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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지역 주민들에게 장애인 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지역 주민들에게 장애인 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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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지역 주민들에게 장애인 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지역 주민들에게 장애인 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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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지역 주민들에게 장애인 학교 설립을 호소하자, 설립 반대 쪽 주민도 무릎을 꿇었다.
 ▲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지역 주민들에게 장애인 학교 설립을 호소하자, 설립 반대 쪽 주민도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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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생 부모 10여 명이 오열하며 무릎을 꿇었다. 장애인 특수 학교 설립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그러자 설립 반대 쪽 주민들도 무릎을 끓었다.

두 달 만에 다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는 장애인 학생 부모와 설립 반대 쪽 주민들이 서로를 향해 무릎을 꿇으면서 끝이 났다. 찬반 의견 차이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5일 오후 7시 30분 주민토론회가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 3층 강당에서 열렸다. 설립 반대 쪽 발언자 9명이 무대에 올랐다. 반면, 찬성 쪽 발언자는 3명뿐이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교육청 직원 등도 발언자로 참석했다. 지역주민들은 300여 개의 방청석을 가득 채웠다.

찬성 쪽 발언자로 참석한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가 호소했다.

"장애가 있든 없든 학교는 가야 하지 않나. 서울 강서구에 있는 장애 학생들은 10년 전부터 구로구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강서구에는 장애 학생들이 많아 강서구 특수학교인 교남학교에서 다 수용할 수가 없다. 장애 학생이라고 해서 장애를 먼저 보지 마시고 학생을 먼저 봐 달라."

그러나 설립 반대 쪽 주민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은자 부대표는 "여러분들이 욕을 하면 듣겠다. 모욕을 주셔도 괜찮다. 지나가다가 때리셔도 맞겠다. 그런데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다. 여러분 제발 도와달라"라고 부르짖었다.

반대 쪽 발언자들은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지 않도록 하는 이상한 해법을 내놨다. 한 발언자는 "교남학교 학생 중 25%가 타 지역에서 오는 걸로 알고 있다. 걔네들을 효과적으로 정리하신다면 장애인 학부모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찬성 쪽 조부용 강서장애인부모회 부회장은 "저희 아이도 구로구(에 있는 특수 학교)에서 졸업시켰다. 만약 구로구에서 타 지역 학생들을 나가라고 했으면 (내 아이가) 낙동강 오리알이 됐을 것"이라며 "교남학교에 있는 아이들을 색출하는 상황을 만들 수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반대 쪽 주민 "강서구를 장애인 밀집지역으로 만들고 싶냐"

반대 쪽 주민들은 강서구가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발언자는 "강서구는 도시 개발을 하면서 저소득층을 한 곳으로 몰아넣은, 서울시 도시 계획 실패의 대표적인 곳"이라며 "그러다 보니 어렵게 사는 장애인들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다 (장애인 학교를) 계속 지으면 장애인 밀집 지역이 된다. 장애인 밀집 지역으로 만들고 싶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내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만 8곳이다. 이미 강서구에는 특수학교인 교남학교가 있는데 왜 또 세우려고 하느냐. 권역별로 특수학교를 세운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과 다르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권역별로 소규모 특수학교를 증설하겠다는 공약이었다. 특수학교를 짓겠다는 거지, 안 짓겠다는 게 아니다. 저희는 모든 구에 1개씩 (특수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분명히 했다.

이은자 부대표도 "제가 알기로는 약자들, 돈 없는 사람들, 힘 없는 사람들, 병원에 못 가고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을 편찬하셨다. 그 허준 선생님이 지금의 여러분들 보시면서 사회적 약자를 내쫓아버리고 나를 위해서 한방병원을 만들라고 하겠냐"고 반발했다.

방청석에 있던 주민들도 설전을 벌였다. 반대 쪽 주민은 "조희연 교육감 집 앞에다 세워라"고 외쳤고, 찬성 쪽 주민들은 "우리 아이들은 혐오시설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희연 "특수학교 짓지 않고 한방병원 짓자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설립 반대 쪽 주민들이 특수 학교 설립을 주장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설립 반대 쪽 주민들이 특수 학교 설립을 주장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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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쪽 주민들은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한 발언자는 "서울시 교육청이 주민들의 여론 수렴도 없이 설계 공모를 시작했다"라면서 설계공모 중단을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쪽은 그럴 수 없다고 못박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교를 설립하는 것과 똑같은 절차로 이행되고 있다. 법적으로 규정된 절차라 되돌리거나 중단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해당 부지는 학교 용도다. 학교 용지는 사회 기반 시설이기 때문에 그 외 목적으로는 쓸 수가 없게 돼 있다"라면서 한방병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도 "특수학교를 짓지 말고 한방병원을 짓자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방병원을 지을 수 있는데 특수학교를 왜 짓느냐고 말을 한다. 그것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만든 가공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포클레인을 들여와서 건물을 짓는 게 아니지 않나. 공사 시작까지는 많이 남았다. 한방병원 일부가 들어오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설계 변경을 통해 접점을 찾아보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국 찬반 주민들 사이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오후 10시 10분께 토론회는 파행됐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학교 정문에서는 강서·양천 지역 2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강서양천공동행동이 "강서구에는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주민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수학교 설립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서양천공동행동 대표인 임천수씨는 "강서구 주민이다. 작년 우리 아파트에서 주민 간담회가 있었는데, 설립 찬성을 말했더니 1분 만에 끌려 내려갔다"라고 말했다. 이때 지나가던 반대 쪽 주민은 "똑바로 말해, 이 개XX야. 거짓말 하지마"라며 임씨를 향해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임천수씨는 "(7월에 열렸던 토론회 관련) 기사를 보니 (주민들은) 장애인이 무섭다고 솔직하게 말하더라. 하지만 비장애인이 더 무섭다. 학생들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고 오로지 집값만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라면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하는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회원 일부가 '18년 만에 특수학교 설립 지지합니다' '장애인+비장애인 함께하는 강서' '국립한방병원 좋아요! 그런데 특수학교 먼저'라는 팻말을 든 채 토론회장으로 진입하려다, 반대 쪽 주민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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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서구 특수학교, #조희연, #장애인, #님비현상, #서울시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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