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부여가 낳은 대표적인 민족시인 신동엽의 시비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여가 낳은 대표적인 민족시인 신동엽의 시비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충남문화재단은 지난 1일부터 금강의 문화·역사 인문학적 가치 찾기와 금강유역 문화예술 재조명을 위해 '이제는 금강이다'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소설 <금강>의 김홍정 작가, 독도 사진 작가인 이정호씨, 금강의 영상콘텐츠를 제작해온 정경욱 감독, 산악전문가 김성선·조수남씨 등이 탐사단을 이끌며 7개 시·군 문화원과 예총이 참여하고 있다.

16일은 금강의 발원지인 전북 무주 뜸봉샘을 출발한 지 16일째로 부여군 탐사 3일째다. 오늘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정림사지'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일정이 시작됐다. 이날도 부여문화원과 예총 회원 등 30여 명이 시민들이 참여했다. 일행은 주차장에서 간단한 뭄풀기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소설 <금강>의 김홍정 작가와 함께 걷는 '신동엽 시인의 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림사지 국보 제9호 5층 석탑 앞에서 정찬응 부여 예총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림사지 국보 제9호 5층 석탑 앞에서 정찬응 부여 예총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탐사단 안내를 맡은 정찬응 부여 예총 회장은 "1942년 발굴에서 강당지에서 "太平八年戊辰定林寺大藏當草"라고 새겨진 기와가 발견되어 중건 당시 '정림사'란 절 이름과 1028년(현종 19)에 중건되었음이 밝혀졌다. 1979년 대대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다량의 기와, 납석제삼존불상, 소조불, 북위시대의 도용과 관련을 보이는 도용의 파편 등이 발견되었다. 현재 정림사지 5층 석탑(국보 제9호)과 정림사지 석불좌상(보물 제108호)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일행들은 구도심 골목길을 통해 대한민국 문단에 기념비적 저항시인 신동엽 생가는 푸른색 기와가 우뚝 솟은 담장을 따라 아담한 한옥이다. 부부와 부모님이 거주하던 방 두 칸과 조그마한 부엌으로 이루어진 소박한 곳이었다. 사무국장의 안내로 돌아볼 수 있었다. 

<껍데기는 가라> <금강> 등의 시로 유명한 '신동엽 시인의 길'을 따라 시비가 있는 금강 변 부여읍 군수리 선화공원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강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강변 솔밭에는 사각 철 담장에 둘린 시비가 자리하고 있었다. 소설 <금강>의 김홍정 작가가 나와 신동엽 시인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소설 <금강>의 김홍정 작가가 신동엽 시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소설 <금강>의 김홍정 작가가 신동엽 시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시인의 대표작을 <껍데기는 가라>로 알고 있는데, 이념의 논쟁이 그 안에 들어 있다. 여기 적혀 있는 '산의 언덕에'는 4·19혁명을 기념한 시다. 그리운 그에 모습, 그리운 그에 얼굴, 그리운 그에 소리 등은 모두 4·19혁명에 참여했다가 희생당한 추모 시로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다.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난 글이다.

신동엽 시인의 시 세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공학 정신에 의한 반외세이다. 대표적인 대서사시 <금강>은 동학 민중운동, 동학혁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외세를 배격하자는 부분들이 들어 있다. 그 외세는 이념이다. 이념으로 표출된 단어들이 등장한다. '그 모든 쇠붙이는 가라'라고 쓴다. 쇠붙이는 무력이고 전쟁을 일으키는 수단이 된다. '껍데기는 가라'는 말은 사람의 실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실체를 둘러싼 포장된 이념, 사상 등을 이야기한다. 이념도 부정하고 외세도 부정한다면 그가 챙기는 것은 민족이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한라에서 백두까지'란 말들이 나온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는 민족 빼고는 그 어떤 것도 없다. 이념을 추월하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개념을 부정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1950년대 전쟁 시기에 부여에서 인민위원회에서 일한 사례도 있다. 그래서 지역에서는 좌측에서 일한 좌익분자로 여긴다. 그 이후엔 다 버리게 된다. 60~70년대를 살아오는 과정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봤다. 그래서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인정받지 못하고 불우했다. 오늘날 이 분을 기억하고 되살리며 위대한 시인으로 평가받은 것은 오늘날 우리 분단 극복은 이념이 아닌 민족 동질성이다. 오래전부터 민족 동질성을 이야기한 선구자적 시인이다. 그래서 우리는 위대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백제국악관현악단’의 공연에 앞서 최근 복원되고 있는 악기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백제국악관현악단’의 공연에 앞서 최근 복원되고 있는 악기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탐사단은 '서동요가 이은 부부' 백제 무왕과 신란 선화공주의 사연이 깃든 '궁남지'로 향했다. 갈색으로 익어가는 연꽃이 막바지인 궁남지엔 능수버들이 흐드러지게 휘날리고 있다. 인공연못인 궁남지 연못 중앙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쓴 '포룡정'의 연꽃무늬 정자에서 백제 의상을 걸친 '백제국악관현악단'이 공연과 함께 서석순씨가 '금강은 알고 있다'란 시를 낭송했다.

