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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공개될 제네시스의 고급 중형 세단 지(G) 70의 형상
 오는 15일 공개될 제네시스의 고급 중형 세단 지(G) 70의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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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중형 럭셔리 세단인 지(G)70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지난 2015년 내놓은 새로운 고급차 브랜드다. 이미 이큐(EQ) 900을 비롯해 지(G)80을 선보이면서, 국내 대형 고급차 시장에서 수입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G70은 G80에 이은 제네시스의 세번째 차다. 그동안 국내외 자동차 언론매체와 관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차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G70을 오는 15일 국내 일반 고객을 상대로 첫선을 보인다. 현대차가 글로벌 신차를 국제 모터쇼 등에서 공개하지 않고, 국내서 일반을 상대로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게다가 이번달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선 세계 최대의 모터쇼가 열린다. 현대차 입장에선 프랑크푸르트를 포기하고 서울을 선택한 셈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총괄을 맡고있는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대표는 "G70을 모터쇼가 아닌 서울에서 공개하는 이유는 (제네시스의) 근원이자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G70은 제네시스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이기도 했다.

물론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언론을 상대로 미디어 프리뷰(사전 공개행사)를 갖긴 했다. 대신 사진 촬영 등은 엄격하게 제한됐다. 제네시스 제품총괄센터장인 황정렬 전무는 기자들에게 "차를 직접 보시면 우리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들었는지를 금새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그럴까. 기자는 잔뜩 기대를 갖고 G70을 꼼꼼히 들여봤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아닌 서울에서 G70을 공개하는 이유

우선 디자인. 결론적으로 앞선 제네시스 모델보다 분명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이다. 제네시스 개발임원들의 간단한 설명이 끝난후, 차를 감싸고 있던 은색 천이 벗겨지자 파란색의 G70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멋지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모습은 기존 제네시스의 모습을 이어받으면서도, 후드 등에 볼륨감이 더 들어가면서 훨씬 역동적인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G70은 옆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병철 디자인실장(이사)은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인 역동성과 우아함을 가장 잘 드러낸 것이 옆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G70 옆에 서서 기자들을 향해 차량 구석구석을 가리키며, 설명해 나갔다. 차의 앞쪽 후드가 상대적으로 길고, 루프라인으로 불리는 자동차 중간 위쪽부터 뒤쪽으로 이어지는 모습에서 역동적이고, 우아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실내도 고급차로서 매우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운전석을 비롯한 전체적인 구도는 기아차의 고급차인 '스팅어'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천연 나파가죽 시트 뿐 아니라 내부 마감재 역시 고급스러웠다. 뒷자리 역시 고급스러웠지만, 키가 제법 큰 사람은 머리 부분이 뒷쪽 창에 닿을수도 있을 것 같았다. 또 뒷자리 무릎공간도 다소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행성능은 아직 직접 차를 몰아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다. 회사쪽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3.3 가솔린 터보엔진을 단 G70 스포츠는 제로백(시속 0 킬로미터에서 100킬로미터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7초다. 같은 엔진을 단 기아차의 스팅어는 4.9초로, G70이 서류상으로 보면 0.2초 빠르다. 이유는 아무래도 G70이 스팅어보다 상대적으로 공차 무게 등에서 가볍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G70, 0미터에서 100미터까지 4.7초만에 도달...역동적이고 우아한 디자인 볼거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2015년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2015년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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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성능개발실의 김윤주 이사는 "G70의 경우 다양한 부위에 알루미늄 소재 등을 적용하면서, 당초 개발 계획때보다 상당 수준으로 무게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의 벤츠나 베엠베 등의 고급 중형차 등과 차체 중량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황 전무는 "구체적으로 독일 BMW 3시리즈보다 10kg 가량 더 가볍다"고 전했다.

이밖에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R-MDPS)을 비롯해 다이내믹 토크벡터링 시스템,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M-LSD),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ASD) 등 달리기 성능을 높이기 위한 각종 신기술이 들어갔다.

김 이사는 "G70의 완벽한 주행성능을 위해 미국의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비롯해 스웨덴 북부지역과 독일 뉘르부르크링 등에서 1만킬로미터 이상을 주행해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차량 핸들링과 내구성 등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세단 다운 높은 상품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G70과 엔진을 함께쓰는 스팅어를 타본 기자 입장에선, G70 역시 달리기 성능도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70에는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카카오 아이(I)'를 활용할수 있다. 김 이사는 "차량에서 카카오 서버에 데이터를 연결해, 주소나 각종 지역정보의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제네시스 관계자가 기자들 앞에서 다양한 주소나 지명 등을 말하자, 내비게이션 화면에 바로 검색이 가능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최초 적용...가격은 수입고급차보다 싸

안전 편의사양도 첨단으로 채워졌다. 제네시스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은 앞으로 운전자의 큰 개입없이 자동차 스스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기능이다. 물론 현재에선 고속도로 등 일부 도로에서만 사실상 자율주행이 가능한 정도다. 이밖에  9개의 에어백이 모든 차종에 기본적용되고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후측방 충돌 경고(BCW),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첨단 주행 지원 기술(ADAS)이 제공된다.

차값은 가솔린 2.0리터급 터보의 경우 3750만원부터 시작한다. 3.3리터급 터보 모델도 4490만원부터 5230만원까지다. G70의 경쟁차종이 벤츠 씨(C)클래스, 베엠베 3시리즈나 아우디의 에이(A)4나 A5 등을 감안하면 차 값에선 많게는 1000만원 정도 싸다. 게다가 국내서 차량을 구입해 운행하면서 들어가는 각종 부품값이나 애프터서비스 등을 생각하면 G70이 국내 고급 중형차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오히려 기아차의 스팅어와 경쟁이 더 치열할수도 있다.

제네시스 뿐 아니라 현대차 입장에선 G70의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 독일계 자동차 회사들에게 빼앗긴 국내 고급 중형차 시장을 찾아 오려면 G70이 잘 팔려야 한다. 게다가 올 들어 미국을 비롯해 유럽, 중국 등지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그룹 전반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내놓은 소형 스포츠다목적차(SUV) 코나와 함께 고급 중형차인 G70이 현대차의 구원투수로서 톡톡히 제 몫을 할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인 G80.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인 G80.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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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현대차, #G70, #제네시스, #현대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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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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