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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밤 중국인들로 붐비는 바오젠거리 모습. 입구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환영한다면서도 '무단횡단, 쓰레기 투척 등 기본질서를 지키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하겠다'고 경고하는 중국어로 된 제주지방경찰청의 메시지가 보인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던 제주 바오젠거리의 2016년 9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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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둔 제주 경제가 악화일로로 향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 고용 등 모든 분야에서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제주지역 경제를 움직였던 관광·건설 분야가 하향세를 보이면서 고용도 이뤄지지 않고, 고용이 줄어들자 급여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인 모양새다.

제주 관광·건설 경기 하락하며 '악화일로'

높은 집 값(월세, 연세)과 물가, 세금이나 의료보험 같은 사회 보장 분담금으로 지출되는 '비소비지출' 등이 수도권 못지 않게 높은 반면 급여와 일자리 수준은 "형편없다"는 도민들 걱정이 젊은 인재들이 제주를 떠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 월급으로는 도저히 제주도에서 살 수 없다" "이 월급으로 어떻게 결혼하고 집을 장만해서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인식이 제주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제주를 찾은 이주민도, 제주가 고향인 청년들도 보다 높은 임금과 질좋은 일자리를 찾아 뭍으로 떠나고 있는 상황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최근 제주경제는 관광·건설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소비 성장세도 다소 약화되고 있다.

일단 소비 측면에서 보면 7월중 대형, 소매점판매액은 대형마트, 면세점의 매출 부진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부분을 보면 7월 중 건설수주액 및 건설착공면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공공부문 건설수주는 상반기 조기 발주가 끝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7월중 건설 수주액(전년동기대비, %)은 공공분야 -93.8%, 민간 -77.9%를 보이고 있다. 사상 유래없는 건설붐이 일어 호황기를 구가했던 제주지역 경제가 '건설 거품'이 빠지면서 빈자리를 채울 만한 산업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노동자들 임금체불도 심각한 상황이다. 2일 광주지방노동청 제주근로지도개선센터에 올해 7월까지 신고된 임금체불 건수는 3056건에 95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86건·55억원에 비해 금액으로 보면 2배 수준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2417건·89억원에 대해서는 조정이 됐지만 6억여원에 대해서는 조정이 힘든 상황이다. 근로지도개선센터에 따르면 임금체불 신고 건수 가운데 건설업이 50% 이상으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관광산업도 중국발 사드 보복으로 빙하기를 맞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과 일본 관광객들이 크루즈를 타고 제주를 찾아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1차산업 분야가 제주지역 경제를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7월 중 농축산물 출하는 소폭 증가했고, 올해 갈치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제주지역 경제가 그나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은 악화되는데 물가는 올라... 밥값, 수도권과 비슷

 13일 오전 제주시 용강동의 한 목장에서 말들이 쾌청한 가을 날씨를 즐기고 있다.
 13일 오전 제주시 용강동의 한 목장에서 말들이 쾌청한 가을 날씨를 즐기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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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제주지역 경제가 악화되자 고용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8월 중 취업자수는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늘었으나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다. 실업률은 일시적인 구직활동 확대(제주도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기사 채용 등) 및 자영업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고용시장도 암울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오르고 있다. 8월중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올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여름철 폭우 영향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월 대비 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제주 시내 주요 관광서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려면 한끼에 보통 7000~8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지역 낮은 월급에 수도권보다 더 높거나 비슷한 돈을 내고 점심을 먹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부동산 가격 또한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8월 중 주택매매 가격은 전월보다 0.3% 올랐고 7월 중 토지가격은 지난달 대비 0.4% 상승했다.

제주지역 경제가 한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자 "사회‧경제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주경제는 지속가능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저임금을 당연시하고 노동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제주지역 경제문화와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시 용담동 양아무개씨는 "최소한 제주도에서 먹고 살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하는데 경영자들은 '진짜 숨만 붙어 있을 정도'의 월급을 주고 노동자들은 이를 받고 살아간다는 것이 진짜 신기할 정도"라며 "제주에서 사람답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도민 강아무개씨는 "과거에는 이 월급과 소득으로 제주도에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물가도 오르고 집값도 많이 올라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한개의 직업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살아가지 못해 이른바 '투잡'을 뛰어야 하는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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