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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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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기기에서 4282표가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99.6%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찬성했습니다."

1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이 자리에서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위원장은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 쪽에서 이번 설문조사 표를 조작했다면 이는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라는 것이다.

앞서 KB금융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아래 노협)'는 지난 5일 회장 선임절차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KB금융 직원들이 이번 회장 선임절차가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현 윤 회장의 연임을 찬성하는지 물어보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설문조사 업체도 이런 적 처음이라 할 정도"

그런데 한 기기에서 한 표만 나와야 하는데 17개 인터넷연결기기식별번호(IP)에서 4000여표가 나온 것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노협은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5일 오전 8시부터 6일 자정까지 진행됐다. 모두 1만6101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시간에 박 위원장은 "6일 수요일 오후 3시까지는 시간당 100명 정도 꾸준히 설문조사에 응했고, 이때 회장 연임 반대비율은 80%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4000여표가 한 번에 쏟아져 조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12일 KB금융지주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아래 노협)'가 공개한 내부 설문조사 결과 자료. 특정 기기에서 나온 4000여표의 무효샘플 가운데 99.6%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찬성했다고 노협 쪽은 주장하고 있다.
 12일 KB금융지주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아래 노협)'가 공개한 내부 설문조사 결과 자료. 특정 기기에서 나온 4000여표의 무효샘플 가운데 99.6%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찬성했다고 노협 쪽은 주장하고 있다.
ⓒ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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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설문조사 업체와 해당 표들을 분석한 결과 특정 IP에서 여러 표가 나왔음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노협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인터넷 설정에서 '쿠키'를 삭제하면 설문조사에 여러 번 응할 수 있는데 누가 그렇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설문조사 업체에서도 (특정 기기에서 많은 표가 나오는)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특별한 의도를 가진 특정인이 이런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또 사측이 특정 부서 직원들을 동원해 사내 익명게시판에 윤 회장을 옹호하고 노조를 폄하하는 내용을 담은 글을 반복적으로 올리기도 했다고 노협은 폭로했다. 박 위원장은 "몇몇 직원들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털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협 쪽에서 파악한 조작 게시글 수는 20여건 정도다.

사내게시판에 윤 회장 옹호글 반복 게시...직원 동원됐나

이날 기자회견에는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투쟁 연대사에 나선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그는 "금융은 신뢰, 윤리로 먹고 사는 산업인데 타락으로 점철된 회장이 존재하는 한 KB금융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허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댓글조작과 똑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윤 회장 반대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며 윤 회장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또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은 "설문조사를 조직적으로 왜곡시키고 사내게시판 여론을 조작하는 천인공노할 일을 버젓이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종규 회장의 연임 반대를 명확히 선언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와 함께 이경 사무금융노조 KB국민카드지부장은 "(경영진의) 비윤리적 행위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KB금융지주의 경영행태와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사실확인을 위해 노조와 함께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진실규명을 위해 노사공동조사를 노조에 요구할 것"이라며 "문제가 발견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사내 익명게시판에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는 노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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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팀 기자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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