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태일 다리 위에 새겨진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의 동판.
 전태일 다리 위에 새겨진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의 동판.
ⓒ 서울시제공

관련사진보기


"전태일의 최고의 희생이 우리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뜻을 온 세상에 퍼지게 할 것을 다짐합니다."

5일 오후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 다리. 푸른 눈의 신사가 다리위에 새겨진 동판의 글씨를 읽어내려가자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쳤다.

글씨를 읽은 신사는 UN 산하 국제노동기구(ILO)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 정부 초청으로 지난 4일부터 한국을 방문중인 그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현장에는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과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나와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세 사람 모두 노동계의 원로답게 라이더 총장과 깊은 친분을 나눠왔던 사이다.

이 동판에 얽힌 사연은 12년 전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노총은 열악한 노동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분신했던 전태일 열사의 35주기를 기념해 전태일 다리에 전태일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담은 동판을 설치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시민과 노동자 5000여명이 참여해 현재까지 3800여개의 동판을 만들어 설치했다.

민주노총은 당시 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ICFTU) 사무총장이던 라이더 총장에게도 참여할 것을 요청했고, 라이더 총장은 동판에 새겨넣을 글귀와 함께 미화 100달러를 보내온 것.

안내를 맡은 이수호 이사장은 라이더 총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자신이 직접 뜬 탁본과 전태일 평전 영역본 'A Single Spark' 등 책 2권, 그리고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전태일의 마지막말이 담긴 손수건을 선물했다.

이 이사장은 "이 곳은 전태일이라는 한국 청년이 열악한 노동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곳"이라며 "그후 전태일은 평화시장을 넘어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이 됐다"고 소개했다.

라이더 총장은 박원순 시장과 함께 다리 위에 서있는 전태일 동상에 47주기를 의미하는 장미꽃 47송이를 헌화하기도 했다.

라이더 총장은 "뜻깊은 곳에 와보고 감명받았고, 박 시장을 비롯해 이런 곳을 만들어준 사람들에 감사한다"며 "내년에 전태일 노동복합시설이 건립된다니 다음에 방문하면 그곳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5일 오후 평화시장앞 전태일다리를 방문해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5일 오후 평화시장앞 전태일다리를 방문해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 서울시제공

관련사진보기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과 함께 평화시장을 방문한 노동계 원로들이 전태일이 분신한 자리에 서서 전태일이 생전에 일했던 작업공간을 가리키고 있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과 함께 평화시장을 방문한 노동계 원로들이 전태일이 분신한 자리에 서서 전태일이 생전에 일했던 작업공간을 가리키고 있다.
ⓒ 서울시제공

관련사진보기


박원순 시장과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등 보인 이)에게 전태일 다리위에 전시된 동판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과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등 보인 이)에게 전태일 다리위에 전시된 동판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서울시제공

관련사진보기




태그:#박원순, #권영길, #가이 라이더, #전태일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