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타자'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은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은 16일 대구 두산전까지 시즌 136경기를 치러 시즌 종료까지 단 8경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 이승엽'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어느덧 한 자릿수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이승엽은 곧 홈런이다. 그가 2003년 달성한 56홈런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는 KBO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2015년 이후 KBO리그는 팀 당 한 시즌에 144경기를 소화하고 있지만 2003시즌에는 팀 당 133경기를 치르는 체제였다. 경기 수가 적어 한 시즌 동안 누적 기록을 세우는 데 현재보다 불리했다.

통산 최다 홈런 기록 또한 이승엽의 것이다. 1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 6회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22호 2점 홈런을 터뜨려 통산 465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KBO리그에서는 8년 공백이 있었던 이승엽이다. 만일 그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지 않고 KBO리그에서만 꾸준히 뛰었다면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은 더욱 범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많은 홈런으로 인해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었다. 이승엽은 현재 1491타점으로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 1위다.

# 삼성 이승엽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이승엽이 남은 경기에서 1500타점 고지에 등정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이 남겨둔 8경기에서 9타점을 추가하면 이승엽은 1500타점을 달성하게 된다. 산술적으로야 달성이 가능한 기록이지만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만 41세의 베테랑 이승엽은 시즌이 막판에 접어들면서 타격감이 좋지 않은 편이다. 9월 13경기에서 타율 0.225 2홈런 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76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2연전인 NC를 상대한 마산 원정 첫날인 14일 경기에 이승엽은 선발 출전했지만 5타수 무안타 1볼넷 5삼진에 그쳤다. 타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15일 경기에 앞서서는 그의 은퇴 투어가 진행되었지만 막상 본 경기에는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삼성이 11-3으로 앞선 9회초 이승엽은 대타로 나섰지만 5구만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16일 역시 7회말 대타로 출장해 스트라이크 낫 아웃에 그쳤다.

이승엽은 최근 인터뷰에서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피로감을 호소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시즌을 완주해 피로가 누적된 데다 은퇴 투어라는 이벤트가 이어져 경기에 대한 집중력은 다소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삼성의 향후 일정이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두산 베어스와 주말 2연전을 치르고 나면 시즌 종료일인 10월 3일까지 7경기만 치르면 된다. 주당 최다 3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띄엄띄엄 경기가 배치되어 있다.

경기 감각 유지는 어려울 수 있으나 체력적 부담은 피할 수 있는 일정이다. 삼성의 순위가 사실상 확정되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어 팀 성적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는 점도 기록 달성에 유리한 조건이다.

홈런포가 건재한 이승엽이 몰아치기에 성공한다면 남은 8경기에서 9타점을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과연 이승엽이 1500타점을 달성해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통산 459홈런', 이승엽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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