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號)가 오늘 밤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3패로 뒤져 있다. 기록이 말해주듯 이란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한국은 지난 2011년 1월 아시안컵 8강전 승리(1-0, 윤빛가람) 이후 이란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전패했다.

이란은 현재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팀이다. 최종예선에서 6승 2무의 호성적을 거뒀고, 최종예선 8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축구, 러시아 가는 경우의 수는?

무난하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길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왔다. 한국은 4승 1무 3패, 승점 13점을 기록하고 있다. 3위 우즈벡을 승점 1점차로 제치고 A조 2위 자리를 불안하게 지키고 있는 형국.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조 1, 2위에게 주어지며 3위에겐 일본, 호주 등이 속한 B조의 3위, 그리고 북중미 예선 4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이란 전과 내달 6일 우즈벡 전까지 단 2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한국은 전승을 거둔다면 깔끔하게 월드컵 본선행의 꿈을 이룬다.

물론 이란 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같은 시간 열리는 중국과 우즈벡 전에서 중국이 승리할 경우 한국의 본선행은 확정된다. 그러나 만일 2경기 모두 비기거나 1패라도 당한다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이어왔던 한국의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 기록도 '8'에서 멈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축구 팬들이 이 경기를 '운명의 경기'라 부르는 이유다.

'자신만만' 신태용호, 이란을 잠재워라

축구 팬들은 최근 대표팀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상황에서 시원한 승리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내길 바라고 있다. 그 열망을 반영하듯 31일 현장 판매분을 빼고 5만6000여석의 입장권은 이미 매진됐다.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은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지난 7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며 갑자기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신태용 감독은 이란 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준비를 해왔다.

신태용 감독은 30일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고, 선수들을 믿는다"며 "(전력노출로 인해) 전술, 전략을 밝힐 수 없지만 경기에서 꼭 승리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란은 체격이 유럽 선수들과 비슷하고 기술이 좋다. 지난 10년간 한국축구가 이란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유 또한 파워와 발재간에서 밀리는 일이 비일비재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란은 시리아, 이라크 등과 함께 극단적인 수비 전술에다 걸핏하면 쓰러져 시간을 끄는 '침대 축구'로도 악명 높은 팀이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이번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넣은 다음 10명 전원이 수비에 매진하는 '텐 백(10-Back)'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은 최종예선 홈 4경기에서 9골을 넣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그에 맞는 전술을 준비해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계대상 1호' 레자 구차네자드와 타레미

한국의 '경계대상 1호'는 레자 구차네자드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1부리그) SC 헤이렌베인의 주전 공격수인 그는 빠른 발과 골 결정력을 갖춘 정통파 공격수로 역습 상황시 공격 첨병 역할을 해낼 공산이 크다.

메흐디 타레미도 한국 수비진이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이란 프로리그에서 2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바 있는 그는 빼어난 볼 배급과 결정력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란의 '핵심 공격수'다.

이란이 무패행진을 질주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낸 것 또한 타레미의 활약 덕분이다. 올해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3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한 만큼 우리 수비진들의 철저한 수비가 필요하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전에서 상대의 롱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수비수 김영권은 "이란의 역습 공격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최대한 영리하게 수비할 것"이라고 필승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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