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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새벽 갑작스런 경찰의 급습으로 경호원들과 함께 체포된 제1야당(CNRP) 지도자 켐 소카 총재의 모습.
 지난 3일 새벽 갑작스런 경찰의 급습으로 경호원들과 함께 체포된 제1야당(CNRP) 지도자 켐 소카 총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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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제1야당인 구국당(CNRP) 지도자 켐 소카 총재가 지난 3일 새벽(현지시각) 국가반역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켐 소카의 딸이자 야당 대외홍보부국장인 켐 모노윗야는 갑작스러운 경찰의 급습에 의해 자신의 아버지가 오전 12시 35분 체포됐다는 소식을 트위터에 긴급히 올렸다. 

그는 "아버지와 경호원들이 체포영장도 없이 한밤중 자택을 급습한 100~200명 경찰에 의해 잡혀갔으며, 집까지 부서진 가운데 아버지의 양손에 수갑에 채워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자신은 "아버지가 현재 어디에 수감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적인 동기 있어... 명백히 헌법 위반 행위"

지난 3일 새벽 야당지도자까지 구속까지 감행하는 정치적 무리수를 둔 캄보디아 훈센총리의 모습 야당총재의 긴급체포사태로 캄보디아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미정국에 빠져들었다.
▲ 지난 3일 새벽 야당지도자까지 구속까지 감행하는 정치적 무리수를 둔 캄보디아 훈센총리의 모습 야당총재의 긴급체포사태로 캄보디아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미정국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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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현지언론에 따르면, 그는 현재 수도 프놈펜에서 약 170km 떨어진 트봉크몸주(州) 교도소에 이송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대부분 정치범들은 프놈펜 인근 쁘레이 쏘 교도소에 수감됐다. 야당지지자들이 집단항의시위를 위해 교도소로 몰려드는 상황을 막기 위한 예비조치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정부대변인 역할(?)'을 자처해온 현지 언론매체 〈Fresh News〉를 통해 이날 곧바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국가에 해가 되는 비밀스러운 음모계획에 야당지도자가 연계된 증거를 확보했다"고 전하며 야당지도자를 긴급 체포한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2013년 12월 호주내 캄보디아방송네트워크(CBN)에서 만든 비디오동영상과 그동안 수집된 다른 증거자료들은 야당지도자 켐 소카가 그동안 다른 외세와 결탁해 캄보디아 정부에 위해를 가하기 위해 비밀스런 음모를 꾸며 왔다는 게 분명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같은 음모계획 위에는 '국가반역'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촬영된 문제의 이 동영상에는 켐 소카 당시 부총재가 "지난 1993년 미국이 나를 초대해 민주주의가 뭔지 가르쳐주었으며, 미국 정부측이 유고슬로비아와 세르비아 독재자를 몰아낸 케이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캄보디아에서도 이행해 줄 것을 권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에 앞서 정부성명을 대신 발표한 친정부성향의 현지 언론〈Fresh News〉는 지난 8월말  "비폭력정권교체운동인 '컬러혁명(Color Revolution)'을 부추기기 위해 제3국이 야당에 자금지원을 한 정황이 있으며, 야당인 구국당(CNRP)이 미국 CIA와 손잡고 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끝으로, 정부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들이 이 사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법원과 경찰이 절차를 따를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캄보디아 형법 443조에 따르면, 국가에 대항해 적대적 입장과 견해를 가진 외세와 결탁해 음모를 꾸미는 행위는 외국정부나 단체와의 비밀 협정을 몰래 체결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이 같은 중대 범죄행위는 최소 15년부터 30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한편, '야당지도자 체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야당은 충격에 헤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야당지지자들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민단체들도 야당 지도자의 긴급 체포소식에 충격에서 빠져들었다.  

사건 발생 직후 야당 국회위원 오우 찬랏은〈캄보디아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건 그야말로 충격이다. 세상도 충격에 빠졌을 것이다. 이건 오해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크메르지도자들은 오직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국가차원의 소통만을 해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지도부는 "이번 체포사건은 '정치적인 동기'가 있음이 분명하며, 그가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면책특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밤중에 급습해 야당지도자를 체포한 것은 명백히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야당은 또한, 긴급발표문을 통해 "정부 당국이 아무런 조건없이 그를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국제사회가 석방 중재에 나서줄 것과 야당에 대한 공권력을 통한 탄압과 겁주기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정부측에 강력히 요구했다.