"푸른빛 출렁이며
파아란 하늘 마주보고
그 옛날부터
몇천 년 흘러 왔기에
무수히 많은 아픔을
쓸어 내리고
가슴저린 한을
금강은 흘려 보냈지

백성들의 피흘림
온 몸으로 받아안고
흘러 가려니
타사암 밑바위
소용돌이 돌고도는
흐느낌을 토했지...

맑은 금강아
아픔은 쓸어 내리고
한은 흘려 보내며
찬란한 역사를
만들자...

금강은 빛나리라
금강은 빛나리라
대한민국아!"

마지막 일정으로 부여가 고향인 신광섭 울산시립박물관 관장의 인문학 콘서트가 진행됐다. 신 관장은 전 부여국립박물관 관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1993년 부여군 능산리 백제 고분군 서편 골짜기에서 발굴하던 중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를 발견했던 인물이다. 다음은 강연 내용 중 일부다.

 전 국립부여박물과장을 지낸 신광섭 울산시립박물과 관장의 인문학 콘서트가 진행 중이다.
 전 국립부여박물과장을 지낸 신광섭 울산시립박물과 관장의 인문학 콘서트가 진행 중이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관광객이 부여만 오면 의자 왕이 술 먹고 흥청망청하다가 나라를 말아먹은 곳으로, 부정적인 역사의 현장으로 생각한다. '부소산성' 올라가면 의자 왕과 삼천궁녀가 떨어져 죽은 이야기뿐이다. 사비 700년 사직에 123년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곳인데, 멸망했다고 해서 멸망한 이야기뿐, 정확한 이야기는 없다.

젊은이들이 와서 유일하게 사랑을 속삭이고, 약속하며 미래를 기약하는 장소가 여기 궁남지다. 궁남지라는 말은 요즘에 만든 말이고 예전에는 '말에 방죽'이라고 했다. 여러분들이 다 아시는 서동 왕자의 설화가 담긴 곳이 바로 여기다. 부여에서 망국이 한, 망국이 설움 만 깔렸는데 유일하게 젊은 청춘이 로맨스가 깔린 곳이 이곳 궁남지다. 

1960년대 이곳은 중간에 논이 있던 저습지대였다. 비가 적게 오면 농사지어서 수확하고, 비가 많이 오면 농사를 짓지 못하던 곳이었다. 부여 초대 국립박물관장이 궁남지를 찾게 되었다. 그래서 이 지역이 삼국사기에 나오는 국왕이 만들었다는 '궁남지'를 찾은 것이다. 처음 학계에서 없는 사적을 만들었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다가 90년대에 발굴하면서 인공연못의 흔적을 찾은 것이다.

옛 기록에는 궁남에 연못을 파고 이십 리에서 물을 끌어들이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고 가운데 섬을 쌓아서 마치 중국의 방장산과 같다는 기록이 나온다. 방장산은 삼신산이라고 불린다. 산신령이 사는 산이다. 이곳을 모태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의 조경 기술을 배워 와서 사용하다 일본에 전파했다. 이곳 연못가에 마부가 살고 있었다. 과부가 애를 낳았는데 서동 왕자다. 서동 왕자가 경주에 가서 아이들에게 노래를 퍼트리는데, 바로 서동요다."

 ‘이제는 금강이다’ 부여군 일정에 끝까지 남은 참석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제는 금강이다’ 부여군 일정에 끝까지 남은 참석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한편, 충남문화재단 '이제는 금강이다'팀은 오늘로 부여군 탐사 일정을 마치고 17일부터는 논산시로 이동한다. 오전 9시 탑정호 걷기를 시작으로 박범신 집필 관에서 작가와 만나는 인문학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누구나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