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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몽구>가 지난 5일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 영상이 누리꾼 사이에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영상 제목은 '김성태 의원의 또 다른 모습',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면은 이러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욕을 하시면 욕 듣겠습니다. (울먹이며) 여러분들이 모욕을 주셔도 저희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이 지나가다가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박수와 고성) 여러분, 장애 아이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 네, 운다고 욕하셔도..."

조기숙 "당신은 국회의원 자격 없다!"

지난 5일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찬성 측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퇴장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지난 5일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찬성 측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퇴장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 미디어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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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설립 찬성을 호소하며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가 울먹이며 발언을 이어가던 그 때, <미디어몽구>는 현장에서 퇴장하는 김성태 의원(서울강서 을, 자유한국당)을 카메라에 담았다. "무슨 욕을 하셔도 상관없는데,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가 없다"는 절절한 발언이 계속 울리는 가운데, 인사를 나누며 현장을 나가는 김 의원 모습이 화면에 흘렀다.

그러다 연단에서 이 부대표가 김 의원을 불렀다. "김성태 의원님, 가시지 마시고"란 말에 김 의원이 잠깐 멈춰 연단을 돌아보며 웃음을 보였다. 곧 다시 고개를 돌려 퇴장하는 김 의원을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외면하지 마시고 저희를 도와주십시오"라는 목소리가 쫓았다.

<미디어몽구>는 이 영상을 올리면서 자신의 SNS에 "이 영상 좀 봐주면 좋겠다"며 "어제(5일) 있었던 특수학교 설립 지지를 호소하는 장애인 학부모에게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말이다"라고 글을 올렸다.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장애아동 학부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끝까지 듣지도 않고 퇴장해버리는 김성태의 민낯"이란 등 표현으로 김 의원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표시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은 국회의원 자격 없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어려운 일은 남의 일이고 자신은 꽃길만 걸을 줄 알겠지만, 남의 가슴에 못박으면 반드시 본인에게 그 죄가 돌아온다"는 글로 김 의원을 비판했다.

김 의원 측 "인사말만 하고 나올 계획이었다... 외면? 말이 안 돼"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 미디어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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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성태 의원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의원실 관계자는 7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의원실 주최 행사도 아니었고, 토론 패널로 참석한 것이 아니었기에 원래부터 인사말만 하고 현장에서 나올 계획이었다"면서 "하필 (이은자 부대표가 발언하던) 그 때 나와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한 김 의원 측은 "특수학교 설립 찬성 측이나 반대 측 모두 지역구 주민인데 어떻게 반대 측 편을 드느냐. 가양 지역에만 해도 장애인 분들이 많이 사신다"면서 "앞서 장애인 학부모님들을 만나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 이런 상태에서 굳이 그 분들을 외면하려고 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김 의원은 지난 총선 공약대로 해당 특수학교 부지에 '국립한방의료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의정보고서를 통해 "구암 허준 선생의 탄생지이며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집필지인 강서에 국립 한방의료원을 차질 없이 진행시키겠다"며 "장애인 특수학교는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 협의를 통해 대체 부지를 선정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격화됐다는 비판도 지역에서 나온다. 이와 관련 의원실 측은 "서울시와 대체 부지와 관련해 어느 정도 얘기가 다 된 상황"이라며 "허준 박물관, 허준 순례길 등이 있으니 한방 병원이 함께 있는 것이 더 맞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유치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행복하면 세상이 행복해진다"고 했던 김 의원

지난 5일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지난 5일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 미디어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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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찬반 의견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가운데 '장애인'으로서 겪는 아픔과 고통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발언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현장을 지켰다면 어떠했을까. "그들이 행복하면 세상이 행복해진다", 김 의원 본인이 쓴 글을 보면서 더욱 드는 생각이다.

"강서나눔문화축제가 강서 장애인의 애틋한 마음이 모여서 큰 감동을 이루었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만들어낸 아리랑 합창과 연주는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다. 그들이 행복하면 세상이 행복해진다."
- 2016년 10월 29일, 김성태 의원 페이스북


태그:#김성태, #미디어몽구, #조기숙, #이은자,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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