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러의 보디가드>의 두 주인공.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의 두 주인공.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L. 잭슨 콤비의 <킬러의 보디가드(원제:The Hitman's Bodyguard)>가 지난 8월 30일 CGV 단독 개봉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익스펜더블 3>를 연출했던 패트릭 휴즈가 감독을 맡았고, 게리 올드만, 에로디 영, 셀마 헤이엑 등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북미에선 8월 18일에 개봉하여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오르며 5천만 달러가 넘는 극장수입을 거두고 있다. 영화의 제작비는 3천만 달러이다. 북미에선 R등급으로 개봉했지만, 국내엔 15세 관람가로 개봉되었다.

<킬러의 보디가드> 주요 스토리
트리플A 등급을 자랑하는 최고의 경호원 '마이클 브라이스'(라이언 레이놀즈). 2년 전 그는 일본인 무기상 경호에 실패하며 여자 친구도 잃고 등급도 폭락하고 만다. 그리던 어느 날, 옛 여자 친구이자 인터폴인 아멜리아 루셀(에로디 영)의 협박성 의뢰로 한 사람의 경호를 맡게 된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가 보호해야 할 사람은 자신을 28번이나 죽이려고 했던 1급 킬러 다리우스 킨케이드(사무엘 잭슨)인 것! 다리우스는 학살자 두코비치(게리 올드만)가 죗값을 치르게 할 중요한 증인이었다. 마이클은 그를 네덜란드 국제재판소까지 안전하게 모셔야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탐탁지 않은데 말을 들어 먹지 않는 다리우스에 대한 경호는 고달프기만 하다. 둘은 쫓기는 와중에도 연애담 등을 늘어놓으며 점점 미운 정이 들기 시작하는데….

예측 가능한 스토리와 온갖 클리셰가 난무하지만 <킬러의 보디가드>는 코믹액션이라는 장르적 약속을 충실히 이행한다. 영화의 상영시간 절반은 현란함과 코믹함이 공존하는 '액션' 시퀀스에 할애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잭슨의 '구강 액션'으로 꾸리고 있다.

자신을 28번이나 죽이려고 했던 킬러를 경호해야 한다는 초반 설정은 나름 신선함과 웃음이 제공한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고 나면 영화에는 상극의 두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우엘 잭슨의 '욕설 배틀'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엄마와 F로 시작하는 단어'를 쉴 새 없이 내뱉는 이 영화의 욕설 수준은 전설적인 욕설 영화 <펄프픽션>에 비견할만한 수준이다. 실제 사무엘 잭슨은 <펄프픽션>때보다 더 많은 욕설을 내뱉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욕설 배틀'엔 나름 유쾌함이 서려 있어 영화의 큰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경호원 마이클보다 킬러 다리우스에게 더 끌리게 된다. 왜 그럴까?

영화 속 마이클의 의뢰인들은 돈 많은 악당이다. 마이클은 목숨 바쳐 그들을 보호해야만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계획된 절차대로 움직이며 그들을 보호하는 마이클의 모습은 마치 돈 많은 악당들을 보호하며 존재가치를 유지하는 우리의 사회시스템 혹은 사법체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기다림의 미학을 요구하는 사법체계를 무시하고 악당을 처치하는 킬러 다리우스에게서 통쾌한 매력을 느끼는 게 당연지사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중간에 다리우스는 마이클에게 의미심장한 질문 하나를 던진다.

"나쁜 놈들을 보호하겠다며 살인을 하는 경호원이 나은 건가? 아니면 그 나쁜 놈들을 살인하는 킬러가 나은 건가?"

 두 주인공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 셀마 헤이엑.

두 주인공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 셀마 헤이엑.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두 주인공 못지않게 영화에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가 있으니 바로 '셀마 헤이엑'이다. 그녀는 다리우스의 아내 소니아로 나와 킬러 남편보다 더한 살벌한 구강 액션을 시전함과 동시에 사무엘 잭슨과 끈적한 케미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리 올드만 또한 독재자이자 학살자 두코비치를 맡아 악역의 정석을 보여준다.

<데드풀> 등 숱하게 액션 영화를 찍어댄 라이언 레이놀즈는 <킬러의 보디가드>에서도 안정적인 액션시퀀스를 만들어내고 있으며(일부 대역 티가 많이 나긴 하지만) 70을 바라보는 사무엘 잭슨도 나이를 감안할때 준수한 액션을 선보인다.

이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선보이는 총격 액션 신과 카 체이싱 장면들은 액션 영화에 기대할만한 수준을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와 포스트(http://post.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킬러의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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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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