전 세계 인권 단체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캄보디아 제1야당 구국당(CNRP)의 두 지도자 삼 랭시와 켐 소카의 사진을 들고 있는 야당지지자의 모습.
 캄보디아 제1야당 구국당(CNRP)의 두 지도자 삼 랭시와 켐 소카의 사진을 들고 있는 야당지지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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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권시민단체들도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이 같은 훈센정부의 조치에 대해 즉각 비난에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재난에 가까운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며 강한 우려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와 인권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쳐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국제인권감시단체 'Human Right Watch' 존 시프톤 아시아 공보담당이사도 '캄보디아 인권 상황을 퇴보시키는 재앙적인 후퇴'라며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캄보디아를 도와온 나라들과 후원기관단체들이 나서 이 나라 정부가 벌이고 있는 민주주의를 향한 잇따른 공격에 대해 비난해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해외 주재 캄보디아대사들이 자국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주재국 정부 측에 해명하도록 초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민주주의 연구소(NDI)가 최근 캄보디아에서 폐쇄 및 외국직원들의 추방조치까지 당한 데다 15개 현지 라디오방송국들이 미국정부의 지원을 받아온 자유아시아방송(RFA)와 미국의 소리 방송(VOA) 프로그램을 사전허가 없이 송출했다는 이유를 들어 긴급 폐쇄조치명령을 내린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발생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현지 한 정치분석가는 "이 같은 일들이 발생한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며, "이번 야당 총재의 체포사건은 내년 총선을 불과 10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훈센 정부가 내년 총선에서 가장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은 야당에 대한 자신들의 확실한 입장과 시각을 보여준 사건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삼 랭시 총재 뒤를 이어 금년 초 야당 총재자리에 오른 켐 소카마저 구속된 상태에서 유죄까지 확정되면, 야당은 그야말로 와해되거나 해체국면에 빠질 수도 있다. 여당주도로 금년 들어 2번이나 개정된 선거악법도 이런 최악의 상황에 더욱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야당의 핵심인물이었던 삼 랭시 전 총재는 철저히 야당 총재만을 겨냥해 지난 2월과 7월 각각 개정된 선거법으로 인해 총재자리는 물론으로 현실정치에서조차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그는 훈센총리의 구속협박을 피해 스스로 해외망명을 선택한 상태다.

한편, 훈센총리의 둘째 아들 훈 마닛은 자신의 트위터에 야당 지도자가 캄보디아를 배신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야당총재가 오랜 기간 미국과 장기적인 음모계획을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는 정부발표를 인용해 전하며, "그 덕분에 우리는 누가 제3의 손이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캄보디아 국방부 산하 정보부 국장을 맡고 있다.

캄보디아는 5년마다 치러지는 총선으로 인해 수십 년째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 2013년 총선은 '역대 최악의 부정선거'라는 오명과 함께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훈센 총리가 이끄는 인민당(CPP)이 집권연장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후유증으로 프놈펜에선 야당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와 집회가 6개월 넘게 지속됐고, 그 이듬해 초에는 임금인상요구에 나선 시위가담 근로자 최소 5명이 목숨을 잃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훈센 총리의 무리한 강공... 캄보디아는 '혼란 속으로'

 2013년 총선 직후 부정선거에 항의하기 위해 프놈펜 자유공원에 모여든 야당지지자들의 모습.
 2013년 총선 직후 부정선거에 항의하기 위해 프놈펜 자유공원에 모여든 야당지지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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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치러진 총선은 대규모시위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시위가담자 5명이 무리한 경찰진압에 의해 희생될 만큼 후유증이 컸다.사진은 부정선거를 항의하며,  프놈펜시내에서 대규모시가행진을 펼치고 있는 야당지도부의 모습 (왼쪽부터 켐 소카 총재, 삼 랭시 전 총재)
 지난 2013년 치러진 총선은 대규모시위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시위가담자 5명이 무리한 경찰진압에 의해 희생될 만큼 후유증이 컸다.사진은 부정선거를 항의하며, 프놈펜시내에서 대규모시가행진을 펼치고 있는 야당지도부의 모습 (왼쪽부터 켐 소카 총재, 삼 랭시 전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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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정치전문가들은 32년 장기통치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에 국민들이 지칠 때로 지친 상태라고 지적한다. 이를 반영하듯, 캄보디아 유권자들은 지난 6월 4일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야당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종전 선거에서 고작 40군데 승리를 거둔 야당은 이번 6월 선거에선 무려 10배가 넘는 489곳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전체 정당별 득표율에서도 야당(CNRP)의 득표율은 30%에서 44%로 뛰어올라, 현지 정치분석가들 마저 내년 치러질 총선결과를 미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당 총재의 갑작스러운 체포사태로 인해 캄보디아 정국은 현재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한 정국에 빠져든 상태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주요언론들은 지난 밤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긴급타전했다.

훈센 총리의 무리한 강공수가 성공을 거두게 될지에 대해선 현지 정치분석가들마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내년 총선을 10개월 앞둔 시점에서 야당 총재의 구속수감이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훈센총리가 이미 제어능력을 상실한 초고속열차에 몸을 맡긴 채 끝을 알 수 없는 궤도 위를 무한정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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