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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반달가슴곰 'KM-53'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라."

(사)반달곰친구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9월 1일 전남 구례에서 열리는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촉구했다.

'KM-53'이라는 이름이 붙은 반달곰은 현재 지리산 문수리 자연적응훈련장에 있다. 자연에 재방사되었다가 다시 포획되어 가둬놓은 것이다.

2015년 1월에 출생한 수컷인 KM-53은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되었다가 올해 6월 15일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되었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이 곰을 포획해 자연적응훈련장에서 훈련을 시킨 뒤, 지난 7월 6일 지리산에 재방사했다.

그런데 이 곰은 남원을 지나 함양과 거창을 거쳐 90km를 이동해 지난 7월 20일경 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했다. 종복원기술원은 7월 25일 이 곰을 다시 포획했고, 현재 39일째 자연적응훈련장에 가둬놓았다.

반달곰 재포획에 논란이 일자, 환경부는 지난 8월 17일 '반달가슴곰과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을 열어 논의했다. 워크숍 이후에도 아직 곰은 자연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된 반달가슴곰.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된 반달가슴곰.
ⓒ 김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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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달곰친구들 등 단체는 KM-53을 자연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환경부는 KM-53을 재포획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다고, 수도산 인근 지역이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했으며, 워크숍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며 "안타깝지만 기다렸다"고 했다.

이들은 "워크숍에서는 멸종위기종 복원 추진체계, 반달곰과 인간의 공존 등에 대한 여러 문제 의식이 제출되었으나 KM-53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 시민사회, 언론 등이 빠른 시일 내 방사해야 한다고 했다"며 "모두의 주장에 환경부도 끄덕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해서 우리는 KM-53이 곧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환경부는 8월 30일 이정미 국회의원 주최로 진행된 '멸종위기 반달가슴곰 복원정책 진단 및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확실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대체 뭐가 문제인가, KM-53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건가"라 했다.

반달곰친구들은 "KM-53이 사람이었다면, 아무런 죄도 없이 삶터를 찾아 이동했다는 이유만으로 두 번이나 잡아 올 수 있었을까, 39일째 가둬놓을 수 있었을까?"라 따졌다.

이어 "이러고도 환경부는 야생동물 서식지 안정화, 생태통로 확보,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이야기하는가. KM-53은 환경부가 한 개체의 삶조차 억압하는, 야생동물과 공존하길 포기한 기관임을 온 천하에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환경부에 KM-53을 가둔 상태에서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논하는 게 얼마나 비상식적인 일인지 묻는다"며 "환경부장관은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책임지는 환경부가 이런 앞뒤 안 맞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나 있는가. 알면서도 모르쇠 하는가?"라 했다.

이들은 "지리산국립공원 50년이 인간에게는 잔치가 되고, 야생동물에게는 억압이 된다면, 이를 이해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환경부에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한다. KM-53을 지금 당장 자연으로 돌려보내라"고 했다.


태그:#지리산, #반달가슴곰, #환경부, #종복원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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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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