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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뱅크 돌풍이 엄청나네요. 인터넷 뉴스를 검색을 해보니 한 달 만에 300만 명이 넘게 카카오뱅크에 가입하였다고 합니다.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300만 명은 대단한 일이 아닐지 모르지만, 은행 고객이 한 달 만에 300만 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은 굉장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영업 시작 초기부터 연일 어마어마한 기록을 경신하였더군요. 영업 시작 8시간 만에 10만 계좌를 달성하였는데 시중은행의 반년 실적에 해당된다고 하더군요. 12시간 만에 시중은행 1년 실적인 18만 계좌를 돌파하였고, 영업 5일 만에 100만 계좌 넘었으며 13일 만에 200만 계좌가 개설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지난 8월 중순 100만 몇 번째 가입자로 카카오뱅크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잔고가 하나도 없는 빈 통장이었지만, 마침 그 무렵 경조사비를 대신 내줘야 하는 일들이 여러 번 생기다 보니 지인들이 카톡으로 보낸 돈이 모여 금세 잔고가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어느새 저도 시중은행 인터넷 뱅킹보다 편한 이체를 자주 사용하게 되더군요.

시중은행 인터넷 뱅킹처럼 번거로운 로그인 절차도 없고, 2채널 본인 인증이나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카카오톡으로 쉽게 계좌이체를 할 수 있으니 여간 편리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뱅크를 사용하기 전에 쓰던 '토스' 같은 모바일 이체 시스템도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어지게 되더군요.

카카오뱅크 가입자 돌풍을 보도한 언론 기사
 카카오뱅크 가입자 돌풍을 보도한 언론 기사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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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뱅크 계좌를 개설하던 날, 체크카드도 함께 신청하였습니다. 가입자가 폭주한 탓인지 한 달이 다 되어갈 무렵에 카카오뱅크 체크카드가 배송되었습니다. 모바일 카카오뱅크 앱으로 접속하여 우편으로 받은 체크카드를 등록하고 나니 곧바로 사용할 수 있더군요. 모바일 기반의 인터넷 은행답게 모든 게 빠르고 신속했던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운동을 해 온 제가 보기엔 사고의 위험도 여러 곳에 보이더군요. 우선 체크카드 배송이 완료되면 소비자가 카드 등록을 하지 않아도 하루가 지나면 자동 등록이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체크카드를 본인이 수령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혹여나 제삼자가 수령하는 경우에는 하루만 지나면 사용이 가능하니 그만큼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요.

카카오뱅크 입장선 제삼자의 체크카드 수령 가능성이 낮고 그 위험보다 빠른 서비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였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생년월일만 알면 체크카드를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 등에서 제삼자가 수령도 가능하겠더군요. 더 중요한 위험 요인은 최초 발행 시 체크카드 한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처음 수령한 체크카드의 한도가 1일 600만 원, 월간 2000만 원으로 설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 씀씀이로 볼 때 정상적인 지출이라면 1일 600만 원, 월간 2000만 원은 결코 생길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결제 한도가 이렇게 높아도 제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지요.

카카오뱅크 앱에서 체크카도 한도 변경하기
 카카오뱅크 앱에서 체크카도 한도 변경하기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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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체크카드를 도난이나 분실하는 경우 위험은 그만큼 크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뿐만 아니라 모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자신의 지출 규모에 맞게 한도를 조정해야 합니다. 하루에 600만 원씩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체크카도 한도를 600만 원으로 유지해야겠지만, 저 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하루 10만 원도 쓸 일도 자주 없는 사람이라면 600만 원이나 되는 한도를 유지할 까닭이 없다는겁니다.

카드를 등록하자마자 한도를 낮췄습니다. 전에는 신용카드 회사나 은행으로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서 한도를 낮췄는데, 요즘은 홈페이지에서도 한도를 낮출 수 있지요. 카카오뱅크도 모바일 앱에서 쉽게 한도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체크카드로 하루 100만 원을 쓸 일도 없고, 통장 잔고도 100만 원이 안되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일 한도 100만 원, 월간 200만 원으로 한도를 낮췄습니다.

이렇게 되면 카드를 도난당하거나 분실하는 경우에도 최고 100만 원 이상 부정 사용이 일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누군가 체크카드를 훔쳐 사용하거나 주워 사용하는 경우, 첫 번째 결제가 이루어지면 스마트폰으로 알림 메시지가 오기 때문에 곧장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부정 사용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카카오뱅크 모바일앱에서 체크카드 한도 낮추는 방법
 카카오뱅크 모바일앱에서 체크카드 한도 낮추는 방법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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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체크카드 한도를 높이면 그만큼 도난, 분실에 따른 부정 사용 피해 금액이 커지게 됩니다.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게 체크카드 한도를 조절하는 것은 카드 사용자의 기본 수칙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체크카드 한도 조절에 무관심합니다.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도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받은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카드 한도를 낮춘 사람은 한 명도 없더군요. 

다행히 1명만 빼고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받은 후 뒷면에 서명하는 것은 잊지 않았더군요. 300만 카카오뱅크 사용자 여러분, 체크카드 발급받으시면 뒷면에 서명하고, 자신의 씀씀이에 맞추어서 카드 사용 한도를 꼭 조정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 모든 위험은 계좌에 잔고가 있을 때만 해당됩니다. 카카오뱅크의 편리한 이체 기능 때문에 앱을 설치하고 계좌를 개설하였지만, 아직 제가 만나는 사람들 중엔 급여를 몽땅 이체하거나 수백만 원씩 잔고가 있는 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사용이 늘어나면 그 편리함 때문에 잔고도 점점 늘어나게 될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엔 잔고가 없었지만, 사용 빈도가 늘어날수록 조금씩 잔고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루에 600만 원을 쓸 일이 없다면, 지금 당장 체크카드 사용 한도를 적절하게 낮추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인터넷뱅킹, #계좌이체, #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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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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