 행한 기도회도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감싸 안기에 충분했었죠.
 

홍도 비경 중 하나입니다. 바위가 흔들려 곧 떨어질 것 같은데, 여전히 건재합니다. 각종 기암괴석들이 얼마나 멋있는지,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 홍도 비경 홍도 비경 중 하나입니다. 바위가 흔들려 곧 떨어질 것 같은데, 여전히 건재합니다. 각종 기암괴석들이 얼마나 멋있는지,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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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5시 무렵에는 낙원교회 장승민 목사가 성결교회의 사중복음인 '중생·성결·신유·재림'의 현장목회를 생생하게 전했고, 이어 산책로를 따라 가파른 절벽 위에 세워진 하얀 등대 앞에서 각자 몇 컷의 사진을 남겼습니다. 그 등대처럼, 저마다 목회 현장에서 지치고 힘들어하는 영혼들에게 주님의 진리와 생명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영혼의 등대'로 살아야겠다는 다짐들을 했을 것입니다.
 
밥상 다리가 불어질 정도로 푸짐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우리들은 짐을 싼 뒤 홍도의 나머지 부분을 관람코자 부두로 나섰습니다. 그 길목에는 홍도 2구의 영적인 등대역할을 하고 있는 홍도성결교회 윤종섭 담임전도사도 동승했죠. 그는 홍도 1구와는 다른 홍도 2구만의 자랑거리를 이렇게 늘어놨었죠.

 

홍도 비경 중 하나입니다. 저 기암괴석 위에 굳건하게 서 있는 푸르른 소나무들이 보이죠. 온갖 풍상 속에서도 우뚝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처럼, 인생의 풍파 속에서도 굳세게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홍도비경 홍도 비경 중 하나입니다. 저 기암괴석 위에 굳건하게 서 있는 푸르른 소나무들이 보이죠. 온갖 풍상 속에서도 우뚝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처럼, 인생의 풍파 속에서도 굳세게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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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2구는 1구와 달리 민박집도 3분의 1정도 저렴하고, 밥상 위에 오르는 반찬도 훨씬 더 푸짐합니다. 외부에서 오는 여행객들이 그걸 알 리는 없겠죠?"
 
윤종섭 전도사가 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습니다. 그 이야기가 사실이긴 하지만, 홍도 1구에만 쏠리고 있는 여행객들의 숙박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에 비해 홍도 2구는 턱없이 못 미치고 있는 까닭이요, 더 많은 여행객들이 홍도 2구를 찾아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던 것이죠.
 

홍도2구 마을에 사는 할머니 뒷모습입니다. 아침부터 깨를 털고 있는 모습이죠. 연세를 어쭈어보니 88세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다들 저런 모습으로 동네가 노쇠해가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 홍도2구 할머니 홍도2구 마을에 사는 할머니 뒷모습입니다. 아침부터 깨를 털고 있는 모습이죠. 연세를 어쭈어보니 88세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다들 저런 모습으로 동네가 노쇠해가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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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홍도 2구에는 예전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홍도성결교회도 한때 주민들 가운데 100명이 예배했고, 그 뒤로는 50명, 지금은 18명 정도가 예배하고 있다고 하죠. 그만큼 동네가 고령화되고 젊은이들도 하나 둘 뭍으로 빠져 나가는 형국이니, 그로서도 실망감이 컸을 것입니다. 홍도 2구 주민들을 위해 하루에도 숱하게 기도하는 그의 마음 한 켠에 더 많은 사람들이 아른거리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군도에서 오기지마만이 갖는 특별한 자연환경이라는 게 뭐가 있겠는가. 다들 눈을 돌리면 바다고, 싱싱한 해산물이 나고, 가파른 언덕이 주를 이루는 곳에 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을 텐데, 이렇게 공간이 주는 매력은 다 비슷하니 결국에는 섬의 재생이 가능한 것은 그곳에 애정을 쏟는 특별한 사람들 덕분일까? 아니면 오기지마의 작품들이 특별했기 때문일까?" (137쪽)
 
차현호의 〈나오시마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혼슈와 시코쿠 사이의 좁고 긴 바다와 그를 둘러싼 해안 지역에 자리 잡은 섬들, 조선통신사 사절단이 교토에 다다르기 위해 거쳐 갔다던 그 교역의 통로였던 '세토내해' 섬들. 그곳에서는 우리나라 '광주 비엔날레'처럼 2010년부터 3년에 한번씩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라는 국제예술제가 열리는데, 그 중 오기지마만 해도 2011년에 문을 닫았던 학교를 다시 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홍도를 떠나오던 그 갑판 위에서 나는 그런 상상을 해 봤습니다. 홍도의 자연경관 안에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자추미술관'이나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후환 작가의 첫 개인 미술관' 그리고 이가라시 야스아키의 '하늘그물' 같은 설치예술 작품들처럼, 홍도에
자연과 예술이 융합된 각종 미술관과 예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예술가들이 그곳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면 어떨까 하고 말예요. 홍도에 색다른 재생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요?



태그:#홍도 재생, #한국의 산토리니, #홍도2구, #횟감들, #홍도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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